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채팅을 조선 시대로 가져가 역사를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만들었던 무적핑크 작가가 이번엔 만화가와의 협업으로 (새로운 그림!) 삼국지를 불러왔다.
삼국지..... 게임 말고, 정사 보다는 삼국지연의, 나에겐 황석영과 이문열, 그리고 고우영의 삼국지였던 그 삼국지. 아줌마라고 삼국지를 모르겠냐고. 중딩 아들 녀석은 날 자꾸 가르치려고 들어. 엄만 관우랑 조자룡 조아한다니까, 짜식이.
웹툰 형식의 삼국지톡은 아주 새로웠....과하게 새로웠다. 고딩 장비와 조용하게 강한 관우, 그리고 찌질하지만 착한 유비 캐릭터가 유행어와 비속어를 남발하며 결국 쌈박질을, 아니 일단 직장을 잡고 밥벌이 하러 길떠나는 이야기. 1권은 십상시와 황건적의 난을 다룬다. 갈 길이 멀고도 길게 남아있다. (다행이야. 이것도 한 스무 권 나오나요) 아직 젊은 삼총사, 기대보다 관우 분량이 적어서 아쉽지만 (제일 꽃미남임. 시그니쳐 턱 수염이 좀 거슬릴 뿐) 무거운 난세의 이야기를 이렇게 가볍게도 푸는구나 재미있게 읽었다. (삼총사의 단톡방 이름이 '피치보이즈';;;;) 하지만 황건적이야기가 (연재는 2018년) 자꾸 코로나 시대, 지금에도 겹쳐지더라. 어려운 시대, 백성들은 밥과 평안을 좇아서 아무 끈이나 잡고 위정자들은 땅따먹기나 하는 건가 싶고 (수요일 선거!!!!). 젊은 치기의 아이들은 한끝 차이로 건달이거나 영웅이고. 00갓, 00님 등의 닉과 인터넷 용어들이 섬뜩하게 읽히기도 하고. 랜선 위의 동맹과 의리가 얼마나 추악할 수 있는지 알겠고. (하, 이것도 내 나이 탓이고나.)
일리아드를 읽었기에 가볍게 시작했는데 역시 삼국지가 더 길고 등장인물 더 많다. 다시 한 번, 내가 유비는 좋아한 적이 없다는 걸 알았고, 자룡이 언제 나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