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메 마나부의 단편 '연애편지와 레몬'에 언급되는 스님이 나오는 소설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 '코'이다. '코'라면 고골, 허위의 상징이고 기괴한 과장과 풍자로 만난 기억이 있는데 이번 코는 소심한 자의식이고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속성이다.

 

 

 

코를 닮아서 스프링 롤을 만든 건 아니었다. 내가 엽기지만 그정도는 아니...

 

스님의 코 치료는 징그럽고도 우습다. 찜질에 뽑아내는 실...이라니 이건 모낭충인가, 아니면 화이트 헤드 제거하는 코팩이려나. 느긋하게 시침 떼고 펼쳐지는 묘사에 아, 이러다 스님 먼길 가시겠네, 싶었다. 우스꽝스러운 치료 과정은 사람, 특히 스님을 대하는 게 아니라 '고기', 아주 하찮은 덩어리 하나를 처리하는 모습일 뿐이다. 실은 그 덩어리가 스님의 고고한 인격에 한 줄 흠이었는데도.  치료된 모습에 경멸을 보이는 사람들의 속성은 어쩜 이리 날카로운지. 그에 휘둘려 더 괴로워하는 스님. 수양이 부족하십니다...만, 그 맘을 저도 알겠어요. 날카롭고 우스운만큼 무서운 이야기를 쓴 아쿠타가와 (문학상 이름으로 먼저 알았습니다) 류노스케, 그의 단편집을 마저 읽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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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8-04-10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쇼몬, 랴쇼몬, 랴쇼몬,
라쇼몬을 외우는 아침입니다. ^^

스프링 롤과 월남쌈의 제일 중요한 차이는 무엇일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유부만두 2018-04-10 08:58   좋아요 0 | URL
갸가 갸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