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400. 목사의 기쁨 (로알드 달)
164/400. 손님 (로알드 달)
로알드 달은 사악하다. 그의 어린이 소설에서 어른은 아이에게 잔인하게 굴고, 아이는 힘을 내서 어른에게 처참하게 복수한다. 악한 어른은 벌을 받고 아이는 대신 귀인 어른과 손을 잡는 식이다. 그러니 어딘가 찜찜한데 (왜냐, 나는 귀인보다는 악인 쪽의 어른이니....) 어린이는 안전하니 다행이란 식으로 급한 마무리. 어린이 독자인 막내는 깔깔대고 웃는 장면이 어른인 나에겐 불편했던 적이 많다. 그래서 로알드 달의 성인소설이 궁금했다. 역시, 어른들의 이야기에서도 그는 쉽고 재미있게 사악하다. 아직 두 편밖에 못 읽었지만 이솝이야기 같기도, 아라비안 나이트 같기도 한 이야기의 끝은 ... 좋은 게 좋을 리가 없잖아요. 그쵸? 어른이들은 다 살면서 봤잖아요. 그런데 이 성인소설에 등장하는 나쁜 주인공이 내뱉는 거짓말, 자화자찬, 인종차별, 금전주의....들이 역시나 찜찜하다. 그 모든 것에서 깨끗한 어른 독자가 있을리가. 그러니 그들이 당하는 상황이 우스꽝스럽더라도 이야기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면 혼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