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팔불출인 것이다
* 네꼬님 팔불출 이벤트 참여글입니다. 재수없어도 참아주세요.
요리는 못한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붙여준 별명이 있으니, 그것은 컨셉의 제왕. 요리를 못하니 그냥 쉬운 아이템을 죽도록 고민해서 끝내는 거다. ㅎㅎ
지,지난 주 토요일에는 E씨가 놀러왔다. 음식을 할 줄 아는 게 없는 내가 산 것은 마트에서 파는 베니건스 립과 샐러드 3종 세트, 그리고 구운 닭가슴살을 사려다가 E씨가 날개달린 것들과 그 알들을 못먹는 관계로 패스하고, 마트표 롤세트. 그리고 오렌지. 사이다. 그렇다, 나는 마트표 아웃백을 재현한 것이다. 립과 샐러드, 그리고 오렌지를 갈아 만든 오렌지 에이드. 롤이 아니라 닭가슴살이었다면 더욱 완벽했겠지만, 이 정도로 훌륭하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아웃백 빵은 사려다가 참았다. 하하하하.)
그리고 얼마전 목사님 딸 S가 시험 기간이라 잠시 우리 집에서 지냈다. S가 오던 날 내가 내놓은 음식은 냉면과 군만두, 스팸 주먹밥. 냉면은 풀무원 냉면, 꽝꽝 얼린 육수에, 면, 그리고 계란도 삶아 얹었다. (정말 맛있었다. 풀무원 만세) 만두는 그냥 굽기만 하면 됐고, 스팸 주먹밥은, 밥에 초등학생용 밥가루(비벼먹는)를 사다가 슬슬 비벼서 치즈와 스팸을 얹었다. 나는 초등학생 입맛. 정말 맛있었다. 하하하. 그리고, S에게 주먹밥 도시락까지 싸준 나는 스스로 감탄해서 한마디 남겼다. "나 정말 잘하지 않니?" ㅋㅋㅋㅋ 새벽까지 공부하는 S에게는 야식도 만들어주었다. 토마토주스와 토스트. 생토마토를 갈아서 구운 식빵에 잼과 계란 후라이, 치즈를 얹어서 이* 토스트 흉내를 좀 내보니, 정말 맛있다며 감탄이다. 하하하. 난 역시, 요리는 못해도 어디서 주워들은 건 많은. ㅋ
그리고 오늘은 같이 공부하는 모임 분들이 집에 오는 날. 메뉴를 고민하다가 스팸주먹밥 재탕 + 비빔면으로 결정. 하지만 오늘 스팸 주먹밥은 업그레이드 되었으니, 파프리카를 썰어서 넣은 것이다. 작게 썰기를 못하니 컨셉은 '씹힌다 씹혀 주먹밥' 이라고 우겨대고. ㅋㅋㅋㅋㅋ 같이 모임하시는 분 중 한 분이 비빔면을 비빔냉면 수준으로 한다고 하셔서 맡겼는데, 오홋,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거기에 계란과 오이까지 얹어 먹으니, 정말 퍼펙트. 그리고 그분만의 비법. 비빔면에 기름을 뺀 참치를 넣으면 매운 맛이 중화되고, 썰렁한 비빔면에 씹히는 것도 있어 맛있다, 였는데, 상상할 수 없었던 것과 달리, 정말 매우 맛있었다. 마지막 한젓가락까지 싹싹 먹었다. 다음 주에는 짜짜로니와 군만두를 먹기로 했다. 참, 할 줄 아는 몇개 안되는 요리로 고군분투하는 조모씨. ㅎㅎ 하지만, 매번 상차림은 그럴듯했다.
이 모든 상차림의 후식. 역시 마트표로 해결이다. 마켓오 브라우니와 엑설런트 아이스크림. 브라우니에 바닐라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주는 카페들을 보며, 왠만한 브라우니 맛에 뒤지지 않는 마켓오 브라우니에 엑설런트를 주자고 생각해내다니, 오, 엑설런트. 정말 맛있다. 거기에 내가 내린 아이스커피는 정말이지, 왠만한 커피전문점보다 맛있다.
나는야 컨셉의 천재. 힘 안들이고 만드는 음식의 제왕. (팔불출 이벤트니까 한번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