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판 닷핵퀀텀: 숨겨진 몬스터의 비밀
다치바나 마사키 감독, 하나자와 카나 외 목소리 / 캔들미디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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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핵 극장판답게 3부작으로 나뉘어져 있지만(그래서 그런가 3부부터 스토리가 무너지는 게 느껴진다. 마지막에 게임 속의 타격이 인간의 몸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떡밥을 던진 건 좋지만 그 외엔 그냥 설명을 사람들 머리에 우겨넣는 듯한 모양새다. 아니 이럴거면 그냥 TV판으로 만들라고; 닷핵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세계관이 좀 설명이 될지 모르겠으나 닷핵 기존 팬들에겐 보기가 괴롭지 않을까 싶다.)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1인칭 시점으로 나타나 있다. 친구를 구하려다가 큰 사건이 터졌을 때를 중심으로 하여 스토리를 나눈 게 흥미롭다. 물론 팀을 짜서 주인공의 친구를 구하려 하지만, 아무래도 친구를 구하려는 의지는 열혈 성격인 주인공이 가장 쎈 편. 주인공과 친구는 황혼의 팔찌전설에서 용사의 아이템이라 불리었던 커스텀을 하고 있지만, 그 황혼의 팔찌전설과 그렇게 큰 관련은 없는 듯하다. 황혼의 팔찌전설 외 다른 닷핵 시리즈와 캐릭터들은 거의 다 비슷하지만 팔찌 아이템 비슷한 것을 허미트라는 캐릭터가 들고 있다는 점과(사인에서 나온 그 고양이와 닮은 점, 그리고 Hermit가 타롯에서 은자를 뜻하는 걸 보면 아마도 게임 속을 방황한 지 오래된 무언가인 듯하다. AI 역할은 아우라와 비슷하게 생긴 게 따로 등장하니까. 근데 너무 잠깐 나오는 게 또 단점; 아무튼 외로운 건지, 주인공이 친구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자 상당히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전의 과격한 기사단 단장 캐릭터가 단지 PK에 미친 캐릭터로 나온다는 점이(긴칸 이런 캐릭터까진 아니었는데 갈수록 망가져;) 다르다고 할까. 후자로 볼 땐 사인도 어느 정도 섞으려 시도한 듯. PK 쪽은 닷핵 루츠? 여태까지의 닷핵과는 달리 정말로 게임을 하는 듯한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표면으로 느껴지는 차이점일 듯하다. 이는 닷핵 팬들이 오랫동안 바래왔던 작화가 아닐까 싶다. 닷핵 작품들이 흔히 그렇듯이, 발랄하게 진행되다가 점점 심각한 전개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게임에 대해서 다소 부드러운 관점을 취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는 닷핵에선 좀처럼 없던 설정이다. 게임의 심각성과 플레이어들의 고독에 대해 이야기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기계 문명에 순응하는 관점을 취하는 게 아닐까 싶다. 게임 회사와 자본가의 횡포를 다루면서 범죄의 연계성을 넌지시 던지긴 하지만, 게임 자체와는 확실하게 구분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일단 게임과는 거의 상관이 없는 장기기증 관련 단체들이 더 월드에 개입되기도 하고 말이다. 게임보단 그걸 악용해 돈 벌어먹는 사람들이 문제란 것일까.

그나저나 새롭게 인지하게 된 게 거의 맨날 닷핵에서는 주인공이 가족과의 관계가 그닥 안 좋은 경우가 많네; 게다가 무관심은 더 심해진 것 같다. 주인공도 게임에 빨려들어갈 뻔했는데 게임이 금지되기는 커녕 그 다음 날 태연하게 다시 더 월드에 뿅하고 등장; 이전 극장판에서 부모님에게 게임기가 압수당해 필사적으로 학교 부실에 잠입한 주인공과 상당히 비교되는 전개였다. 너네 부모 뭐하시냐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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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연고
이생진 지음 / 작가정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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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찬 선생님 중에서

ㅡ통화 내용

 

황금찬 선생님은 강원도 횡성에 계시다

서울 계실 때는 한 달이 멀다 하고 전화 주셨는데

반년이 지나도 전화가 없다

수소문 끝에 전화 걸었다

(...)

'반갑습니다. 박희진 시인도 잘 있나요?'

 

ㅡ그분은 떠난 지 2년이 됩니다

(...)

'다들 가네요. 올해엔 누가 갈려나'

하고는 흐느끼는 소리가 뒤를 이었다

인투커피에서 회초리를 낭송하다가 자주 우셨다

 

 

아무래도 회초리는 어머니가 드시니 대충 시의 내용이 뭔지 다들 아실 것이다.

 

시집은 대체로 내용이 쉽다. 시인도 대놓고 쉽게 시를 쓰며 그 방법밖에 모른다고 하신다. 굉장히 솔직하게 자신의 삶에 대해 시에 탈탈 다 털어놓는 분이신듯. 테마를 나누지도 않으시는 것 같다. 이 시 다음엔 황금찬 선생님이 몇 세이신지에 대한 부가설명이 나오는 시가 있고, 어떤 시에선 하루란 단어가 나오는데 바로 그 다음에 나오는 시 제목이 하루고 이런 식이다. 일본에선 100세가 되어서 시를 쓰신 분이 계신데, 약간 그것과 비슷하다. 그렇다면 좀 더 표지를 가볍게 하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를 써도 될 것을 딱딱한 커버에 시퍼런 커버를 왜 택했는지 궁금하다. 무연고는 얼마든지 다른 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텐데. 일본처럼 일러스트 안 쓰면 애국자가 되기라도 하나 ㅡㅡ 혹시 저자 분께서 커버를 택하셨다면 연륜이 연륜이다 보니 죄송한 일이지만. 그렇지만 책 읽는 사람들이 시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로 시를 어렵게 생각한단 편견도 있는데.. 이렇게 만들어버리면 좀.

 

 

우선 중에서

 

우선 일어나면 바깥 날씨부터 확인한다

그건 핸드폰 몫이다

ㅡ8도 9분

꽤 춥다

카톡은 온 것이 없고

문자도 없다

그리고 실내 온도를 올린다

세탁기가 얼까 봐 파이프에 타월을 더 감아준다

그리고 내게도 두꺼운 옷을 입혀주고 더운 물을 마신다

입속에 물이 들어가니 마른 골짜기에 첫물이 내려가는 기분이다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아서 책을 읽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음악은 이연실의 소낙비(밥 딜런의 노래)를 늘 준비해놓고 있다

죽음의 준비는 미비하다

 

 

 

 

다만 시인이 짧은 시를 선호하는지, 한 문장 한 문장이 오래 생각해 볼 만한 테마들로 이루어져 있다. 속이 알차다고 해야 할까.

시인은 90세를 앞둔 분이시다. 그래서 노인이 되었을 때 하는 일이라거나 노인이 된 후 벌어진 사건에 관한 걸 시의 토대로 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시가 아닐까 한다.

하루

 

80대 후반의 하루는 소중하다

그 소중한 하루를 내 몸 푸는 것부터 시작한다

일어나자 실내를 걷고

걷다가 의자 앞에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물을 마신다

그러면 4시 30분에 신문이 배달된다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훑어본다

그중에 문화 특히 글쓰기에 마음이 끌리면 줄 치며 읽는다

신간 서적이 소개되면 다시 인터넷에 들어가 그 책의 골격을 살피고

교보문고나 영풍문고로 간다

그 책을 만져보는 것이 성적 스킨십이다

그리운 사람의 손을 만지듯

하지만 이것은 발의 덕이다

나의 스킨십은 99% 발에 의존한다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 막 추석이 지났는데 하루하루 점점 추워지는 게 피부로 와닿네요. 한동안 안 생겼던 염증이 몸에 돋아서 새벽부터 좀 쎈 약을 먹었습니다. 나이 들어서 미끄러지면 사망할 수도 있다던데 저도 요새 겁나네요(응?) 모두들 다리 잘 간수하시길.

늙는다는 거 중에서

 

KBS1 아침마당에서

박상철 교수의 강의 '슈퍼 노인을 꿈꾸다'를 들었다

은근히 구미가 당긴다

'쥐를 실험한 결과 젊은 세포만 죽고

늙은 세포는 죽지 않더라'

그는 이 말에 힘주어 말한다

늙으면 죽어야 하는데

늙어도 죽지 않더라

노화는 살자는 변화다

나이에 상관없이 사는 거

그냥 끝까지 살아버리면 된다

살아버리면 된다

 

 

일단 이 시인은 은근히 자학적인 말투를 쓰면서도 현세에서 사는 게 제일 좋다는 주의이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를 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생생한 힘을 나눠주고 있다. 그나저나 저 이야기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데 저기서 끊기네 ㅎㅎ

 

하루 한 편의 시

 

살아서 완성이란 없는 법인데

시 한 편 써놓고 완성했다고 큰소리치니

날아갈 것 같다

 

오늘도 하루 한 편의 시가 완성되어

블로그www.islandpoet.com에 올렸다.

시 쓰며 산다는 거

자랑해도 자랑해도 부족하다

 

'아무리 고독해봐라'

하고

큰소리쳤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생 시절까지 쭉 왕따를 겪었었기에 동창회는 가지도 못하고, 독서모임은 자꾸 내가 싫어하는 자기계발 책만 읽자고 해서 갑분싸시켜버린 후 나와버리고, 일터에서 친구 사귀지 말자고 결심한지 오래된 나로서는 페북에서의 관계가 그나마 가장 오래된 관계가 아닐까 싶다. 심지어 블로그는 오는 사람도 별로 없어 하트만 달아주는 것으로도 매우 반갑고, 자신의 블로그를 홍보하는 댓글이라도 달아주는 사람은 더욱 반갑다 ㅋ 육지에서든 섬에서든 고독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블로그랑 SNS가 남아있다는 가정하에 아무래도 평생 취미로 남지 않을까 싶다. 책 읽고 리뷰쓰는 게. 늙으면 돈 별로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더라. 책은 도서관에서 읽고, 리뷰쓰는 데엔 다달이 핸드폰 비용만 내도 충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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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리더십 이야기 - 행정가와 CEO를 위한 8가지 리더십의 원리 노무현 전집 2
노무현 지음 / 돌베개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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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공무원은 부정도 없고 친절하다지만 우리의 공직 사회가 그들만 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도 생각해 보자.

 

참고로 싱가포르 공무원은 전문직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20~30년 일하는데 공무원이 프로페셔널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는 듯하다.

최근 사회복지공무원 된 지인 얘길 들어보면 진심 현 정부 들어서서 생리휴가도 없어지고 맨날 연금개혁하느니 뭐니 하면서 난리도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노 전 대통령의 저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참 인상깊다고.

한 페친의 외할아버지는 보사부 공무원이랑 경찰에 계셨었는데 보사부는 정권 바뀌면서 물갈이=숙청 된다셔서 자진 퇴사하셨고, 경찰은 파출소 계시다가 어느 날 순찰 돌고 와보니 동료들이 다 떼죽음 당해서 자신만 생존하셨다 한다. 빨치산으로 추정하는데 뭐 조사는 하나도 안 됐고. 그 뒤에 복귀하라고 계속 압박한 모양인데 할아버지가 트라우마 생기셔서 안 갔더니 나중에 장례 치르고 한국전 참전용사시고 하니 현충원으로 모실 수 있나 알아봤더니 소집 명령 불응해서 탈영죄라 안 된다 했다고... 전직 대통령들과 전범들 학살자들은 잘만 현충원으로 보내는데 말이다.

참고로 공무원 가족은 공무원 연금 등 혜택 있다는 이유로 연 끊고 살아도 수급자도 안 된다고 한다.

 

노무현이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임명되었을 때도 있었구나. 내가 그 당시엔 정치에 관심이 없었으니 ㅋ 그나저나 이 책 상당히 공무원에 관한 얘기가 많다. 공무원이 읽을 거라 상정하고 쓰신 건가.. 리더십이라고 해서 기업 운영 이야기인 줄 알았더니.

 

이 책의 문제부터 지적하자면 적극행정의 구현이 장관들의 솔선수범이 없으면 구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장관이 직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려 했는데도 초반에 이들이 침묵한 이유는, 의견을 제시하면 '그래 니가 다 해봐라'하고 책임을 떠밀고 그 외 아무 도움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노무현처럼 '잘못하면 내가 대신 얻어맞는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상사들에게 필요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 구절을 올리고 페친 분들 반응을 보니 책에서 '장관이 대화하자더니 연설한다'고 직원의 소리에 글썼단 사람이 더 대단해보인다고 할까.. 혹시 승진포기자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도 있었다. 이 책이 2000년도 초반에 쓰였는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변화가 없다니, 철밥통이란 이름도 다 부질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패하면 끝이란 생각을 하는 건 기업인들만이 아니란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굳이 리더십의 종류를 구분하자면, 탈내부규제 거버넌스 같은 부분이 있다. 어차피 요새 전성기인 이론인 만큼, 행정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책이라 생각된다.

 

전차 경주로 유명한 영화 벤허를 보면 유다 벤허가 모는 네 마리의 백마와 호민관 메살라가 모는 네 마리의 흑마가 경주를 벌인다. 영화이기는 하지만 이때 벤허는 백마들을 애정으로 대하고 채찍질을 하지 않는다. (...) 반면에 메살라는 속도를 내기 위해 흑마들에게 끊임없이 채찍질을 가한다.이 경주에서 결국 벤허가 승리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전차 경기의 승패보다도 애정으로 대하는 말과 채찍으로 대하는 말의 경기력에 주목했다. 이것이 단지 영화일 뿐이고 또 그 대상이 인간이 아닌 말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큰 시사를 받았다.

 

 

노무현은 아무래도 책을 쓸 때 첫 구절에 신경을 매우 쓰는 사람인가 보다. 처음 썼다는 자서전을 볼 때도 할머니를 변호해줬다가 실패했을 때를 처음부터 강렬하게 묘사한 적이 있다. 이 벤허란 영화는 영화를 많이 보셨던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다. 이 문장을 보자 저절로 아버지가 떠올랐다. 사람들에게 아버지같은 친숙함을 줄 수 있고, 현재 자신이 이야기하려는 전반적인 내용과도 연결하는 일석이조의 키워드를 생각해냈다는 점이 놀랍다.

 

장관이 된 뒤 나는 가급적 직원들과 어울리는 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했다. 그리고 술자리를 마련할 때는 과장, 계장뿐만 아니라 모든 과원들이 함께 참석하도록 했다. 술잔을 주고받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역시 과장은 장관 앞이라서 그런지 몸을 사리는 것이 역력했다. (...) 이에 반해 평직원들은 마치 연예인을 만난 듯이 내게 온갖 것을 다 물어본다. (...) 아무튼 회식 자리는 늘 유쾌하고 즐거웠다.

 

 

 

지금은 회사 신입이라면 다들 회식 가기 싫어한다지만, 저 때만 해도 회사 간다는 사람들은 다들 술을 즐기던 때라서 회식만 간다고 했음 상당히 좋아했다. 특히 어머니는 집에 가면 먹을 게 없는데 회식만 가면 다채로운 음식이 많고 무엇보다 정리할 필요가 없어서 너무 좋아했다고 ㅋㅋ 물론 어머니는 원체 활달한 성격이시다.

몇 해 전 나는 중학생 5명이 왕복 기차표 값과 만약을 대비한 몇 천 원을 들고 1주일간의 역사 탐방에 나선 TV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다. (...) 그런데 한번은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엘 가서 일을 해 주는데 주인이 점심은 물론이고, 2000원씩 돈도 주는 게 아닌가. 난생처음 돈을 벌어 돈을 벌어 본 아이들은 너무나 신이 나서 오후 내내 일하는 데에만 몰두하였다. 하는 수 없이 취재하던 담당 PD가 끼어들었다. 왜 여기까지 따라왔는지 잘 생각해 보라고.

(...) 이 사례의 아이들은 다행히도 제 갈길을 잃지 않고 해피 엔딩을 맞았지만, 살다 보면 본질이나 목표를 잃어버리고 전혀 다른 길로 흐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술 먹고 늦게 들어와서 생긴 부부 싸움이 엉뚱하게 시댁이나 처가 식구에 대한 불평으로 번져서 사태를 어렵게 만드는 일을 종종 보기도 한다. 

 

 

식당 사장님 자기 가게 매스컴에 홍보하려고 용쓴 게 보인다 ㅋ 그나저나 저 다큐멘터리도 결국 애들 착취한 게 아닌가. 무전여행같은 걸 찍고 싶었던 모양인데 애들을 저렇게 혹사해놓고 자기네들은 다큐멘터리 팔아 방송사에서 돈 따박따박 버는 거 아님? 지금같으면 상상도 못하는 짓거릴 하는구만.

스포츠 경기나 협상과 같이 상대편이 있는 경우에 주도권을 잡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주도권을 잡지 못한 채 끌려다니거나 떠밀리게 되면 그만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음을 우리는 익히 보아 알고 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도 그런 뜻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중간중간에 이런 과격한 말들이 많다; 그래서 무현산성 쌓으셨나()

나는 일이 될 수 있다며 담당자들을 격려하고, 일과를 마친 후 그들과 기분 좋게 소주잔을 기울였다.

2월에 국회가 열려서 바쁘게 쫓아다니다가 나는 문득 자율관리형 어업에 대한 설명회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 국회가 끝나자마자 속히 일정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마음에 비서관에게 물어봤더니 이번 주부터 벌써 담당자들끼리 설명회를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섭섭했지만 나보다 앞서서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해 나가는 공무원들을 보며 신뢰감을 느꼈다. 그들에게 뒤질세라 나는 국회를 마치자마자 부랴부랴 그 팀에 합류하여 군산, 동해, 울산, 통영 등을 돌아다니며 직접 설명도 하고 어업인들의 얘기도 들었다.

 

 

이 책에서는 현장을 책임져야 할 공무원들이 서서히 변화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내용에 군데군데 숨겨진 노무현의 열성이다. 화려한 겉치레들을 벗어던지고, 우선적으로 마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 좋아하는 그의 마음이 부하들에게 통했다고 본다.

 

나라웨어의 본부 게시판에는 해양수산부와 관련한 엄청난 정보가 들어가 있다. (...) 직원들의 학습 성과를 공유하기 위한 독후감방, 자기계발 보고방, 지식보트 학습방, 사이버 정책토론방 등도 말 그대로 성황리에 운영되었다.

 

독후감방 맘에 들어서 ㅎ 책에선 사랑처럼 정보도 나눌수록 커진다고 했지만, 정보를 나눌수록 사람들끼리 커뮤니케이션이 되서 정도 끈끈해지겠죠.

호주에서 오래 살다가 돌아온 분이 우리나라 공무원들의 소극적인 업무 자세를 비판하면서 내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 구체적으로 그분은 PC방 같은 곳에 방음 부스를 마련하여 인터넷으로 노래 평가를 받는 신종 사업을 생각했었는데, 노래방도 아니고 PC방도 아니기 때문에 부스를 설치할 수 없다고 해서 사업을 준비하다가 그만두었다고 했다.

 

 

이건 공무원들이 구실을 붙였을 뿐이지 이유는 있다고 본다. 방음 부스를 설치한다고 해도 그렇지 PC방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인간들 보면 어떤 방음이라도 뚫을 것 같더만; 차라리 노래방에 PC방 부스를 따로 놓는다 하면 모를까. 한국 사람들이니 게임하는 인간이나 노래 부르는 사람 중 한 명이 빡쳐서 분명 칼부림 났을 거임. 그리고 이런 말하는 인간은 십중팔구 지가 호주서 살고 왔던 적이 있다고 자랑하려는 의도임.

 

기억나는 짧은 만화가 있다. 사장이 회사 간부들을 모아 놓고서는 "여러분, 올해 우리 회사의 전략은 정직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니 간부 중 한 사람이 "기가 막힌 아이디어입니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반대편에 있는 다른 간부가 이렇게 말을 했다. "하지만 모험이 너무 지나친 거 아닙니까?"

 

그래도 난 진실을 말하는 게 낫다고 본다. 비록 그 때문에 죽음이 앞당겨지더라도 인생 어차피 죽게 되어 있다. 진실만 얘기하다 보면 그래도 내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고 사람들이 회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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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세트]지옥소녀 (전9권/완결)
에토 미유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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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하나가 지옥소녀의 존재로 인해 폭망한 이후 지옥소녀가 자중을 하려 하는지 아님 매체가 핸드폰으로 바뀌어서 시대에 적응을 하려는지 몰라도 약간씩 인물들의 모습이 바뀐다. 호네온나 들은 변함이 없으나 히메는 인형으로 바뀌었고, 그녀를 돌봐주는 소년의 정체가 여기서 밝혀진다. 어쨌거나 문제는 지옥소녀다. 그녀는 누군가가 지옥소녀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유즈키의 몸에서 생겨나 사람을 지옥에 보낸다. 그런데 이게 2기와 좀 다르다. 마을 근처에 지옥으로 흐르는 강이 있고, 지옥소녀는 자꾸 유즈키에게 지옥소녀가 되라고 부추긴다. 아무래도 2기에서 지옥에 보내는 사람의 수가 결정적으로 채워진 게 맞는 듯? 아무튼 마을이 지옥소녀로 인해 쑥대밭이 되는 걸 지켜보며 유즈키는 고통스러워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닫고 절망한다. 그러나 지옥소녀가 되라는 권유는 딱 잘라 거절하는데..

 

제작진 성교육 제대로 받아야 할 듯. 무슨 가정폭력 중인데 여자가 도망을 안 가니까 지도 가해자가 좋아서 거기 남아있는 거 아니냐니 닥쳐라 ㅋㅋ 저 여자가 운영하고 있는 가게 버리고 도망가서 대체 어디서 살 건데. 물론 남자애가 사적 감정을 담고 행동하고 있으니 그걸 지적하는 건 좋다. 그런데 경찰에 신고하는 방법이 있지 않느냐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아예 내버려두라고? 여성차별 심한 일본이라 하지만 너무한 거 아니냐(...) 나중에 유즈키가 특수한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성격이 그렇게 변했다는 게 밝혀지긴 하지만, 서비스 장면 많은 것도 그렇고 이건 감독 놈이 일남아니냐;. 그나마 가해자 놈의 코에 콘센트 꽂는 장면으로 위안을 삼긴 했지만 말이다.

근데 다음화에서도 이 문제의 소녀가 발암이다. 저 여자애가 본래 성격이 소심하긴 하다고 할까. 보통 콘서트에서 아이돌이 사라지면 납치 혹은 테러같은 일일텐데 모두 위험하다고 엎드리라고 큰 소리로 소리치면 되지 않나;; 딱히 거짓말하는 것도 아니고.. 전 화에서도 그랬지 하긴() 왜 지옥소녀가 매개체로 저 여자를 택했는지 왠지 알 것 같다.

 

8화는 잘 봤다. 결과적으론 지옥소녀를 불러서 해결했다지만 개는 엄청 스트레스 받겠다. 그래도 주인도 좀 사람이 자랑하려고 그러는 거면 장단 좀 맞춰줘야지 끝까지 허세부리려 그러냐. 개를 사랑해서 아무리 강아지 용품을 잘 사주면 뭐하냐 이웃집과 잘 지내야 하는데. 소통의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비극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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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 뽑은 고려 노래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
윤성현 지음, 원혜영 그림 / 현암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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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중에서

 

술 팔 집에 술을 사러 가니

그 집 아비가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말씀이 이 집 밖에 나고 들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만 술 바가지야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같이 허황된 것이 없다

 

 

이젠 다들 아시겠지만 사실 이런 노래 굉장히 좋아합니다(?) 노래 사이의 진한 술 냄새 ㅋㅋ

 

청산별곡은 예전에 노바소닉의 노래를 듣다가 알게 되었다. 그 때는 리듬이 좋아서 자주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온다 ㅋㅋ 시를 보자마자 머릿속에 자동재생이 되니 말이다. 하기사 CD 플레이어를 교복 속에 넣고 수업시간에까지 음악을 들었으니 머릿속에 박힐 수밖에. 그러고보니 그 때 이정현이 부른 단심가도 들었었다. 아마 어떤 곡의 인스트루멘탈 겸 삼은 짧은 노래였던 걸로 기억한다. 나중에 아무리 그 곡을 찾아봐도 없어서 아쉬웠다. 요즘엔 유튜브에 가면 언제든지 들을 수 있어서 좋지만. 그러고보면 이렇게 내 90년대 말을 장악했던 노래들 중 두 곡이나 고려 말과 조선 초기를 관통하고 있는데, 그 시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긴 하다. 요즘에는 이런 리메이크(?) 노래 어디 안 나오나. 트롯트도 유행하고 있다고 하고 어제 보니까 텔레비전에 제시도 나오던데 과감하게 이런 복고풍 좀.

 

페북에서 이런 이야기하다가 마야의 진달래꽃 이야기까지 나왔다 ㅋㅋ 오랜만에 복고풍 음악도 들어보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가려 뽑은~ 시리즈 중 한 권인 것 같은데, 다른 시리즈도 한 번 읽어보고 싶다. 개인적 소견이 짙으면서도 짧은 설명과 그림이 매우 적절했다고 본다. ​

 

관동별곡 중에서

 

안축

 

선유담 영랑호 신청동 속

푸른 연잎 같은 모래톱 푸른 옥 같은 묏부리 흐릿한 기운 십 리

향내 아득하고 안개 부슬부슬 내리는 유리 같은 물결

아 배 띄우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순채국과 농어회 은실처럼 가늘고 눈같이 희게 썰었네

아 양젖은 그 무엇하리오

 

설악 동쪽 낙산 서쪽 양양 풍경

강선정 상운정 남북으로 마주 섰네

붉은 봉황 붉은 난새 탄 아름다운 신선

아 다투어 거문고 타는 모습 그 어떠합니까

고양의 술꾼들 습욱의 연못가 집

아 사철 놀아 봅시다

 

 

관동별곡하면 정철만 생각했는데, 그냥 저 이름을 중심으로 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시를 짓는가 보다. 처음 알게 된 시인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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