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땀을 쥐고...는 아니고 챕터가 끝날 때 마다, 아 작가님 선수시네, 라고 생각하며 곧바로 다음 챕터를 읽었다. 짧은 소설이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고 (그럴리가, 이언 매큐언 소설인데) 넘치는 발랄함은 신랄함으로 다크한 유머의 리듬을 탄다.

 

알려진대로 햄릿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소설이라 처음부터 자꾸 햄릿 틀에 이 소설을 우겨넣고싶어진다. 하지만 그 연관성을 보이면 보이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즐기면서 읽어도 된다. 태아의 서술이라니, 이런 개뻥이 있나, 라고 화내면 곤란합니다. 소설이니까요. 이매지네이션. 작가의 크리에이션. 하지만 그 속에서는 꽤나 설득력있고요. 태교의 소중함 다시 깨닫습니다. 사실 세익스피어의 햄릿도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과 푸념 독백이 넘치고 정작 이 아들 (서른이나 넘게 나이드신 분)이 하는 게 뭐 있냐, 싶은데 우리의 태아님은 꽤나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하죠. 근데 아무래도 엄마 Trudy 뱃속에는 능구렁이 들어앉아있는 거.

 

스릴 넘치고 재기 넘치고 발랄함과 끔찍함이 충만하며 음청 야한 소설. 그의 친구 루슈디가 좋아했을 것 같아요. 유유상종이라고. 역시 똑똑한 사람이 쓴 사악한 소설입니다.

 

스무디나 마시러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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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5-26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으셨네요!

유부만두 2017-05-26 11:49   좋아요 0 | URL
네. 재미있었어요.!

유부만두 2017-05-2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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