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어깨와 허리 (부상이라기 보다는 ....노쇠함), 부상하는 복부를 다스리느라 오랜만에 건강식 도시락을 싸주었다. 그리고 나는 또 책을 샀지. 키워드 체력 보강. 몸짱 개그우먼인줄 알았던 안선영씨 역시 육아에 치이며 맥주로 위안을 받았구나. 책은 철저히 동기부여용 워크북이라 한쪽엔 저자의 경험과 다짐, 오른쪽엔 그날그날의 식사와 운동량을 적는 노트 형식이다. 두꺼울 필요가 없었다. 사진은 의외로 적게 실려있는데 색조가 칙칙하다. 모든 음식이 맛없어 보임. 그래도 안선영씨의 주장은 확실하다. 체중감량 보다는 체력에 중점을 두고 꾸준하게 핑계 대지 않고 자신을 아끼자고 열변을 토한다. (하지만 한 페이지에 서너번씩 나오는 표현 '때려먹다'는 끝까지 적응이 안됩니다. ) '마녀체력'의 저자 이영미씨는 나보다도 나이 많은, 역시 책만 파던, 게다가 워킹 우먼이신데, 철인 삼종 경기까지 하신다니 경이롭기 그지없을 뿐. 그분의 말쌈에 이르길, 꾸준하게 하라고, 겁내고 핑계를 만들지 말라고 하시었다. 그러하다. 일단 시작하고 볼 일이다. 강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출판인이시라 글을 읽을 맛이 나서 안선영씨 책보다 훨씬 즐겁게 읽었다.

 

 

 이영미 저자가 꼽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 세 가지, 독서, 외국어, 운동. 에 동의한다. 이제 1년 거북이 걸음으로 배우는 일어는 조금씩 말이 들리고 보이는 중이며 (우리 쌤 보신다면 하하 웃으시겠지요), 영어와 불어는 입은 굳었어도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즐기고 있다. 오래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것들은 내 머리와 몸에 남는다. 그걸로 부자가 되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자, 이제 운동. 미워하고 창피하다면서 괄시해온 내 몸뚱아리에게 사과하며 오늘 부터 천천히 꾸준하게 체력을 쌓아보려고 한다. 먼저 팥빙수 안녕. 잠시 우리 헤어지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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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6-01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마녀체력> 저자 인터뷰 읽고 운동 시작하신 분의 간증을 들었어요. 새로운 세상이라고 하시던데요 ㅎㅎㅎㅎㅎㅎ
절대 배신하지 않는 세 가지가 모두 제게는 머네요. 제가 시작만 하는 배신자라서요.
건강 도시락, 완전 굿입니다^^

유부만두 2018-06-01 23:02   좋아요 0 | URL
저도 운동을 시작하고 새세상을 만나고 싶군요. 전 철인삼종 경기는 저얼대 상상도 못하고요, 지하철 계단 오르면서 숨이 안차게 되는 저를 상상할 뿐입니다.

저 건강 도시락 하루 후, 남편은 오늘 회식을 하고 왔어요. ㅜ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