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웃기다고 생각했다. 외출하고 헛되이 지치느니 '고전' 속 여자 등장인물들을 만나고 수다를 떠는게 낫다, 는 표지의 글에 어울리려면 누가 저런 브래지어 차림으로 침대에 엎드려 있겠나. 속옷은 벗고 대신 헐렁한 티셔츠 바람이 낫지.
그런데 이 책 속에서 말하는 저자/독자 유즈키 아사코는 저런 검은 속옷 차림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외모와 나이, 결혼과 연애 이야기가 짧은 서평의 많은 부분을 잡아 먹어서 시시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책 이야기, '수다'라 여기고 편안하게 읽었다. 고전 소설이라고 무게 잡고 인상 쓰면서 읽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책 내용은 프랑스,영국,미국, 일본의 "고전 소설"을 읽은 후 감상문인데 일본 소설의 경우 책 목록이 덜 고전적으로 보였다.
어느 소설을 만나더라도 여자 등장인물의 장점, 강인함 혹은 의연함을 발견해 칭찬하는 저자의 긍정 마인드가 놀랍다. 친구들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완독하고 핼러윈 파티 겸 코스튬 플레이와 테마 디너를 준비했다니, 고전을 갖고 놀 수도 있다는 게 (그 젊은 나이와 더불어)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잡지 엣세이로 젊은 여성 독자를 의식하는지 너무 달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