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갔다가 웃기는 표지에 끌려서 앉은 자리에서 읽고 왔다. 


아이가 어딘가에 끼여있는 강아지를, 모기를, 펭귄을, 곰을, 스컹크를, 문어를 꺼내 풀어준다. 흰 강아지가 흰 구름에 끼인 것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엉뚱한 연결도 보인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갇혀있는 곳은 '방구 냄새'의 문방구 같은 말 장난도 있다. 문어발 골기퍼도 연상 가능하네. 


엄마 아빠가 싸운다. <알사탕>의 아빠의 속마음 사랑의 매 아니고 사랑의 잔소리 처럼 빼곡하게 엄마와 아빠는 서로의 일상 행동에 대한 지적을 하는데 둘 다 '집안 꼬라지'를 엉망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둘다 억울해 한다. 무술 동작을 닮은 엄마 아빠의 지적질하는 옆 모습 사이에 무언가가 끼어있다. 바로 이것이 싸움의 원인이었다. 


보통의 동화/설화 구조라면 아이가 여지껏 구해주었던 동물과 사람들이 총출동해서 이 작업에 함께 하겠지만 이번 책에서는 아이가 혼자 씩씩하고 슬기롭게 끼인 그것을 해방시켜준다. 그리고 엄마 아빠 사이에 끼기에 제일 어울리는 자신이 그 곳에 낑가들어간다. 


이야기 끝에는 아까 풀어주었던 동물들이 다른 물건에 끼어서 아이네 집 앞에 줄 서 있다. 나 좀 빼도... 끼인 것들 뺄 일은 끝이 없다. 아이는 내일도 모레도 바쁘겠지. 


이야기는 뻔하고 문장이나 설정도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그림이 매력적이다. 장난스러우면서 약간 불량해 보인다. 착한 아이 그림책 아니고 뭔가 껄렁해 보이고. 엄마와 아빠도 어른이랍시고 나서서 가르치는 대신 말썽을 부리고(싸우고) 있다. 이러니 우리의 어린이 주인공이 다 해결하고 도와야 한다. 아휴 바뻐, 근데 나 없으면 우리 엄마 아빠 어쩌겠어, 라는 책임감과 자신감이 아이의 큰 눈과 두 뺨에 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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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10-30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을 좋아합니다. 여기에 꼭 적어놓고 가리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