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이라 아이와 읽는 카테고리에 쓰지만 우리집 아이 취향은 아닌 책. 활을 들고 목표를 향해 집중하는 아이의 그림과 강렬한 표지에 이끌려 샀다. 비닐로 꽁꽁 포장되어 있기에 의외라고 생각했는데 펼치고 보니 .... 만화 같은 느낌이 많이 드는 어린이 액션물.

 

네 살 때 엄마를 잃고 아빠와 단 둘이 사는 강지. (자꾸 강아지, 라고 읽게 된다) 강한 심지를 지닌 아이, 쯤 되려나? 열두살 강지는 이미 이름을 날리는 양궁선수인데 열두 살 생일 날, 존재도 몰랐던 외할머니가 찾아온다. 그러고 하시는 말씀이 '이제 헌터걸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훈련을 시작해라'. 170쯤 되는 큰 키에 또렷한 이목구비,  짧은 은발을 하신 외할머니가 아빠 가게 건물주?! 엄마도 헌터걸이었다고?!

 

열두살 여자 아이가 활을 들고 악과 맞서 싸운다..... 아, 전에도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일곱 개의 화살'에선 활과 화살에 더 의미가 부여되었고 악과 싸우면서 여러 인물들 (동물들, 신령들....)의 협력이 중요했는데.

열두 살이면 우리 식으로는 초등 5학년이고 학교에선 6학년이 있지만 이미 마음은 초등 졸업생 만큼 두려울 게 없는 나이. 어른의 환갑처럼 십이간지 띠 한 번 돌아온 나이, 알 건 다 알아요, 인터넷에선 어른도 잡아드시는 나이. 이 나이의 어린이가 집중을 요하는 '화살'을, 정의로운 무기를 들게 된다는 설정이다. 악인은 어린이 대상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 그 악당들 최고봉엔 전설의 어린이 납치범 십삼 세기의 피리부는 사나이가 있다. 시리즈로 기획한 책 같은데 그에 맞게 1차 악당 '거울여신'이 등장하고 헌터걸이 되는 강지의 훈련 과정이 나온다.....지만 흔한 어린이 판타지물 그 이상은 아니다. 귀여운 그림과 만화 컷이 매력적이지만 등장인물들이 전형적이고 (속이기도 싸우기도 화해하기도 쉬운 열두살...이 말이 됩니까) 갈등 묘사가 엉성하게 처리되어 아쉽다. 무엇보다 악을 대항해 싸우는 과정이 게임 미션 같이 보여 절박하지 않다. 성공하면 뱃지 하나, 차곡 차곡 점수 쌓아가는 과정은 정의로운 싸움과는 다르다. 그리고....헌팅...이라는 낱말에서 악과의 대결 대신 .... 다른 걸 떠올린 나는 옛날 아줌마.... 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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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30 0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18-07-01 10:34   좋아요 0 | URL
ㅋㅋㅋ 아줌마끼리 반갑습니다! ^^

psyche 2018-06-30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팅이라함은 내가 생각한 남녀간의 그 헌팅? ㅋ

유부만두 2018-07-01 10:34   좋아요 0 | URL
그....그....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