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보통'과 상식, 그리고 기준은 다르다. 내 입맛과 취향, 그 날의 기분에 맞추어 반찬을 주문하면 성심껏 맛있게 만들어 주는 식당이 있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지나치게 묻거나 간섭하지 않는다. 얼핏 '심야식당' 생각도 나는 '미래식당'.

 

점심 시간엔 매일 바뀌는 단 한 가지 정식만 저렴한 가격에 팔고, 한 시간 식당일을 도우면 한끼 무료 식사 쿠폰을 주며, 그 쿠폰을 필요한 다른 사람이 쓰도록 할 수도 있고, 음료를 반입할 땐 동량을 내 놓도록 해서 다른 손님이 즐기도록 하는 동네 사랑방 같아 보이는 식당. 하지만 너무 끈끈한 모임이 되지 않도록 선을 지키고 입을 다물고 질척대지 않는 주인장. 많은 방송과 sns에서 유명세를 치뤘지만 (이렇게 책도 나오고)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길을 걸으며 다른이들 돕기를 계속 한다. 계획과 실천, 그리고 실수를 기록하고 개선해 나아가면서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이다. 다른이들에 대해 배려하고 자신이 '착하게 기분 좋음'에 중독되지 않도록 경계한다. 귀찮을 법한 자잘한 일거리들을 즐기면서 귀엽게 산다. 단순한 메뉴로 손님 접대를 하지만 그 심플함 속에 많은 예의와 조심성, 그리고 선한 의지가 담겨 있다.

 

작은 식당 성공기, 혹은 마을 공동체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시선, 다른 방향을 상상하게 해 준 책이다. 한끼 식당밥을 사 먹는 입장이었다가 반대편의 이야기, 주방과 계산대 안쪽의 반복되는 그 많은 경험과 긴장감. 인생도 그렇겠지. 강요하지 않는다. 착하게 돕고 자기 길을 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18-08-11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유부만두 님의 요점정리 완전 짱이에요!! 어제 달았던 댓글에 대한 답글을 여기다 달래요. ^^;; 암튼, 저도 읽으면서 앞뒤가 안 맞는 느낌이 들고 하고자 하는 얘기가 뭐지? 이런 부분이 있었는데 저는 그것을 번역자 탓으로 돌렸;;; 그래서 제가 언젠가 일본어를 잘해서 직접 읽어 볼테야, 뭐 이런 결심을 했다지요. ㅎㅎㅎㅎ 저는 이 책이 선하거나 선의를 나눈다거나 뭐 그래서 좋았던 것은 아니에요. 제가 이 책을 제 인생 책이라고 한 이유는 저는 그녀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배웠어요. 어떻게 설명을 할까,, 너무 많아서;;; ㅎㅎㅎㅎ 일단은 간섭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이겠죠. 무심한 것. 저는 그런 거 죽었다 깨어나도 못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작은 것부터 저에게 많은 깨달음(?)을 줬어요. 물론 그런 책을 엄청 많이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왜그런지 모르지만 저에게 더 사적으로 다가오더군요. 암튼 그녀의 자세와 삶을 향한 태도는 저도 앞으로 공부를 하면서 적용하고 실천하려고 다짐하고 있어요. 작고 어린 여자 사람에게 거인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왜 더 훌륭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고바야시 세카이씨가 순수하게 느껴졌을까요? 타성에 젖은 저를 깨우쳐 줬다고 해야할지?? 암튼, 북플로 댓글을 길게 달면 딱 두줄만 보이니까 횡설수설. ㅎㅎㅎㅎ 암튼 유부만두 님도 짱 멋져요!!!!

유부만두 2018-08-13 08:15   좋아요 0 | URL
라로님은 늘 칭찬만 해주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