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400. 안주 (미야베 미유키)

 

기담을 들으며 청자와 화자 둘 다 위로를 얻는다. 얼마전 읽은 피리술사의 전편이다. 제목은 暗獸의 일본어 발음표기로 술안주가 아니었다;;; 빈집에서 사람을 그리워하며 생겨난 말랑말랑한 작은 존재는 나무에 올라 달도 보고 우우우, 아버버 소리로 노래도 부른다. 사람이 내뿜는 기氣로 자신이 스러지는데도 몸을 내던져 할머니를 구하기까지한다.  일본 애니영화 센과 히치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온 검은 덩어리의 아기 버전이 이 안주일지도 모른다.

 

이번 책은 살아있는 사람의 시기, 질투, 욕심이 재앙의 원인이 되는 경우를 다루고 있다. 4편 중 두 편에 그나마 사람이 아닌 귀신/혼령이 등장하는데 이것들 마저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나온다. 그러니 달래고 이해시킬 수 있지만 어른 인간들의 질투와 욕심은 다스리기가 어렵다. 모든 비극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심심풀이로 읽으려 했는데 한밤중 책을 덮고나니 저 방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나 자신의 욕심을 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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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5-04-11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안주인 줄 알았어요!!ㅋㅎㅎㅎ 전 앞으로 유부만두님 올리신 리뷰 보고 아는체도 하고, 읽을 책도 고르고 그럴까봐요~~~ㅎㅎㅎㅎ
검은 덩어리라면 영어로는 no face 라고 불리는 그것 말인가요??? 제 아들이 한동안 엄청 무서워 했더랬죠. 큰아들. ㅋ

유부만두 2015-04-11 20:52   좋아요 0 | URL
저 영화 속의 no face 는 무서웠지만 `안주` 는 짚신크기의 작은 ... (동물도 원혼도 아닌) 존재에요. 심지어 귀여워요;;;

라로 2015-04-11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네요!! 밑에 올리신 사진 보니까 no face. 저도 좀 별로였어요. 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