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400. 임시교사 (손보미)
메리 포핀스의 현실 버전일까. 유능하고 따스한 보모의 환상은 헌신적인 어머니 환상만큼이나 위험하다. 배우고 가진 젊은 부부가 아이를 임시교사 출신의 여인에게 맡기고, 그 의존이 점점 커진다. 그리고 가족의 위기의 순간, 임시교사의 능력이 발휘되는가 싶더니 그들의 관계는 결국 끝난다. 저자의 눈은 보모에게도 차갑고, 아이의 부모에게도 서늘하게 가닿는다. 그런데 .... 이 이야기는 누군가에게서 듣고 어디선가 본 것들의 합, 같다.
116/400.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헤밍웨이)
공짜라고 아무 책이나 다 읽을 리가..... 있지. 게다가 열린 책에서 기획한 세계명작.게다가 공짜. 공짜. .... 불편함을 무릅쓰고 작은 핸드폰의 액정에 헤밍웨이를 띄워 읽었다. 깨끗하고 환한 곳, 심야의 카페에서 노인, 젊은 점원, 그리고 늙은 점원의 심드렁한 일상의 한 장면이다. 어, 이게 뭐야? 이게 다야? 싶을 때 이야기는 툭, 끊어진다. 그리고 이 전자책을 기획한 알라딘 MD와 출판사 편집자의 짧은 감상문이 이어진다. 헤밍웨이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고 단언하는 이 사람들이 참 사랑스럽다고나 할까. 재미없고 시시한 이야기에 이렇게 감동적인 감상문을 쓰는 그들의 글이 더 마음에 남는다. 깨끗하고 불빛 환한 액정에 그들의 이야기가 빛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