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소도시의 현숙이 신입생으로 몇달간 겪은 대학 내 혼란과 불신, 긴장, 우정, 그리고 진실과 거짓의 조각들이 아쉽지만 투박하게 묶여있다. 역사의 흐름과 사건을 중심에 놓느라 인물들의 관계나 고민이 급하게 단정되는 느낌이다. 그때 중학생이었던 내게도 간접 경험으로 익숙한 이야기라 (엉뚱하고 미안하게)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책말미의 2016년 겨울과 그 이듬해 봄 이야기를 2023년 봄 지금 읽자니 씁쓸하고 힘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