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의 책을 아껴가며 하루 몇 쪽씩 읽고 있습니다. 엣세이지만 내용이 성기지 않고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제목의 '인문학' 때문에 거들떠 보지도 않다가 여러 알라디너분들이 추천하셔서 저도 읽기 시작했지요. 인문학이란 말이 이젠 '세계최초'만큼이나 식상한 표현이 되어버려서요. 존 버거의 책은 사진, 혹은 포토코피를 글로 풀어내듯 촘촘히 옮겨놓은 묘사가 압권이지요. 전 주로 소설을 많이 읽는데, 이렇게 줄거리가 따로 없이 글과 생각이 노니는 책은 오랫만이라 처음엔 당황했어요. 그런데 차츰 그 리듬이 몸에 붙었어요. 웃길지도 모르지만 새벽의 인문학은 이른 아침에, 존 버거의 글로 쓴 사진은 오후에 읽습니다. 하루에 두 번, 아주 멋진 만남을 나 혼자 누리는 중입니다. 두 권 다 중간쯤 읽었는데 미리 추천 하고 싶네요. 미미추, 라던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