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홍삼액 이름으로만 알았는데 '양아록'은 조선시대 선비 이문건의 손자를 키우며 적었던 육아기록이다. 홍승우 만화가의 편집과 귀여운 그림으로 나오긴 했지만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비록 하인들을 거느리고 있었지만, 귀양살이를 하던 중)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라 밝고 따스할 수가 없다. 아이의 아비는 병으로 제정신이 아니었고 손이 귀한터라 가문을 일으키기위해 손주하나만을 열심으로 돌보려는 할아버지 이문건의 '마음'은 내내 아이를 들볶고 며느리를 불편하게 했다. 젖물리는 방법과 시간, 간병의 방법을 내내 일러주는 시아버지! 아이가 첫걸음을 떼고, 첫니가 돋고 하는 순간의 묘사는 감동스럽지만 아이를 훈육한다며 기절할 때까지 매질을 하는 장면은 (그것도 거푸 거푸) 지겹다못해 화가 났다. 아이가 곧 가문의 내일이니 시간도 많으신 선비님께서 챙기셨겠지만 선비 이문건의 양육법은 많이 불편하다. 그 아이가 커서 입신양명하여 가문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의병을 일으켰고 상 받기를 사양했다는, 즉 올곧게 자랐다는 기록은 남아있다. 그 짧은 기록으로 이문건의 양육법이 옳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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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17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기획도 신선하네요? ㅎㅎ 홍승우 작가의 그림체 좋아하는데 양아록을 그의 그림으로 읽을 수가 있군요^^

유부만두 2016-01-18 12:50   좋아요 0 | URL
하지만 기대보다는 밋밋하고요, 저자의 육아방식에 화가 많이 났습니다;;; 조선시대의 할아버지로서의 사랑 표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요. 하지만 애를 너무 패요. ㅜ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