구몬 만큼이나 쌓이기 쉬운게 바로 계간지 아니겠습니까.

여름호 읽기 전에 밀린 겨울 (에헴,,,), 봄(흠..) 호를 관심 꼭지만 얼렁 읽어서 치아버리겠습니다.

 

아...나의 사랑 최은영 작가님.

낭독행사에서 내 애정을 살짝 고백한 적이 있었어요.

"작가님, 고기 사드리고 싶어요."

(아, 나, 정말, 미친, 아줌마.....)

 

그랬더니 최 작가님 말씀하시길, "전 고기 안 먹어요...."

아...그러시구나. 베지테리언 이시구나. 옥자도 나오기 전인데.

 

난 나의 애정을 고기로 밖에, (그리고 책으로 밖에) 표현 못하는 고기만두입니다. 자책. ㅜ ㅜ 그래도 최은영 작가님을 향한 애정은 계간지에서 최 작가님 단편만 쏙 빼서 읽는 것으로 표현하기로 합니다.

 

<고백> 가슴 아프게 하는 십대 시절의 이야기. 미진이 지금까지 아직도 아파하며 망가지고 있어서 독자의 가슴이 무너진다. 이제 고백을 했으니, 젊은 수사가 되려는 옛애인이 들어준 고해성사로 그녀의 가슴에 쌓였던 죄가, 죄의식이, 혹은 죄의 기억이 씻길 수 있기를 바라본다. 쉽지는 않겠지. 미진에게 고기라고 먹이고 싶은 마음.

 

 봄 호엔 나의 애정 작가, 한국 현대 소설로 나를 쑥 이끌어주신 황정은 작가님 대담.

 

황 작가의 세계는 '시치미의 세계'와 '아이샹의 세계'로 나뉠 수 있다고.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녀가 느끼는 소설 속 세계에 대한 모종의 책임감, 아, 독자인 저도 나눠서 짊어지고 싶지만, 그래도 작가 등엔 엄청난 짐이 그의 몫으로 남겨지겠지요. '양의 미래'의 孃으로 읽는 여성 독자와 羊으로 읽는 남성 독자들 차이가 있다고. 아....나도 여성을 하대하는 孃으로 읽었는데 ... 성별의 차이가 이렇게 나타나기도 하는구나. 작가가 화자와 극도로 가까웠을 때 욕!이 튀어나오는 거라는 설명. 이해가 너무나 잘 되구요. 계속 욕 써달라는 신수정 문학 평론가 말에 저두요, 라고 속으로 말하며 읽었다. 황정은 작가는 글 쓸 때 이야기의 리듬에 실리기에 음악이 필요없다고. 아....BGM 노동요 없이 소설 쓰시는 황 작가님. 앞으로 당신을 상상할 때 생활 소음 속에 묵묵히 규칙적으로 이야기를 (받아내려) 써나가는 모습을 상상할게요.

 

이번 생에서 나는 훌륭하고 멋진 우리나라 작가들을 만나서 복받았지. 그러니 열심히 읽겠다.

잠시 무서운 외국소설 Handmaid's Tale 에서 벗어나서 우리 작가들 꼭지를 읽으면서 밀린 숙제를 했음. (잠깐만..... 아무도 나에게 숙제를 준 적이 없는데요....이런 자학성 독자 같으니)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7-07-04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은영 작가님 작품은 아직이고요.
황정은 작가님 좋아합니다. 😘
이런 숙제 언제든 대환영입니다.
더 열심히 해주세요~~~ 흠흠*^^

유부만두 2017-07-04 19:33   좋아요 0 | URL
최은영 작가 단편집 ˝쇼코의 미소˝ 강력하게 추천해 드립니다!
요즘 제가 강추하는 책들이 많지만, 최은영 작가는 정말 보석같은 존재에요.
읽어주세요...흠흠....

숙제....여름 계간지는 낙엽 지면 읽어볼 요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