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낸다는 희망이나 욕심은 없다. 그저 이다혜 기자의 책이라서 샀을 뿐. 이현 작가의 <동화 쓰는 법> 역시 동화를 쓰려는 마음보다 이현 작가의 글을 더 읽고 싶어서 읽었다. 두 책은 엣세이와 동화를 제대로 '팔리게' 혹은 '바르게' 쓰는 법을 서로 다른 방법으로 풀어낸다.

 

이현 작가가 댄스 스텝을 밟듯 하나 둘, 슬로우 슬로우 퀵퀵으로 자 한발씩 따라오세요, 라고 썼다면 이다혜 기자는 '나는 이런 책들을 읽었어요. 이렇게 이만큼 쓸 수 있어요?'라고 되묻는다. (아니, 처음부터 잘 쓴 사람 없다더니, 처음이라 못 쓴 작가의 글이 아니라 이렇게 훌륭한 글들을 보여주다니요?) 나는 그 예로 쓰인 책 제목 옆에 포스트 잇을 붙였다. 이래서 좋아요, 기자님 책은. 더 읽을 책을 안겨 주니까. 그래서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러니까 이만큼 내용이랑 고민이랑 성실성이랑 다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끝까지 한 권 짜리 양의 원고를 만드는 건 기본이고. 아, 맞다, 철자법과 인간으로서의 기본 예의범절도. 그러니까 제발, 제발, 노력을 좀 하시라는 말씀.

 

나는 새로운 제목과 관심사에 혹해 엣세이 책들을 많이 사서 읽는다. 소설은 조금 더 고민을 하게 되는데 엣세이는 주식이 아닌 간식 쯤으로 여기는지도 모른다. 요즘도 계속 나오는 아무튼 시리즈나 여행 사진 (더하기 글 쪼꼼) 엣세이류 그리고 독서 엣세이, 생활 (더하기 그림이나 만화) 엣세이 등등. 이다혜 기자가 드는 나쁜 예들을 나는 많이 만났다. 그런 '일반인들'의 책을 읽으면서 마음 따뜻해지기는 잠깐이고 바로 후회한다. 다시 팔지도 못하고 (알라딘님이 안 사줍니다) 선물하기도 애매하고 갖고 있기도 별론데. 또 생각한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사를 드러내고 종이에 찍어내서 세상에 남기는구나. 그게 자신의 또다른 흑역사일지도 모르는데. 참 용감하다. 그만큼 자신의 이야기와 문장에, 무엇보다 자신을 믿고 읽어줄 독자에게 자신이 있구나. 조금 무서워 질려고 하네. 어쩌나 난 읽으면서 민망할 때가 많았는데. 어쨌거나 그래도 꼭 반드시 글을 써서 책을 내서 돈까지 벌어 생계를 잘 유지해 나갈 마음이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래서 이다혜 기자의 조언을 듣고 책을 낸다면 요즘 널린 엣세이 류보다는 더 나은 책들이리라. 그게 팔릴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듣기보다 말하고 싶어 하고, 읽기보다 쓰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작가의 욕망을 품는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다. 독자는 어디에 있는가? (22)

 

여기요.

 

나는 계속 여기 재야에, 무지몽매한 대중의 아줌마1로 남아 큰 서점, 작은 서점 등을 돌아다니고 인터넷 서점도 클릭하면서, 여러 책들에서 언급되는 책들로 계속 뻗어나가며 네버 엔딩 독서 목록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러니까 계속들 써주세요?!?!

 

'써야 글이 된다'라고 이다혜 기자도 말했는데 그래도 아무거나 쓰는 건, 그런 글쓰기는 제발 하지말아주시길. 세상엔 이미 책과 글이 넘치고 넘치고 .... 넘치고....

 

그래서 이 책에서 뽑아낸 독서 목록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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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3-05-30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다혜 기자의 책이라서 샀을 뿐^^ 이 책은 왠지 좋다! 라는 마음이 들지 않아서 괴로운데ㅠㅠ 차근차근 적어주신 유부만두님 글을 보니 제 문제인 것 같군요. 늘 그렇듯ㅎㅎ;;; 알라딘님이 안 사 줍니다. 에서 웃고^^;세상엔 이미 책과 글이 넘치고 넘치고 에서 또 웃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려요. 유부만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