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보통'과 상식, 그리고 기준은 다르다. 내 입맛과 취향, 그 날의 기분에 맞추어 반찬을 주문하면 성심껏 맛있게 만들어 주는 식당이 있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지나치게 묻거나 간섭하지 않는다. 얼핏 '심야식당' 생각도 나는 '미래식당'.
점심 시간엔 매일 바뀌는 단 한 가지 정식만 저렴한 가격에 팔고, 한 시간 식당일을 도우면 한끼 무료 식사 쿠폰을 주며, 그 쿠폰을 필요한 다른 사람이 쓰도록 할 수도 있고, 음료를 반입할 땐 동량을 내 놓도록 해서 다른 손님이 즐기도록 하는 동네 사랑방 같아 보이는 식당. 하지만 너무 끈끈한 모임이 되지 않도록 선을 지키고 입을 다물고 질척대지 않는 주인장. 많은 방송과 sns에서 유명세를 치뤘지만 (이렇게 책도 나오고)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길을 걸으며 다른이들 돕기를 계속 한다. 계획과 실천, 그리고 실수를 기록하고 개선해 나아가면서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이다. 다른이들에 대해 배려하고 자신이 '착하게 기분 좋음'에 중독되지 않도록 경계한다. 귀찮을 법한 자잘한 일거리들을 즐기면서 귀엽게 산다. 단순한 메뉴로 손님 접대를 하지만 그 심플함 속에 많은 예의와 조심성, 그리고 선한 의지가 담겨 있다.
작은 식당 성공기, 혹은 마을 공동체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시선, 다른 방향을 상상하게 해 준 책이다. 한끼 식당밥을 사 먹는 입장이었다가 반대편의 이야기, 주방과 계산대 안쪽의 반복되는 그 많은 경험과 긴장감. 인생도 그렇겠지. 강요하지 않는다. 착하게 돕고 자기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