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씨의 간단요리 2
쿠스미 마사유키 지음, 미즈사와 에츠코 그림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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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다시피 그렇게 복스럽게 먹진 않는 편이다. 만화에서는 주인공이 상당히 포동포동한 체형인데, 여기서 나오는 배우는 상당히 마른 편이다. 뼈밖에 없는 하나가 몸무게를 잰다고 부산을 떨 땐 실소했다(...) 아무리 남자들이 날씬한 여자를 좋아한다지만 너무 원작과의 갭이 큰 듯하다. 한편으로는 배우가 음식을 우물거리면서도 이걸 먹은 뒤 어떻게 살을 뺄지 고심하는 모습이 보이는 듯해 애처롭다.

 

그에 비해 맨 마지막 코너 즈보라메시를 진행하는 오소이 분은 무슨 요리를 해도 잘 먹어서 하나와 상당히 비교가 되는 편. 남자는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지만 여자는 그렇지 못한 사회의 성차별에 대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볼 수 있겠다. 보통 이 드라마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고독한 미식가와 비교하는데, 그 드라마의 주인공도 남자다;

하나씨는 주부이다. 남편이 단신부임하는 상황이라 집에 거의 들어오지 않는지라 마치 자취생처럼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정리는 거의 안 하는 편. 나는 청소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라서 저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친구에게서도 못 보는 편이다. 내가 다 정리하기 때문에 ㄷㄷㄷ 이건 아버지와 어머니 둘 다 군인 집안에서 태어나신지라 가족 유전인데, 특히 어머니가 정리정돈을 잘 하신다. TV에서 어느 가정을 비추는 걸 보면 실제로도 욕을 한바탕 하신다. 저 집은 여기도 정리 안 했고 저기도 정리 안 했고.. 나는 뭐 나와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TV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상관없다고 필사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지만. 아무튼 그렇게 어질러진 집에 누군가를 초대하는 건 도통 무리인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하나씨는 자신이 먹고 싶은 요리만 간단히 한다.

장 보기도 귀찮아하는 주부가 컨셉인지라 레시피대로라기보다는 그날그날 냉장고를 뒤져서 임시변통으로 요리를 하는 듯하다. 그러나 요리를 잘해서 그런지 조리기구는 꽤 실하다. 참고로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오븐토스터기는 한국에서도 판다. 거의 모든 조리가 가능한데, 요리 잘 하는 아는 언니가 저걸로 쿠키를 굽는 것도 본 적이 있다. 싸구려라서 모양은 안 나지만 꽤 실용적이라는 듯하다.

10화라서 짧다 생각될 수도 있지만 9화 중반에는 왜 하나가 아이를 낳고 싶다는 데에 그렇게 집착하는 지에 대한 반전도 나온다. 드라마적 성격으로도 훌륭한 작품이라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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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그래퍼 3 - 완결
곤조 지음, 토모조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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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주 가끔 종군기자가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애니메이션은 무려 주인공 자리까지 격상시킨다. 전쟁 속에서 그는 사람이 죽어가는 걸 우연히 찍은 적이 있다. 그로 인해 프로 자리까지 올랐지만, 국내의 정경유착을 촬영한다는 데에 환멸을 느끼는 중이었다. 그는 지하세계를 찍고 싶어했고, 고위인사층들의 클럽(뭔가 N번방이 생각난다.)에 잠입하던 중 자신이 사진 속에 담고 싶은 피사체를 본다. 그러나 그녀와 입맞춤을 하고 나서, 그는 카메라로 찍으면 그 대상이 부서지는 능력을 갖게 된다.

2. 한 소녀는 항상 어떤 아저씨와 입맞춤하는(...) 끔찍한 꿈을 꾼다. 그녀는 그것을 말 그대로 꿈이라 여겼으나, 점점 예뻐지는 그녀를 시기하기 시작한 계모(같은 친모)의 심각한 학대 등으로 인해 그 고난도 사실이 아닐까 여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카메라를 든 아저씨를 만나 그게 진실임을 확실시하고, 그녀는 아저씨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3. 구원을 원하는 여성, 딸을 괴롭히는 가족, 돈으로 뭐든지 살 수 있다 생각하는 인간들의 싸이코패스적 행위 등 이 애니메이션은 교훈적 메시지가 너무 명확하다. 일단 성인물인데도 페미니즘 애니메이션이란 것도 놀랍다. 하지만 그 때문에 줄거리와 캐릭터, 그리고 세계관은 선명히 잡힌다. 또한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다른 SF 애니메이션을 검색하게 되고, 몇 개를 건졌다. 보는 사람을 더 나아가게 하고 싶게 만드는 작품은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4. 근데 생각해보면 카구라 어머니도 애를 학대해서 그렇지 피해자이긴 한 듯. 애인도 못 만난 채로 애 낳았지 맘에도 없는 사람과 결혼했지 새 애인은 자꾸 애를 탐내지 어머니같이 섬기는 은사는 치매고 ㅡㅡ 생각해보면 카구라는 어차피 냅둬도 세상 일찍 뜰 거지만 카구라 어머니는 (애인만 없다면) 오래 살 것 같고 애초에 저 여자가 저 집을 떠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 ㄷ 하기사 새 애인을 너무 좋아하는 게 티가 나서 힘들 것 같긴 한데..

P.S 16화는 지금까지의 줄거리를 설명하는 편인데 이게 주인공이 그 동안 파괴한 것들의 비용을 환산하는 내용이다. 성인 애니메이션에 딱 적합한 방식이다. 그렇지만 왜 이렇게 이 애니는 악당에게도 사정이 있다는 얘길 하고 싶은 거냐. 변태아저씨가 로리에게만 친절한 게 무슨 사정이야 그냥 변태아저씨지. 그리고 정치인들은 그 클럽 나오려고 얼마나 해쳐먹었겠냐? 사랑은 돈으로 계산 못 한다는데 제작진들이 너무 주인공에게 박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이 주인공도 살짝 로리콘이지만, 그렇다고 적대시하기엔 맨날 적들에게 뚫리고 찔리고 눈 멀 위기에 처하고; 물론 내가 수염 달린 아재가 취향이라 편애하는 것도 있음(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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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죽어감에 답하다 - 죽음에 관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들에 답하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지음, 안진희 옮김 / 청미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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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병원 원내 목사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죽음과 같은 소식을 처음으로 전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유족이 고인의 죽음을 수용하도록 가장 잘 도울 수 있을까요?

나쁜 소식을 전하는 순간에는 유족이 죽음을 수용하도록 도울 수가 없습니다. (...) 그리고 신에게 따지고, 만약 필요하다면 신이나 의료진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게 내버려두십시오. 그들에게 브레이크를 걸지 마십시오. 분노에 찬 표현이나 욕설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지도 마십시오. 

 

 

우문현답. 지금은 목사 얘기지만 이거 못하는 의사 참 많더라. 심지어 기물파손하면 고소한다는 내용이 쓰여져 있는 종이를 진료실에 붙인 자도 있었음. 그런 글을 본다고 죽음이 선포된 환자가 진정될까 싶더만 역시나 잘 안 되는구만.

 

이 얘기는 처음 해보지만 거기서 일해본 지도 오래되었으니 괜찮겠지? 이 글 보시면 경악스러워 하시겠지만 말하지 않았습니까. 의사들 중 싸이코 많다고.

 

주로 환자에게 병을 가르쳐주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이 배배 꼬인 듯한 질문을 많이 한다. 내 페친을 검진한 의사들도 사실을 알려주지 않으려고 많이 그랬다 한다. 돌려돌려서 말하거나, 치료법이 없고 위험할 수도 있지만 괜찮을 거라거나, 정식 진단명을 알려주지 않거나 하는 식.

페친은 많은 정신과 의사-심지어 퀴어 프렌들리 한 곳의 의사들과도 문제가 있었던 사람이다. 일단 내과나 외과 전문의들은 그의 병은 희귀질환이라 했고 그 중에서도 여러 가지 희귀질환이 겹친 희귀케이스여서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문제는 정신과 의사가 오히려 상황을 부정하고 페친에게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라느니, 검사 결과가 다 괜찮을 거라느니 말했다는 점이다.

페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고 싶지만 십만명, 백만명에 한 명 꼴의 진단명과 합병증과 부작용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그 상황을 부정한다고 뭐가 달라지는지 모르겠다고 나에게 말했다.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위해서라도 과장된 공포와 당면한 실재적인 위협을 구분하게 해주고 현실을 인정하게 도와줘야지 왜 그걸 싹 다 부정적인 사고로 묶어 퉁치려 드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일단 자기계발 책같은 요소가 짙다. 이 책을 봄으로써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죽을지 혹은 자신의 죽음을 어떤 모습으로 받아들일지 생각할 수 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할 수도 있지만, 특히 시한부 환자나 치매 걸린 어르신들에 대한 사회복지사의 올바른 대처법이 잘 설명되어 있다. 죽음과 죽어감과 함께 적극 추천하는 책이다.

 

현재 저는 시력을 상실하고 있는 한 여성과 함께 일하고 있고 그녀는 부정의 단계에 있습니다. 의사는 아직 그녀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일까요?

 

그녀가 그 공포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해주세요. 그런 다음 그녀에게 오디오북, 맹인용 지팡이, 맹인 안내견, 시력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세요. 하지만 이것이 끔찍한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건 금물입니다.

 

 

이런 인간들 상당히 많다. 자폐걸린 사람 혹은 그 사람의 가족에게 '자폐는 옛날엔 아무것도 아니었어' 같은 말을 한다거나. 그 옛날 바보 형은 그럼 어떤 일을 당해왔었단 말인가. 앞으로의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식의 위로는 아무 도움도 안 되는데, 의외로 아직 흔하게 그런 말들이 나돌고 있더라.

환자들은 다양한 언어들을 이용하여 우리에게 자신의 욕구들을 전달할 수 있다. 매우 어린 환자들은 가령 그림이나 놀이 같은 '상징적 비음성 언어'를 이용하여 우리에게 '말을 한다'. 만약 어린 환자(이식용 신장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는 어린 환자)가 상상의 권총으로 몸이 많이 아픈 룸메이트를 쏜다면, 이 환자는 룸메이트가 빨리 죽어서 자신이 그의 신장 중 하나를 받으면 좋겠다는 다급한 욕구를 표현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부모님께 추천해드렸는데, 읽기가 너무 힘들다 하시더라. 자신도 저렇게 죽게 될 것이라 생각하니 슬프다 하시면서. 그러나 난 그것은 감정이입에 불과하다 생각한다. 이 책에선 불치병에 걸린 어린아이도 많이 등장한다.

말하지 않는 환자들도 있습니까? 이들은 우리 사회의 희생자들입니까?

 

예를 들어 어떤 여성은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몇 주 동안 병실에 혼자 누워 있었습니다. (...) 하지만 우리 병원의 음악치료사 중 한 명이 단순히 그녀의 병실에 들어가서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연주하자, 그녀가 갑자기 두 눈을 번쩍 뜬 후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서 모두들 깜짝 놀랐습니다. 노래를 다 부르고 나서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물었습니다. "도대체 이 노래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찬송가라는 걸 어떻게 알았나요?"

 

 

최근 의사가 적다고 하는데, 난 그렇다기보단 이런 분들이 국내에 심각하게 적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여성분 눈을 뜨셔서 정말 다행이다 ㅠ

 

환자가 혼수상태일 때 환자의 가족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당신은 가족이 계속 일상생활을 영위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젊은이들은 데이트를 하고, 영화를 보러 가고, 보통 때 하던 일들을 해야 합니다.

 

 

나도 찬성하는데 나는 쓸데없는 도움을 주기보단 괴로움에 빠진 사람들에게 할 일에 대해 일러주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건 화가 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평상시 하는 일을 완전히 망치면 더욱 분노가 마음을 잠식하게 된다. 집중이 안 되더라도 조금씩 할 일을 찾다보면 금방 마음이 가라앉게 된다.

 

 

자신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들여다보면 자기 자신의 죽음과 대면할 수 있을까요? (...)

 

우리가 자기 자신의 죽음과 대면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우리는 문학 작품이나 시를 읽을 수 있습니다. 또는 음악, 드라마, 미술 등 다양한 형식 안에서 우리에게 제시되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숙고해볼 수 있습니다. (...) 그리고 편안한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함께 모임을 만들어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자신만의 관점을 형성할 수도 있습니다. 종교는 훨씬 더 넓은 의미에서 죽음에 대해 숙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심이 깊은 사람은 삶의 의미, 그리고 당연히 죽음의 의미에 대해 숙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질문과 대답으로만 이루어져 있기에 이 책에는 기존의 죽음과 죽어감에는 없던 단점과 장점이 동시에 존재한다. 단점은 일단 위에서 말했듯이 쓸모없어 보이고 어떨 때 저자에 대한 인신공격이라고 할 수도 있는 질문이 많다는 것이다. 다행히 저자는 이런 질문들에 침착하고 세세하게 답한다. 장점은 돌발적인 질문으로 인해 기존 책엔 없던 의사로서의 철학이 저자의 입에서 직접 나온다는 점이다. 죽음과 죽어감을 더욱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책이다.

 

우리 사회의 양로원은 우리가 노인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슬플 만큼 여지없이 보여주는 공간이다. 우리는 노인들에게 주거지와 숙식을 제공하고 때때로 텔레비전과 수영장, 골프장, 댄스 시설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에게서 다른 사람을 돕고, 베풀고, 자신만의 고유한 서비스(즉, 그들이 수십 년동안 축적한 지혜와 경험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이건 지금도 다르지 않은 듯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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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는 내 이름을 알고 있다 12 - B애코믹스
오다기리 호타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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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원작 그림체 살리려고 노력한 느낌은 나는데 어.. 음... 아냐 애썼어....

유키는 고아원에서 지내면서 성년식을 앞두고 있는 학생이다. 친한 형이 있고 인기가 많지만, 친해지고 싶은데도 불구하고 자신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으로 인해 고민하는 중이다. 조금만 스쳐도 상대방의 과거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생각한 게 있음 대놓고 말하는 성격 때문에 미움을 사고마는 것이다. 성년이 되면 고아원에서 나와서 생활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불안도 있다. 그런 와중에 느닷없이 친형이라는 사람 타카시로가 찾아온다. 그는 유키의 피가 능력을 발휘하여 사람들을 구할 수 있으니 협력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능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그에게 시련을 주겠다는 그 태도가 영... 그렇다. 나중에 원작에서 반전이 밝혀지긴 하지만 난 처음부터 이 인간 별로 마음에 안 들었음. 아무튼 그 가문에 있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 때문에 타카시로를 말리지 않고, 오로지 가문에 포함되지 않는(그리고 유키에겐 전생의 연인인 듯한) 루카만이 유키를 그냥 놔두자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유키에게는 이미 와카미야 카나타라고 보육원에 맡겨진 첫날부터 줄곧 그를 챙겨준 사람이 있다. 그는 유키를 찾아와 끈질기게 자신에게 오라고 설득하고, 유키도 사실 카나타가 루카 다음으로 그를 챙겨주는 인물임을 알기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 누가 배신자는 루카인 것 같고 내 이름은 유키인 것 같다고 말하는데, 사실 유키의 마음이 카나타에 의해 엄청 흔들리는 걸 보면 난 배신자가 오히려 유키를 뜻하는 게 아니었나 생각된다. 루카가 전생의 유키로 변신한 듀라스 때문에 잠시 흔들린 적은 있으나, 유키가 카나타를 생각하는 마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원작에서도 유키가 과거를 잊기 위해 일부러 남자로 환생했다는 말이 잠깐 나왔던 걸 보면; 이 미묘한 삼각관계는 오히려 애니메이션에서 잘 표현되었다고 난 생각한다.

사실상 이 애니메이션을 일으켜준 건 성우들의 열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키'를 부르짖는 단어가 대부분인(...) 느끼한 대사들만 잘 참아 낸다면 스토리도 BL 삼각관계로서는 사라잔마이 다음으로 제법 탄탄한 편이다. 원작하고는 내용이 상당히 다르지만, 그 문제의 원작도 작가의 건강이 악화된 나머지 마지막에 허술한 결말을 내고 말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차라리 애니메이션을 보길 추천하는 바이다. (타카시로 결말까지는 가지 않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자세히 보면 충분히 그가 수상한 인물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BL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베드씬 같은 건 전혀 나오지 않으므로 성별 관계없이 퓨전 판타지로써 가볍게 즐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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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요미 1 - S 코믹스
마운틴 푸쿠이치 지음, 김동주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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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저런지는 모르겠는데 여자야구 시킬 때 일본은 항상 저런 반바지 반팔 입히더라. 다치지 않을까 좀 걱정되기도 하고 쩝. 그런데 실제 여자야구에서는 긴 바지와 긴 팔 언더셔츠를 입는다고 한다. 그러면 그렇지 ㅋ GL만화스러운 과장이라고 봐야 할 듯.

타마요미는 타마키와 요미가 밧데리를 짠 데서 시작한다. 그렇지만 '공을 읽는다'라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데서 이중적인 제목을 노렸다 본다.

보다보면 느끼겠지만 근육(특히 허벅지) 묘사가 절묘하여 누님파들은 좋아할거라 생각한다. 운동한 츠자들이라면 저정도 디테일은 묘사해줘야지 ㅎㅎ 진정성도 느껴지고 좋았다.

4화가 되어서야 다른 팀과의 경기가 시작된다. 일단 야구 전문용어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으므로, 이 작품을 보기 전에 다른 야구 관련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기초를 쌓고 오는 걸 추천한다. 다이아몬드 에이스같은 박력은 확실히 없지만, 그래도 시합이 꽤 유창하게 흘러가는 편이다. 쓸데없는 독백이나 회상씬이 없어서 좋았다. 이건 원작 버프겠지만, 무엇보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드립이 많이 나와서 재미있었다.

역시 아쉬웠던 건 그림체다. 무리하게 3D화를 시도해서인지 보기가 안타까울 정도로 작붕이 심하다. 일단 눈부터가 심하게 얼굴 가장자리에 쏠려 있고, 심지어 몸은 움직이는데 눈이 잘 못 따라가는 모습까지 보여 정말 경악스러웠다(...). 몇 화 지나면서 점점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아마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회사가 3D를 처음 제작해봐서 이런 오류들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 정말 서툴러서 그랬다면 2기가 나오면 좀 더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왠지 이대로 불발될 것 같다 흑흑.

 

P.S 전부터 생각하는 건데 이 애니 유달리 관객 매너가 안 좋네.. 일단 적편 선수라면 무작정 까대고 심지어 작전 짜는 애보고 왜 승부 안 하냐고 감독 보고도 나가라고 ㅋㅋ 아니 대체 작전을 안 짜면 경기를 어떻게 하라는 건데 승부만이 야구는 아니야 얘들아. 그게 다 여자 목소리이던데 이게 거슬리는 거 나만 그럽니까 ㅠ 원작에서만 이러는지 애니에서 상황을 추가한 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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