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로님의 추천에 읽기 시작한 책이다. 작은 밥집 경영자의 철학과 세세한 실행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단순한듯 보여도 단단한 결심 없이는 불가능한 일들을 읽었다. 손님을 상대하며 타인의 '보통', 혹은 사정을 가늠해서 맞추려 노력하는 게 가능할까. 절망적인 누군가를 위해서 공짜 식사를 마련하는 사람들도, 남을 믿고 자신의 공간에 들이는 사람도 모두 경이롭다.

 

기존 시스템도 작은 틈만 보이만 '뽑아 먹을' 궁리에 빠른 사람이 얼마나 많나. 유학 시절, 고급 차를 몰고 한국서 월급도 보내주는 공무원 연수생들이 미국 사회보장 제도를 이용해서 매달 무료급식 쿠폰을 받아서 슈퍼에서 사용한다며, 그걸 자랑하는 걸 여러 번 봤다. 미국 내의 수입/세금 기록이 없는 것을 이용해 자발적으로 미국의 극빈층으로 자신들의 이름을 올린 그 사람들, 요즘 불 잘 난다는 그 자동차 타고 주말엔 골프 치러 다는 것 기억난다. 우리 나라 세금으로 월급 받던 아무개는 빠리 어학 연수 기관에는 툭하면 결석하고 놀던 것도 생각난다. 좋은 시스템과 제도를 망가뜨리고 불신을 조장하는 사람들, 그러면서 자신이 '뽑아' 먹은 것을 자랑하며 염치와 지능 없음을 드러내던 것들. 선한 의도를 악용하는 버러지들.

 

사방으로 뻗는 생각 탓에 마음이 어지럽다. 이렇게 애쓰고 살피며 부지런히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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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8-10 1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고 또다시 이 책에 대해서 생각해 봤어요. 책을 추천한다고 하는 일은 어쩐지 내가 드러나는 것 같아서 조심스러운데 이 책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저는 이 책이 정말 좋아요. 아침에 걸으면서 이 책에 대해서 거의 매일 생각을 합니다.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에 대해서. 식당이 아니라,, 제가 하는 일을 어떻게 하면 누구나에게 이익이 될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여기는 의료보험에 문제가 많잖아요. 암튼 아직 제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 실타래처럼 얽혀있지만 세카이씨처럼 차근차근 풀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요. 제가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ㅎㅎㅎㅎ 암튼 유부만두 님도 이 책이 맘에 드셨기를 바라며 좋아요를 백개를 누르는 마음이 오늘 좋아요를 누르는 제 손에 들어가네요. ^^;;; 아 물론 그렇게 이기적이고 이용만 하고 불신을 조장하고 좋은 제도를 망가뜨리고 자기 이익만 취하는 그런 염치와 지능없는 인간들은 안 좋고요.(저도 많이 봤구요. 원정 출산인가? 그런거 해서 여기서 공짜로 애기 낳고 간 사람들 자식 시민권 그렇게 얻으니 좋은지? 등등 화나요)

유부만두 2018-08-11 10:44   좋아요 0 | URL
여러 면에서 예상을 벗어나는 책이었어요. 단골 손님들과 끈끈한 모임을 싫어하고 착하고 기분 좋은 이미지를 경계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것의 정당성을 알고, 또 어려운 사람을 배려하고요. 계속 자신이 나아갈 바를 고민하는 주인/저자의 태도가 감탄스러웠어요.
다만 책의 구성에서 이 사람이 하고자 하는 말이 잘 와닿지 않고 억지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었어요. ....는 ...이렇지만....아니다... 라면서 뭘 원하는 거지? 라고 갸웃 거렸거든요. 전 고객/손님을 상대한 경험이 없어서 이 책 저자의 관점이 새로웠어요. 그리고 제가 위에도 썼지만 선의를 악용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이미 선의를 믿지 않게되버렸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저자는 뚝심 있네요. 그리고 뭣보다 부지런 하고요. 읽으면서 라로님 생각을 했어요. 어쩌면 이런 선의를 높이 사셨을까.

서울은 오늘도 덥네요. 대충 치우고 슈퍼에 가려고요. 선의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주말을 보내겠습니다. 라로님도 건강하고 행복한 날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