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계로 건너간 찰리에게는 임무가 있다. 새 반려견 레이더에게 생명을, 시간을 더 주는 것이다. (황금을 얻을 수 있으면 더 좋고.) 신비로운 거대 해시계를 조작하는 이야기는 '사악한 것이 온다'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 시계가 있는 도시로 가는 길은 험하고 저주에 걸려 회색빛으로 말라 쪼그라드는 중인 피난민들이 그곳에서 탈출하고 있었다. 


예전에 에이드리언을 알던 인물들이 찰리를 돕는다. 이들은 각자 악당 거인의 저주 때문에 장애를 갖게 되었는데 "말 못하고, 못 보고, 못 듣는 원숭이 트리오"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들이 불도 혹은 덕을 좇느라 악행을 거부하는 건 아니다. 그들은 그 장애로 그저 완벽한 이야기를 만드는 불완전하고 불편한 퍼즐의 역할을 하고있다. 그래도 그들은 한마음으로 찰리의 모험을 응원하며 그를 거둬 먹이고 지켜야 할 규칙을 당부한다. 어둠이 내리면 돌아다니지 마라, 소리를 내지 마라, 선배(?)의 자취를 잘 따라 가라. 무엇보다 잔인한 거인을 피해야 한다.   

다른 세계의 묘사는 의외로 심심하다. 찰리는 이야기 속에 들어가 이야기의 일부가 된 것에 감탄하지만 옛이야기 페어리 테일 '공식' 속에 들어가자 이 책의 이야기는 갑갑해진다. 찰리만 신이 났고 그를 따라가는 레이더나 나는 심심해졌다. 책장 넘기는 속도가 느려졌다. 늑대들도 달이 두 개나 떴는데 예상보다 얌전하다.


멀리 성의 탑이 보이고 하늘을 뒤덮는 이상한 존재가 바로 표지의 그것이라는 게 밝혀진다. 반지의 제왕의 험난한 산길이나 동화 재해석 영화에 흔히 나오는 어두운 숲속 장면들이 생각난다. 첫 닭이 울면, 아니 새벽의 첫 (교회)종이 울리면 바로 도시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 저주 받고 숙청된 옛 왕족들이 고귀한 품성으로 모험가(왕자)를 돕는다. 아직 좀 미흡한 느낌이 든다. 1권 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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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2023-11-30 15: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말엔 그저 재미있는 책을 읽어야한다는 생각에
저도 <Fairy Tale>을 이 책만큼이나 두꺼운
<Grimm‘s Complete Fairy Tales>을 옆에 끼고 읽고 있는 중인데
책에 언급된 영화랑 음악 일일이 찾아보는 Digression 때문에
진도가 거의 기어가는 수준입니다.

제 책 p. 30 Keen‘V 의 <Rien Qu‘une Fois> 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이 노래 들어보셨나요? French 랑 진짜 안 친한데 이 노래는
Charlie 가 말한 것처럼 들을수록 좋아지는 노래인데다
저한테는 earworm 이 되도 질리지않는 수준.
이런식으로 책 읽다가 딴 짓만하는 것도 책 읽는 묘미!


유부만두 2023-11-30 16:41   좋아요 1 | URL
전 대만 작가 찬호께이가 쓴 동화 재해석 단편집 “마술피리”를 챙겨놨어요. 역시나 연말이라 옛이야기가 당기네요.
근데 이 책이 번역은 좋은편이지만 스티븐 킹은 영어로 읽는 게 나은 것 같고요. 네, 저도 그 노래 찾아서 들었어요. 흥얼 ~ 거리게 됩니다.

전 지금 찰리가 격투장 순번 기다리는 데 까지 읽었어요. 지루해 지다가 다시 긴장감 재미가 살아납니다. 역시 이야기꾼입니다, 킹은.

2023-11-30 17: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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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30 17: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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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30 17: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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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30 17: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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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30 18: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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