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400. 화장실에 사는 두꺼비 (김리리)

막내가 모기에 물렸다. 화장실 문을 열어두었는데 아무래도 환풍기나 수챗구멍을 통해서 모기가 들어온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화장실 수챗구멍으로 두꺼비가 나온다면 으악, 기절할 노릇이겠지. 주인공 소심한 준영이는 변비여서 화장실 변기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다. 그런데 이 아이가 마법의, 상상 속의, 아니면 진짜로 두꺼비를 만났을지도 모른다. 그 덕에 (혹은 우연으로) 변비를 고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엄마가 변기물을 내리는 장면은 좀 놀랍기도. 막히면 어쩌나.

그나저나 이 아이가 자신은 키도 작고 운동도 못하고 공부도 못하고 못생겼다고... 자기비하를 하는 장면이 슬펐다. 이 어린 아이가 벌써. 이제 겨우 인생 십 년 살았을 뿐인데. 따져보면 두꺼비가 금은보화를 가져오지도 않고, 준영이네 집 일이 잘 풀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엄마에게 준영이가 자기 이야기를 조금 더 솔직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엄마도 들어주려고 자리에 앉아서 준영이를 쳐다봐 주었다. 나는 억지스럽고 판에 박힌 이야기다 싶었는데 (김리리 선생님 책이지만) 우리집 막내는 아주 재미있다고 키득거리면서 (역시 화장실 유머는 통하는 거임) 읽었다. 모기 물린 곳을 긁으면서.

 

321/400. 방귀쟁이 며느리 (신세정)

세로쓰기로 색다른 모양인데다 전라도 사투리 입말이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책을 보자마자 막내는 엇, 나도 학교에서 읽는 건데! 이러면서 반가워 하고 몇번이나 더 읽었다. 소리내어 읽으면서 녹음도 했다. 방귀 좀 뀐다고 소박을 당하는 며느리.... 그런데 그 방귀로 물건을 얻는다고 다시 데려오는 시아버지. 그림에는 신랑도 나이 한 참 어린 꼬마신랑이던데... 앞으로 이 며느리는 닷새에 한 번은 머언 산골짜기로 가서 방귀를 뀌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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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9-19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님의 초3 막내 아드님 넘 사랑스럽겠다~생각했어요!^^
아드님들의 우정도 남다르겠다~~싶기도 하구요^^

유부만두 2015-09-19 08:57   좋아요 0 | URL
늦둥이라 귀엽죠;;; 하지만 큰애는 요새 까칠해서 동생을 엄청 구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