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이 있다. 『콩 하나면 되겠니? 』(배유안 글 / 남주현 그림) 책소개에 줄거리가 뭐라고 쓰여 있나?
주인공 은이는 콩을 손수 맷돌에 갈아 손두부를 만들어 파는 할머니와 단둘이 산다. 할머니는 두부를 만들 때면 부뚜막을 기어 다니는 개미들에게도 “콩 하나면 되겠니?” 하고 콩을 나누어준다. 어느 날 할머니는 지네에게 물린 뒤 몸져눕고, 은이는 할머니 걱정, 두부 만들 걱정에 눈물 짓다가 개미들을 따라 부뚜막 틈새 개미 나라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의 일개미들은 “할머니가 주신 콩 / 콩 하나에 콩 백 개” 노래를 부르면서 은이 할머니가 준 콩으로 두부를(두부를! 콩도 아니고 두부를! 굳이, 콩을! 씻어서! 불려서! 갈아서! 끓여서! 굳혀서!) 만들어 먹고 있다. 개미들은 은이에게 할머니가 아픈 것은 지네가 할머니 기운을 물방울에 가두었기 때문이라고 말해주고, 은이는 개미들과 힘을 합쳐 지네를 따돌리고 할머니 기운을 구한다. 그리고 지네 또한 할머니한테 콩을 얻고 싶어서 (아아, 두부란 지네조차 먹고 싶어하는 것!) 심술을 부린 것임을 알게 되고, 앞으로는 지네에게도 콩을 나눠주겠다고 약속한다. 개미들과 한바탕 잔치를 벌이고 돌아온 은이는 개미들에게 얻은 콩 두 알을 땅에 심으며 콩이 열리기를 바라고, 그 사이 할머니는 기운을 차려 다시 두부를 만든다. 비어 있던 콩 자루에는 개미들이 가져다준 콩이 소복이 쌓여 있다. (주황색은 인용자 덧붙임)
-> 이렇게 몽땅 긁어와도 괜찮다. 왜냐하면 알라딘 상품 소개에 등록된 보도자료가 내가 쓴 것이니까. 그렇다, 나는 이 책의 편집자인 것이다. 보도자료에 내가 뭐라고 썼나.
인간의 따뜻한 심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 온 작가가 이번에는 낮은 연령의 아이들과 눈을 맞추어 ‘작은 것도 나누는 것이 풍요로운 삶’이라는 진지하고 소박한 주제를 솜씨 좋게 전달한다. 은이와 개미들이 주고받는 ‘콩 한 알’은 하나의 열매인 동시에, 심으면 콩 백 개가 나는 씨앗이기도 하다. 할머니가 개미들에게 나누어준 콩 한두 알이 수많은 개미들을 먹여 살리는 콩 백 개가 되고, 개미들이 은이에게 나누어준 콩 한두 알이 다시 수백 개 콩의 씨앗이 된다는 설정이 따뜻하다. 이것은 할머니가 만드는 손두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어우러져 풍성하고 정겨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 아시다피 보도자료란 보통 (거짓말까진 아니라고 해도) 허풍과 빈말로 점철되기 마련이지만 이번만큼은 절대 가슴에 손을 얹고 절대, 그렇지가 않다. 읽고 있으면 두부 생각이 절로 나는 이 맛있는 동화책.
아아 『콩 하나면 되겠니?』는 너무나 귀여운 동화인 것이다. 도무지 한 문장도 덜어낼 것이 없는 배유안 작가의 간결한 문장들(한글을 깨치기 시작한 어린이라면 누구나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다).전직 장난감 개발자 남주현의 비율 따위 무시한 내키는 대로 그림(개미와 은이와 은이 옷핀 싸이즈가 똑같다거나, 장면마다 지네 얼굴이 다르게 생겼다거나 하는 식). 도대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이 책을 정녕, 내가 편집했단 말이냐. 그렇다, 나는 팔불출인 것이다.
그래서 마련한 이벤트--
[이벤트] 팔불출인 것이다
1. 내용: 여러분의 자랑을 듣고 싶습니다. 무엇이든 좋아요. 고양이 얼굴, 내가 그린 그림, 똑똑한 우리 아이... 다 상관 없습니다. 네, 대놓고 팔불출인 거니까요. '마노아님네 공장장님 가창력' '다락님의 미모' 같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도 괜찮습니다. 우린 팔불출인 거니까요.
2. 댓글이든 먼댓글이든 자랑해주세요. 달려가 읽겠습니다.
3-1. 세 분께 『콩 하나면 되겠니?』 작가 싸인본과, 완두콩 무한 뽁뽁이를 보내 드릴게요.
완두콩 무한 뽁뽁이란: http://www.interpark.com/product/MallDisplay.do?_method=detail&sc.shopNo=0000100000&sc.prdNo=156818092&sc.dispNo=016001
3-2 다른 분들께 아래의 책들 중 한 권을 드릴게요. 제가 한번 읽었거나 두 권 갖고 있는 책들이에요. (슬쩍 책 방출...)
물론, 더 많은 팔불출들의 커밍아웃을 위해, 더 많은 무한 뽁뽁이와 더 많은 책 방출도 가능합니다. 여러분, 중요한 건 여러분이 팔불출이라는 사실 앞에 떳떳해지는 거예요!
* [수정 보완] 여러분의 도전을 자극할 필살의 사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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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본이란 이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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