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 로마의 가장 위대한 적수
필립 프리먼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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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사가 런닝을 하고 있는 장면.

휙휙 지나가는 큰 사건들에 비해서 상당히 단순한 장면이지만 누군가가 클라리스의 뒤에서 달리는 듯하다가 사라지는 장면은 색다른 섬뜩함과 긴장감을 안겨다준다. FBI 동료들과는 말이 통하지 않고, 말을 섞은 범인들을 경우에 따라서는 죽여야 하는 클라리스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다.

드라마에서보다 더욱 심하게 선악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영화이다. 클라리사 빼고는 그 누구도 완벽한 선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다. 직속상사는 그녀에게 성추행을 가한 적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좌천당했는데 거기서 거물을 낚은 형사 파치는 한니발을 경찰서가 아닌 소소하게 복수하려는 부호에게 넘긴다. 문제의 그 부호는 처참한 몰골대로 한니발에게 끔찍한 짓을 하려고 하고.. 심지어 한니발이 클라리사를 구하려는 정의의 사도처럼 보일 정도이고, 실제로 한니발도 그렇게 보이려는 시도를 했다. 그 유명한 '뇌를 파서 뇌의 주인공에게 요리해 먹이는(그 유명한 뇌먹방 맞다. 근데 동물 뇌가 맛있긴 한가보다. 심지어 그 맛 더럽게 없다는 다람쥐나 토끼 고기도 뇌는 맛있다고 한다. 지방 함량이 많다나. 애니메이션에서는 골든 카무이에서 주인공 소녀가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실과 헷갈릴 수 있으니 이 영화와 같이 보지 말 것.)' 시도를 해서 오히려 클라리사의 분노를 샀지만 ㅋ

아무튼 양들의 침묵에서 일하는 결혼적령기 여성의 고충을 담았다면, 한니발에서는 나이가 들어서도 결혼을 하지 않고 일 열심히 하는 여성들의 고충을 담았다. 클라리사의 결혼을 걱정하는 흑심 많은 남자들의 모습을 2시간동안 지켜보려니 내 골이 다 아프다 ㅋㅋ 이제 영화 한니발 시리즈는 한니발 라이징 딱 하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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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셜 D 신장판 22
시게노 슈이치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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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에서는 주로 레이스와 남주의 앞날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이번에야말로 남주를 교육시켜 레이스 계열의 거물로 만들려는 타카하시 료스케의 이야기, 그리고 남주 아버지와 숙명의 라이벌이었다는 코가시와 켄의 아들이 남주에게 운명처럼 끌리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극장판이지만 2기의 후속담같은 내용이며, 친절하게 내용을 정리해주기는 하지만 이니셜D의 내용을 상세히 모른다면 역시 보기가 조금 난해한 편이다.

사실 그보다는 2기가 제법 중요한 내용인데, 주인공이 점점 자동차에 빠져들게 되고 무기(연애)와 멀어지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무기가 제법 충동적인 일을 크게 벌여서 그렇지, 사실 여자 내부의 갈등에 대해 의외로 잘 다루고 있는 편이다. 그 장면이 주인공의 심리적 충격과 맞닿아 제법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실연했다는 사실을 잊기 위해선 다른 일에 빠져들어야 한다. 결국 무기는 의도치 않았지만, 주인공이 레이서가 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만다.

생각해보면 1기 후반에 자동차를 사주겠다고 말한 무기는 나름대로 죄책감을 느끼고 '내가 이런 일을 한다는 걸 알아달라'는 제스처를 취했을 수도 있다. 일단 주인공을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하니, 정말로 자신이 자동차를 사준다면 주인공과 가까이 하게 되고 죄를 씻을 수 있다는 속셈일 수도 있고. 그러나 마음은 이해가 가도 명백히 주인공을 기둥서방으로 써먹겠다는 건 너무 큰 욕심이었음. 어쨌거나 주인공은 순둥이라서 아무것도 모르다 한 방 제대로 맞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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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히지 말아요, 나가토로 양 16 - S코믹스 S코믹스
나나시 지음, 박소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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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토로의 표정이 풍부해졌다.

이전 리뷰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지웠으나, 1기 리뷰에서 나가토로의 매콤한 맛이 줄어들고 남주인공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훈훈해지는 게 안타깝다고 하였다. 이 애니메이션은 딱히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SM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되었으며, 나가토로의 매도가 타카기 양에서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탓에 비교가 되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자영업도 10년을 채우지 못하는 시대이다. 시대가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이 작품이라고 해서 변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그리고 세계의 문제가 잘 풀리기는 커녕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는 추세라서,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풍기지는 않기 때문에 서브컬처에서라도 사람들은 위안을 찾는다. 어떻게 보면 타카기 양도 완결이 났으니 이 작품이 꽁냥대도 딱히 작풍이 겹치지는 않는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각자의 꿈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역시 1기 리뷰에서 이야기했지만, 이 작품은 찌질 남주를 존잘 여성이 아무 이유없이 좋아하는 그런 판타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갸루 분위기를 풍기던 나가토로가 남주의 응원 속에서 소싯적 포기했던 유도에 한 발짝씩 다가간다는 내용은 누가 보더라도 긍정적이다. 이들의 눈부신 모습은 남주나 혹은 여주에게 라이벌이 붙는 계기가 될만도 한데, 주변 사람들은 이들 커플을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을 보인다. 보는 사람마저 자신을 응원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기운이 나는 작품이니 한 번 정도는 시청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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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거인 34 - 완결
이사야마 하지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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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화염 속에선 그 대단한 리바이나 미카사도 폭풍 속에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드디어 '진격의 거인' 시청을 끝냈다. 원작은 진작 결말을 냈지만 난 처음부터 끝까지 애니메이션으로 본지라(그리고 그마저도 뒷북을 잘 치는지라) 이제야 최종화를 봤다. 2018년부터 꾸준히 봤는데 감회가 깊다.

스포를 약간 하자면 거인이 사람을 씹는다던가 하는 설정이 고어스럽긴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의 몸을 희생해가며 싸우는 작중 인물들의 눈빛이 더 섬뜩했다. 사실 “심장을 바쳐라”는 구호는 여느 소년만화의 열혈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특별한 건 그 심장을 물고 뜯고 씹는 사람의 잔혹함이다. 비장한 대사와 함께 거인을 향해 날아오른 병사가 결국 거인에게 붙잡혀 잡아먹히기 직전 겁에 질려 아빠를 찾으며 살려달라 울부짖는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자식도 버리고 아이들의 피로 손을 물들인 자가 다시 재회하게 된 자식을 껴안고 울부짖는다. 성벽 안에서 밖으로, 섬에서 대륙으로 전장이 넓어지는 동안 피아는 뒤집히고 선악은 뒤섞인다. 만화에서는 잘 표현 못한 것 같지만, 애니메이션 속 에렌의 선택이 최선인지 아님 최악인지에 대해선 아직도 분분하다(난 여전히 찌질하다고 보지만..).​

솔직히 끝내 납득할 수 없는 부분들은 있었다. 그런데 곱씹어본 결과 전쟁의 본질은 이런 게 아닐까 싶어서 생략하겠다. 전쟁이 일어난 원인? 누가 나쁘고 누가 옳은가? 이런 것들은 도저히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결국 전쟁이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둘 중 하나인 것이다.

물론 진격의 거인 더 파이널 1쿨에서도 설명했듯이 작가가 일본인이라는 것과 맞물려 "전쟁에선 다 피해자이니 전범이란 건 없다"는 군국주의적 관점으로 해석될 여지는 분명 있다. 하지만 이 애니의 특별함은 그것을 한번 더 틀어서 "전쟁에선 다 가해자다"라는 결론에 이른다는 점이다. 한국도 어느 나라에서는 전범인 경우가 있다.​

결론은 전쟁 자체의 본질과 비극에 대해 이 작품은 그리고 있다고 보는게 맞지 않나 싶다. 어느 나라에선 모 대통령이 전쟁에서 적국에 대해 맞서기는 커녕 다리 끊고 런한 경우가 실제로 존재하니 이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얼마나 허무맹랑하겠냐고 ㅋㅋ 한 나라에서도 주동자 따로 피해자 따로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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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록 23
노무라 유스케 지음, 카네시로 무네유키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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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매 좋은 두 주연 투 컷.

 

신이 말하는 대로 스토리 작가라서 기대하고 보았던 애니메이션이다. 한국 축구에서도 논란이 있었지만, 일본 축구도 그닥 발달이 없다고 인식을 하는가보다. 위기를 느낀 일본 축구 협회는 '에고이스트로 선수를 뽑아야 한다'는 니코란 사람의 발언에 일리가 있다고 느껴 축구를 제법 잘 하는 청소년들에게 일괄적으로 모이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청소년들이 간 곳은 블루 록이라는 감옥이다. 거기서 축구 선수로서의 생명을 걸고 서바이벌 시합을 벌이며 청소년들이 성장하는 내용이다. 다들 축구에 대한 자부심이 어느 정도 있고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보니 의외로 스토리는 경쾌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처음에 다리가 부러지는 등의 비상사태가 약간 생기지만, 이들은 놀랍도록 잘 적응한다. 특히 그 중에서도 적응을 잘하고 필드 상황에 대해 보는 눈이 있는 주인공이 블루 록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아이들과 치열한 승부를 벌인다.

 

블루 록은 청소년들의 오글거리는 대사로 유명하나, 실제로 내용을 보면 그렇게까지 오글거리는 편은 아니다. 축구 선수로 데뷔하고 싶다는 발악이 능력자들밖에 없는 자리에서 터져나왔다고 볼 때, 인물들의 대사는 처절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 밖에 이토시 린이라는 캐릭터가 어떤 일을 상당히 과장해서 생각하는 편인 듯하다. 2병이라고 하기엔 이미 선수로 활동 중인 형을 너무나 애증한다는 문제가;; 기타 레오와 나기라는 인물들이 서로 의존했다가 각기 이별(!)하여 축구 선수로서 독립하는 과정도 심상치 않은 BL요소였다. 목욕탕씬이 내가 본 어떤 남초 애니들 중에서도 최고였는데, 아직까지 보지는 않았지만 거의 프리와 맞먹지 않았을까 싶다. 대놓고 감상하면 애인이 질투할 수 있으니 주의(어느 성별이라 말하지 않았습니다. 애인이 새로운 취향에 눈뜰 수도 있습니다. ?). 이 정도의 대서비스라니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극장판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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