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폴보다 더 노래를 못하는 가수를 좋아하게 되는 날도 살다보니 온다. 스케치북을 보니, 검정치마의 라이브는 정말 최고 오브 최고. 애정의 눈으로 보면 귀엽다. 진심, 귀여웠다.

2

내일이면, 슈퍼스타K3가 시작된다. 매우 기대하고 있다. 김지수 같은 친구가 5명은 된다는 말에. 실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1회부터 보는 건 처음이다. 나도 지역 예선부터 꼬박꼬박 따라갈 수 있겠구나, 싶어 좀 신난다. :) 1년만에 TV 스트리밍 사이트에 가서 월 결제권을 끊었다. (여기는 1년이 지나도록 서비스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구나. 결제 모듈이 엉망이다 ;;)

TV가 있는 사람에게 TV를 보는 일은 그저 버튼 하나 누르면 될 일이지만, 나에게는 TV 스트리밍 프로그램을 결제해야 하고, 제 시간에 못본 경우 다운로드도 받아야 할 일이다. 컨텐츠 비용만 한달에 1만원 이상이 들어갈 때도 있는데, 그럼에도 TV를 사지 않는 것은 레알 테순 라이프를 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하루 한시간, 앞으로 가지 못하는 자전거를 돌리는 일이 허무해지지 않으려면 TV라도 봐야지. 덕분에 탑밴드도 편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


3

과자와 빵을 끊은지 18일 정도 됐나보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이어트 메뉴, 이런 건 스스로 만들 재간이 없고, 운동을 죽어라 하는 것도 잘 못하고, 굶는 것도 자신 없어서.... 끊을 수 있는 거라곤 그나마 과자밖에 없는 것 같아서 끊었다. 실은 그동안 치즈케잌도 한번 먹었고, 베이글도 좀 먹었고, 피자를 먹은 적도 있긴 하지만 (ㅜㅜ) 그래도 과자는 입에도 안댔고, 아침마다 습관처럼 사오던 단팥빵 같은 것들도 끊었다. 간식이 땡길 땐 밤이나 냉동 블루베리같은 걸 먹었고, 집에서 종종 마시던 맥주 대신 탄산수, 산야초, 뭐 이런 걸 마셨다. (맥주 끊었다는 거 아님)   엄청난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18일동안 1.5kg 정도 빠진 것 같다. 매일 매일 1kg 씩은 차이가 나지 않나요? 뭐 이렇게 물어보는 사람도 있는데, '빠졌다'의 기준은 무조건 최저점 기준이다. 아침에 99kg, 밤에 100kg이었다면 어느날 아침 98kg, 밤에 99kg이 됐을 때 1kg이 빠진 것. 1kg 빠질 때마다 스스로를 옷가게로 데려가주기로했다. 이게 정말 엄청난 자극제가 된다. 1kg이 더 빠질 때까지 옷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하면 의지가 샘솟는다.

그리고, 마이클 폴란의 <잡식 동물의 딜레마>를 주문했다. 3~4년 전에 한참 읽던 밥상과 먹거리 관련 책들이 아무래도 약발이 떨어져가는 것 같기도 하고, 싶어서. 인간은 확실히 망각의 동물이라, 꾸준히 책을 읽으며 자극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듯하다. 그런데, 낮에 주문하려다가 갑자기 사정이 생겨 주문을 못하고는, 나는 오늘 하루종일 이 책을 저녁에 받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저녁에서야 주문을 안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패닉. 아.

바보사람의 딜레마 ㅜㅜ








4

D모님께서 자신의 서재에 나에게 멘사 시험을 보라고 한 것에 대해, 혹시 내가 머리가 좋다고 오해를 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 한마디 하자면(정말로 계시더라고요 ;;), 예전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 퍼즐 잡지를 풀고 싶어서 친한 언니에게 사다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는데, 언니가 더 좋은 것을 사다준다고 멘사 퍼즐을 사온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책에서 단 한 문제도 풀 수가 없었습니다. 간염으로 입원했는데 홧병으로 입원이 연장될 뻔했습니다.









나는 멘사 문제 중 단 한 문제도 풀 수 없는 사람입니다. ㅜㅜ 정말이지, 저도 한 문제 정도는 풀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ㅜㅜ 제 수준은 딱 3천원짜리 지하철 가판대 퍼즐 잡지입니다! ㅎㅎ / 근데 왜 갑자기 존댓말? 그러게요!


5

비록 후진 아파트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강 근처에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종종 놀러가는 건대입구에서 택시를 타고 오면 1만원 정도가 나오는데, 강변북로를 통해 서울의 야경을 보면서 오게 된다. 그 불빛이 너무 좋아, 나는 기꺼이 택시비를 지불한다. 오늘도 일산에서 택시를 타고 오는데, 역시 강변북로(로 추정되는 길)을 통해 왔다. 차분하게, 반짝반짝 빛나는 서울의 밤, 그 서울의 밤이 너무 좋아. 앞으로도 일산에 갈 일이 있으면 밤에 올 땐 꼭 택시를 타야지, 라고 결심을 해본다. 나는 차가 없으니까, 이 정도 사치는 귀엽게 봐주세요 :)



택시는 도시의 한가운데를 빠르게 달렸다. 번쩍거리는 네온사인을 단 커다란 건물들이 휙휙 지나갔다.

"서울의 밤은 이상해요"
미지근한 보온병을 붙잡고서 그녀가 말했다.

"불빛이 꺼지질 않아서, 기대를 버릴 수가 없어요"


정한아 <마테의 맛>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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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8-12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 [잡식동물의 딜레마] 선물 받았어요. 꽃청년으로부터. 읽고난 후 제가 달라질까요? 잘 모르겠는데, 흐음, 더 모르겠는건 제가 이 책을 언제 읽느냐 하는것..

[멘사퍼즐] 책이 있다는 건 웬디님덕에 처음 알았네요. 저 지금 검색해보고 5천원돈이라는 걸 확인한 순간..나도 사볼까.....그리고 자가진단 해볼까...이런 생각이 들어서......그런데 겁나요. 천재로 나올까봐. 그러면 나는 어떡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난 노멀하고 평범하게 살고 싶거든요. 특별해지고 싶지 않아요. 하하하하하하하하.

웬디님,
그래도 멘사 시험 봐봐요. 네? 나도 멘사회원인 친구 갖고 싶어요!! 네? 나 멘사회원 친구 갖게 해줘요. 네?

웽스북스 2011-08-13 01:21   좋아요 0 | URL
희희 오늘 왔어요! 책사줄 꽃청년이 없어서 제돈 다 내고 샀습니다. ㅋㅋ

음, 그리고 아무리 멘사라도 완전 평범하게 삽디다. 거 수학문제 좀 잘푼다고 삶이 달라집니까? ㅎㅎ 다 부질없어요. 다락방님이 이미 훨씬 특별해요 :)

(그러니까 다락방님이 시험 보란 얘기) ㅎㅎ


저는요 (진지하게) 대선을 나가볼까 해요. 다들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으니, 왠지 부전승으로 이길 것 같아요. 찍어주다는 사람도 다섯명이나 확보했고, 발바닥이 닳도록 뛰어준다는 사람도 있는데...

대통령 친구는 어때요?

다락방 2011-08-14 23:56   좋아요 0 | URL
대통령 친구 좋아요!! 나도 물론 표를 주고, 우리 식구들을 비롯 내 주변 사람들에게 웬디양님한테 표주라고 선거운동도 해줄게요. 그리고 되고 나서도 완전 평범하고 변함없는 노멀한 소시민 친구 해줄게요!! 일단 대통령만 되도록 해봐요, 얼른!!

개인주의 2011-08-12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밀가루를 끊다니.
그러지 맙시다. 네?!!

웽스북스 2011-08-13 01:22   좋아요 0 | URL
저 밀가루 안끊었어요. 좀 줄였을 뿐. ㅋㅋㅋ
어제는 자장면, 그제는 짬뽕 먹었는걸요. ㅋㅋ

치니 2011-08-1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휴일 씨의 이름이 예상 그대로 휴일에 태어나서 지은 이름이라는 말을 들으니, 그가 왜 가사를 그렇게 쓰는지 알 것 같았어요. 재미교포 특유의 말투가 약간 남아 있는데도 빠르게 말하면서 아닌 척 하는게 귀엽더라고요. ㅎㅎ 노래는 뭐, 난 그 정도면 잘했다 봄. ㅋㅋ (그다지 기대가 높지 않았어서, 그리고 그런 노래가 또 남이 부르면 그만큼도 못 부른다는 데 100원 걸 노래에요)

이제 탑밴드도 당일 보시는 거죠? 오예 ~ 수다 떨 사람 생겼다아 ~ (난 웬디 님이 멘사 회원 되는 것보다 티비 바로 바로 보고 나랑 수다 떨어주는 게 더 좋음 ㅋㅋ)

웽스북스 2011-08-13 01:26   좋아요 0 | URL
그 음정은 맞춰도 그맛은 못내겠다, 라며 저도 스스로 막 이해했어요 ㅋㅋㅋ 근데 일부러 그 빨간 스트라이프 티 선호하는 건지 궁금해요. 나도 스트라이프 좋아하는데 괜히 막 반갑고!!!

탑밴드 당일 가능하긴 한데, 약속이 없는날만요. ㅋㅋㅋㅋㅋ 그래도 어쨌든 너무 늦지 않게 진도 맞춰가며서 볼거에용!!!

네꼬 2011-08-12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페이퍼여라. 강변북로에서 보는 서울의 불빛은 정말 예뻐요. 그럴 때면 저조차도 응, 서울은 좋은 곳이구나, 하는 오해를 잠깐씩 하거든요. 근데 웬디님 멘사 회원 되어도 우리랑 거성호프 가 주는 거예요?

웽스북스 2011-08-13 01:28   좋아요 0 | URL
그죠! 그러고보니 네꼬님도 서울 넘어올 때 자주 지나겠어요. 전 서울은 좋은 곳, 이라는 오해를 자주하고, 이제는 심지어 좀 좋아하기도 해요. ㅋㅋ

네꼬님. 저 멘사 말고 대통령 하려고요 (자세한 내용은 다락방님 댓글 참조요 ㅋㅋ)

섬사이 2011-08-12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강변북로에서 바라보는 서울불빛 좋아해요.
한강으로 수직으로 내리꽂히는 불빛들은 꼭 폭포같기도 하고...

전 밀가루도 밀가루지만 커피를 끊어야 해요.
귀찮다고 믹스커피를 두봉씩 뜯어서 아이스커피를 만들어 하루에도 몇 잔씩 마셔대고 있으니... ㅠ.ㅠ

hnine 2011-08-12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멘사문제집, 저도 갖고 있는데 미국에선 '20xx년 영화, 비디오 가이드', '인체의 신비' 뭐 이런 책들과 함께 덤핑 가격으로 리스트에 꼭 끼는 책들 중 하나거든요. 도대체 어느 정도나 되나 보자 하고 심심풀이겸 사서는...ㅋㅋ 그 다음은 묻지 마세요.

굿바이 2011-08-12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 부를 때 마다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가수가 있습디다. 저는 그게 김광진이었어요.
그래도 좋습니다 :)

비로그인 2011-08-12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웬디양님 덕분에 이것저것 시작하게 되는데요? 슈스케3도 챙겨봐야 되고, 검정치마 음악도 들어봐야 되고, 멘사 문제도 한 번 풀어봐야 되고 (응?) 바쁘네요 바빠 ㅎㅎ 다이어터는 어제부터 조금씩 읽고 있답니다. 재미가 쏠쏠하네요!

아참, 페이퍼 읽는데 루시드폴 가사가 문득 떠올랐어요. '난 단지 약했을 뿐 널 멀리하려 했던 건 아니었는데' - 제일 처음 이 노래 이 가사를 듣고 폭 반했지 뭐에요. 지금 얼른 음악 파일 뒤져서 들어야겠어요~~ 그런데 오늘 슈스케는 어떠셨어요? :)
 
다이어터 1 : 식이조절 편 - 건강한 생활을 위한 본격 다이어트 웹툰 다이어터 1
네온비 지음, 캐러멜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수지나라를 기억하라!! 의외로 이론에도 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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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8-10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알사탕 모으려고 틀린그림찾기 하다가 본 책이네요 ㅎㅎ
알사탕이 뭐라고 그 많은 틀린그림찾기를 충혈이 될 때까지 했는지 ㅡ,ㅡ;;
무슨 내용일지 궁금하네요. 재밌을 것 같아요~~

웽스북스 2011-08-10 04:24   좋아요 0 | URL
수다쟁이님. 책임지세요. 수다쟁이님 때문에, 틀린그림찾기 구경하러 갔다가 계속 틀린그림 찾기만 했어요. 엉엉.

다이어터는 다음 웹툰에서 보실 수 있어요 :) 저도 다음 웹툰으로 시작했는걸요 ㅎㅎㅎㅎ

비로그인 2011-08-11 18:50   좋아요 0 | URL
허걱. 은근 중독성 있죠? ㅎㅎ 눈 충혈되지는 않으셨는지...ㅡ,ㅡ
그냥 알사탕은 있으면 그만 없어도 그만인 셈 쳐야지 맘 편할 듯 싶어요.

다음 웹툰 얼른 들어가봐야겠네요! 와 재밌겠다~히히

웽스북스 2011-08-12 02:34   좋아요 0 | URL
한밤의 매직아이라고...... 들어보셨을랑가 모르것네요이 ㅋㅋ

다이어터는 재밌게 보셨어요? ㅎㅎ

다락방 2011-08-10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트에 도움이 됩니까?

웽스북스 2011-08-10 09:07   좋아요 0 | URL
음. 일단 시각화가 되어 있어서요. 정신무장에는 도움이 되요. ㅋㅋㅋ

이매지 2011-08-10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주엔가 종로 영풍에 갔는데 사인회를 한다는데 줄이 엄청나게 길길래
대체 저거 뭐지 했는데 이 책 저자 사인회더군요.
인기에 놀랐어요 ㅎㅎ

웽스북스 2011-08-10 09:07   좋아요 0 | URL
와. 그정도인 줄은 저도 몰랐는데. 엄청나네요. ;;;

마노아 2011-08-10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걸 보고 나니까 내 몸에 좀 미안하던걸요. 정확히는 내 근육에게...^^

웽스북스 2011-08-10 22:50   좋아요 0 | URL
골골근육들. 저도 근육에게 미안했어요.

마그 2011-08-10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이어터는 각성용이죠 지치거나 다이어트가 지겨워지면 어느페이지든 펴고 읽어요
그럼 거기에 ...... 제가 보여요 ㅠㅠ

웽스북스 2011-08-12 02:34   좋아요 0 | URL
우리 같은 만화 속에서 살고 있었던 거에요? ㅎㅎ

달사르 2011-08-21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다음웹툰에서 다 봤어요!
정신무장까지 할라고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ㅎㅎ 너무 잼있네요.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1 - 군중십자군과 은자 피에르, 개정판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1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무지는 잔혹함의 근원이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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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8-09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정판을 보니 속이 쓰려요. 구판 갖고 있는 저는 리뷰 쓰기가 싫어졌어요. 게다가 비교하는 이벤트도 올라왔더라구요. 아니, 둘 다 사라는 소린가..ㅡ.ㅡ;;;;;

웽스북스 2011-08-09 12:45   좋아요 0 | URL
바로 그 둘다 산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비교하면서 읽은 1인 ㅋ

風流男兒 2011-08-09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안그래도 요즘 땡겨하는 책!

웽스북스 2011-08-09 12:45   좋아요 0 | URL
우힝. 빌려드릴 수도 있습니다.
저도 신슨생님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 ㅎㅎ

風流男兒 2011-08-11 10:37   좋아요 0 | URL
흐흐 그럼 난중에 한번 빌려볼께요 ㅎㅎ
 
10월의 아이
필립 베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당신은 군중에 대한 신뢰가 전혀 없군요. 그 점이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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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1-08-09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음에 드시죠? 군중에 대한 신뢰가 없기로는...;)

웽스북스 2011-08-10 01:01   좋아요 0 | URL
언니는 언제나 최고! :)

다락방 2011-08-0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뒤에 해설에 보면 작가적 양심에 대한 글이 나오잖아요. 저는 그게 극복이 안되서 이 책이 필립 베송의 글로써는 좋았는데 한권의 책으로서는 뭔가 갸웃거리게 했어요. 그러니까 이 책의 내용이 실화 인데, 이걸 이대로 써도 좋은것인가, 하는 뭐 그런거요.

베송씨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은데 한권 더 번역 되어 있는 책 [이런 사랑]은 품절이더라구요. ㅠㅠ

웽스북스 2011-08-10 01:03   좋아요 0 | URL
그게 참 어려운 문제더라고요. 저도, 괜찮은 걸까, 라는 생각 계속 하면서, 그런데 그레고리의 부모는 왜 TV 시리즈로 나오는 건 좋아하고, 이 책에 본인들의 이름이 그대로 나오는 건 싫었던 걸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어요. 필립 베송은 이 부부에 대해 우호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나마도 어딘가는 왜곡되었기 때문인건가, 혹은 너무 적나라했기 때문인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여전히 그 이유는 잘 모르겠고요.

이런 사랑, 이 품절이군요. 이런.... 우리 또 다섯권 공약 해볼까요? ㅎㅎㅎ

pjy 2011-08-09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중이나 군주!나~ 신뢰가 전혀 없어서 마음에 드는ㅋㅋㅋㅋ

웽스북스 2011-08-10 01:04   좋아요 0 | URL
군중이나 군주나, 라. ㅎㅎ 너무 심오하셔서 속뜻을 잘 모르겠사옵니다.
 


누군가는, 어떻게 되야지, 라는 투철한 목표를 가지고 매진한다는데, 왠걸, 내 삶을 되돌아보면, 내 삶은 팔할이 디마케팅이었다. '곱게 늙기'를 인생의 과업으로 설정하고 나니, 몸서리쳐지게 싫은, 곱지 못한 모습들이 너무 많이 눈에 들어와, 이렇게 되지 말아야지, 이렇게 되지 말아야지, 가 하나 둘 쌓이다보니 오늘의 내모습이 된 것 같다. 명확한 목표 없이 계속 이렇게 디마케팅만 하다가,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고민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러다보면 또 어떤 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세상에, 명확한 목표같은 게 어디 있담.  


- 작은 물에서 대장되고 싶어서 완장 차지 말 것
- 싫어도 원만한 관계를 위해 좋은 척 하지 말 것
-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것을 내 중심으로 생각하고 결론내리지 말 것
- 까칠함, 시니컬함을 멋있음과 혼동하지 말 것
- 비판이 무조건 정의롭다고 생각하지는 말 것
- 남에게 보이기 위한 삶을 살지 말 것
- 작은 이익을 위해 품위를 저버리지 말 것


그 외에도 더 많은데, 잘 기억이 안난다. 삶으로는 기억하고 있을 게다. 아마도.

정한아의 <나를 위한 웃다>에 수록된 '댄스 댄스' 라는 단편에는 가난한 아버지가 딸에게 모든 것을 다 잃어도 품위를 잃어서는 안된다며, 그것만이 나의 유산, 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도 있을지 없을지 모를 내 자식에게 단 하나를 물려준다면, 품위, 를 물려주고 싶다....고나 할까.

라고 말하다보니, 꽤나 품위있게 사는 것 같은데, 여기서의 품위, 란 뭐 고상하고, 우아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눈에 빤히 보이는 행동으로 다른 사람 눈살 찌뿌리게 하지 말기,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실은, 요즘 나의 모토 중 하나는 '유치하지만 천박하지 않게' 이다. (목표 없다며!)
난 매우 품위 있게, 유치한 사람이 될 작정인데 날이갈수록 유치뽕짝해지는 건 성공하고 있는 것 같다. 일주일에 두번씩은 '이런 유치한 것!!' 소리를 들으니 말이다. 이제 천박해지지만 않으면 성공인데, 그래서, 스스로, 천박하게 보인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자꾸만 디마케팅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미안하게도, 삶에서 그런 사람들을 조금씩 배제해 나가고 있다.

좋은 것, 좋은 사람과 함께 보내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짧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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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8-08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싫어도 좋은척 하지 말것, 에 대해서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있는것 같아요. 저는 그걸 안해서 어떤 경우, 비난의 대상이 되구요.
예전에 사귄 애인이 제게 많은것을 가르쳤고 저는 그의 대부분을 수용했지만, 너무 솔직하지는 마, 라고 했던 조언에 대해서는 아직도 듣지를 못하겠어요.

웽스북스 2011-08-08 23:48   좋아요 0 | URL
어쩔 수 없이 좋은 척을 하는 게 최소한의 예의인 경우에는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 자발적으로 달려가서 와락 안기지는 않으려고요. ㅎㅎ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겠죠 -_- 결국에는 적정선의 문제인데, 그걸 잘 감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다락방님의 그런 모습이 누구에게는 비난의 대상이 되지만, 또 저는 그런 이유로 다락방님을 좋아하잖아요! 천하를 버리고 절 얻으세요. (뭐래! ㅎㅎㅎ)

다락방 2011-08-08 23:49   좋아요 0 | URL
싫어도 좋은척을 하는 사람이란걸 안다면요 웬디양님. 부작용이 생겨요. 저 사람은 싫어도 좋은척 하는 사람이잖아, 나한테도 그러는거 아냐? 하는 거요. 모두를 지키려다가 모두를 잃는 양치기소년이 되겠죠, 그런 경우.
너무 솔직한건 잔인한 거라고 저도 생각해요. 그치만 솔직하지 못해서 상처를 주게 되는 경우보단 그나마 낫지 않나 싶어요.
윽. 제가 너무 제 생각대로만 말해서 정리가 잘 안되는데, 웬디양님이 이 댓글을 이해하실까 몰라요;;

웽스북스 2011-08-08 23:54   좋아요 0 | URL
아니, 저의 이해력을 뭘로 보시는겁니까. 흑흑.
꼭꼭 씹어 이해했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누구엄마 2011-08-09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목록만 해도 대단한 목표처럼 보여요. 생각보다 은근 쉽지 않다니까요.

싫어도 좋은척. 이건 어렵기도 하고 사람들마다 원하는 '좋은척'의 수준이 달라서
사회생활에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데 그냥 제멋대로 하고 있어요. ㅡ_ㅡ+
완벽히 이해못한 것... 요건 특히 좀 신경써서 지켜나가려는 것 중 하나에요.
이게 생각보다 별 생각없이 쉽게 제 머리속에서 막 결론내게하더라고요.

유치해야 유쾌하다는 게 제 모토기도 한데,
대체 어떻게하면 일주일에 두번 유치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나요? *_*

웽스북스 2011-08-10 00:50   좋아요 0 | URL
앗!! 어른 아이다. 오랜만이야.

내가 보기에 당신은 그냥 살던대로 살아도 일말의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당신처럼 딱부러진 삶도 쉽지 않지요. 유치하다는 말 듣고 싶으면, 어이없는 유머를 막 날리면 돼. 그치만, 시우가 보고 배울라 ;;; ㅎㅎㅎ

pjy 2011-08-09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인간성을 돌아보게 하시는군요^^;
전 요즘 싫어도 다 티내지말고 제발~~~~~ 표정과 말투를 조심하자! 입니다ㅋ

평소 안하무인 생활이 짐작되는 목표인거죠~

웽스북스 2011-08-10 00:51   좋아요 0 | URL
아. 표정관리가 안되시는.... pjy님이시군요!! ㅎㅎㅎㅎ
실은 저도 표정에서 다 티가 납니다 ;;; 문제적 안면근육이죠 ㅜㅜ

비로그인 2011-08-09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간 머릿 속이 하얘졌어요. 나도 뭔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웬디양님 목록 중에서 '척하지 않기'는 제게 가장 필요한 덕목인 것 같아요.
솔직해져야겠다는 생각은 매번 하는데 진짜 솔직한 게 뭔지 아직 헷갈린달까요?
남의 기준과 내 기준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것에 서투른 듯한 ㅡ,ㅡ;;

저도 저만의 목록을 하나 만들어봐야겠어요.
8할이 디마켓팅인 삶도 저는 멋있다고 생각해요 웬디양님!

웽스북스 2011-08-10 00:59   좋아요 0 | URL
목록 만들고 따박따박 지키는 스타일은 저도 아니에요. ㅎㅎㅎ 다만 나이들수록 싫은 것들만 늘어나서, 어떤 경우엔 저렇게 보이기도 하는구나, 싶어 조심하자는 차원 정도이지요. 물불 안가리고 목표를 향해서만 매진하다보면 놓치게 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아서요.

뭐 암튼, 전 별로 멋있다고 생각 안해요. 수다쟁이님이 쓴 웃음, 에 대한 글이 훨씬 멋있던데요. :)

2011-08-10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11-08-10 22:39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어차피 그분도 디마케팅 대상 :)
뭔가가 그분을 건드렸나보다,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뭐, 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