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상
이희재 / 미래미디어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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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캡처는 안 해놨지만 오렌지 극장판에서는 초반에 TVA에서 나왔던 음악과 함께 그동안 나호 일행이 카케루를 구하기 위해 벌였던 일이 편지와 함께 나온다. 그러나 상당히 뒤죽박죽 섞여있기 때문에 이 극장판만 본다면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를 것이다. TVA를 꼭 챙겨봐야 한단 소리다. 특히 친하게 굴면서도 은근히 철벽치던 카케루가 한눈을 팔던 일이라던가, 우유부단한 나호가 계속 카케루 옆을 빙빙 돌면서도 정작 중요한 말은 골든타임 때 한 마디도 못했던 일이라던가, 소꿉친구가 나호를 채갈지 말지 내적 갈등을 벌이던 건 한 컷도 안 나오기 때문에(...) 암적 요소이긴 하지만 그것들이 있어야 비로소 오렌지인걸(응?).

여기엔 실사랑 만화 리뷰는 안 남기겠지만 애니도 실사도 만화도 다 감동 그 자체이다. 특히 극장판에서는.. 스포라 생략하겠지만 스와는 진짜 멋진 놈이란 걸 보여준다. 진정한 승리자; 그 외에 TVA판과 좀 더 다른 건 배경 그림이 많이 등장한단 정도? 오렌지 TVA판에선 그래도 카케루가 주인공이니 스와에 대해선 잘린 얘기가 있는데, 극장판에서 다 공개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 나온 얘기대로라면 결국 스와가 카케루가 저지른 똥(...)을 나호와 함께 치운 건 물론이고 과거에 편지를 보내는 데선 거의 자기 혼자 했단 소린데 흠;; 아무리 후회 때문에 그렇다지만 얘 참 대단하다. 사실상 카케루에게 차이고 혼자 남겨진 나호가 그를 존경할 만은 하다. 근데 카케루처럼 막 좋아하진 않는 것 같아 ㅠㅠ 스와 볼 땐 막 카케루 생각하는 것처럼 눈동자가 안 떨려 젠장.

개인적으로 진짜 극장판까지 챙겨 보셨으면 하는 작품. (스와를 봐주세요 ㅠㅠ 인간으로서 이 정도면 불쌍해서라도 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카케루 ㅅㄲ 고맙게 생각하고 평생 스와 섬겨라 결혼했다고 연락 끊거나 절교하지 말고 ㅠㅠ) 호불호 갈릴 것 없고, 누구든지 감동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실사판은 보고 싶으면 보는 걸 추천한다. 스토리가 쪼금 다르게 전개되기 때문. 하지만 원작 줄거리 자체가 무리하지 않는 만큼, 잘 만든 실사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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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동전기 건담W Endless Waltz - 上 - AK Novel 신기동전기 건담W
스미사와 카츠유키 지음, 김정규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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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썬더볼트와 비슷한 내용으로 TVA판에서 엔딩내 버린 걸 '짠! 끝난 줄 알았지? 하지만 전쟁은 계속된다!'라고 하면서 열린 결말을 내버리는 내용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쿠테타와 가까운데, 아무리 민주적으로 당선된 대통령이 있다 해도 여주인공 도리안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는 데서 왠지 미얀마가 생각나는 데서 뭔가 씁쓸한 맛이 있다(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쿠테타를 일으키려 하는 장본인도 여성이다.). 평화가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지도자를 원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는 것이다. 하긴 여기 주인공은 성격상으로 봐도 정말 전쟁이 다 끝나버리면 취직할 곳이 없다. 풀메탈패닉의 소스케보다 더 심했음 심했지 덜 심하진 않아 ㅋ 짐작이 맞았는지 이 극장판에서도 1화부터 3화까지 신나게 와장창 쿵탕거린다. 은근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하기사 전쟁이 없어지고 완전 평화가 찾아와도 그냥 여주인공에게 정착해서 백수로 살면 괜찮을텐데; 그러고보니 이 영화에서도 뭔가 남주와 여주의 관계가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는다. 난 끝없는 왈츠라고 해서 얘네 둘이 춤추는 줄 알았더니 전쟁이 끝나지 않는단 비유였고; 배경이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해서 선물 주고받고 데이트하는 줄 알았더니 대량의 로봇 병기가 선물이라고 하고 앉았고 이게 뭐야;; 아무튼 끝까지 정말 여러모로 대단한 작품이다()

 

본지 시간도 좀 지났고, 이 애니에 워낙 등장하는 인물들이 많다보니 중요 인물과 그 단짝들 빼면 대체 누가 누군지 가물가물하다; 나처럼 나중에 극장판을 접할 사람은 거의 드물겠지만 아무튼 건담윙을 본 다음 바로 극장판을 보기로 하자. 시점도 그닥 지나지 않은 1년 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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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 건담 Mk-2 ver. 2.0 티탄즈 [5061579/0141924] (おもちゃ&ホビ-)
バンダ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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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건담의 미네바가 가짜였고 Z건담과 유니콘의 미네바가 동일인물이라 가정해서) 생각해보면 참 이런 공주를 옹호해줬다는 데서 유니콘 건담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독재도 문제이지만 남한테 자기 할 일을 떠맡긴다는 데서 최악이지 않나. 하만이(TV판에선 안 그런 거 같은데 여기서 보면 무슨 불안장애마냥 잠시도 가만 안 있고 모델 포즈 잡느라 정신없다 ㅋㅋ 감독이 의도한 듯.) 떠밀었긴 했지만 말이다. 감독은 끝까지 반대하지 결국엔 유니콘 건담이 잘 되어가니까 시시덕거리고 있고.. 결국 자본주의에 포섭되었다고 해야 할까 이이도 나이가 들었으니 결국 어쩔 수 없이 속물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 하긴 일본 국민들부터가 좀 이상하긴 하다. 나중엔 샤아 성우와 함께 지크 지온을 부르짖었다질 않나 하만 최애라고 하질 않나. 에반게리온 때도 아스카는 둘째치더라도 레이가 복제인간이라는 거 밝혀졌을 때조차 지가 좋아하는 게 둘째 레이인지 셋째 레이인지(...) 심지어 얘네들은 성격도 각기 다른 거 같던데 따져보지도 않고 모에 어쩌고하는 건 역시 크게 잘못되었어;; 여기서 분명히 말하는 데 내가 좋아하는 캐릭은 TV판 아스카이고 극장판 마지막 아스카는 안 좋아함(응?). 근데 정말 저기서 흥분하는 샤아 아즈나블이나 아닥하고 있는 브라이트 노아나 가식적이어서 웃음까지 나오는 장면인데 이 둘의 난봉꾼 모습이 다 짤리고 나서 저리 나오니 무슨 정의의 사도같이 보이지 않냐;; 아무리 건담 감독이 독재에 대해선 좀 유순하게 나가는 측면이 있다지만 이건 좀 많이 잘못된 편집인 듯. 특히 샤아에 대해선 무지 편애적. 레코아를 막 대하는 장면도 다 없애버리고 어쩌다 간혹 자세하게 대해주는 것만 나온다 와 속터져 ㅋㅋ 총알이 레코아의 어깨를 스쳤을 때 카미유만 걱정해주고 샤아는 아무 말도 없이 지나가는 정도로만 그의 레코아에 대한 무심함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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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시베 로한은 움직이지 않는다 1
아라키 히로히코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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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시 많은 얘기들 중 인상적인 스토리는 1화의 고해소였다. 진부하다고 할 수도 있을만한 소재이긴 하지만 내가 가톨릭 신자이다보니..

페친이 물어본 적이 있다. 고해소에 카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도 들어갈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이건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카톨릭 신자가 아닌 사람도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호기심이나 장난으로 하느님을 믿는 마음 없이 들어간다면 죄를 씻을 수는 없다고 본다. 어디까지나 이런 일은 개인의 양심에 달린 일이다. 너무나 힘든 일이 있어 문득 하느님에게 기도하고 싶어질 때, 그것도 아니라면 누구에게라도 얘기해서 죄를 털어놓고 후련해지고 싶어졌는데 전문가에게 얘기할 돈은 없다면 성당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그리고 이 고해소 덕분에 성당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지니, 역시 카톨릭은 모노가타리의 성지라고도 할 수 있겠다. 성경도 그렇고, 역사도 깊고. 다만 전등불이 켜져있는 곳(여기서는 커튼이 쳐져 있는 곳)은 신부의 방이니 유념하길 바란다(...) 이전에 어느 만화책에서도 남주가 아무것도 모른 채 장난으로 신부님의 방에 들어갔는데 여주가 대뜸 고해소에 들어가 비밀을 털어놓는 내용이 나온다. 그런 걸 보면 꽤 있었던 일인 듯.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격언은 사람을 죽인다는 내용의 액자 속 이야기가 등장한다(반전이 있으나 쓰지 않겠지만 맘에 들었다. 솔직히 똑같은 교훈이라면 기생충보다 이게 더 괜찮은 결말이 아닌가 싶다.). 이거 보면 또 노숙자들은 죽어야 한다느니 등등 막말하던 옛 지인들이 미쳐 날뛸 것 같다. 그러니 지하철에 우글거리는 닌겐들 다 죽이고 싶다느니 이딴 말 하지 말고 좀 순하게 살아ㅡㅡ 정말 주인공이 부자가 된 게 단순한 운인지 시험해보자는 귀신의 말이 아직도 귓속에 남는 것 같다. 죠죠 시리즈가 으레 그렇듯 어딘가에서 들어본 듯한 옛날 이야기를 토대로 하는 것 같지만, 시험에 뇌가 절여져서 뭐든지 시험으로 결정하자는 아이들이 많아진 이 시대에 정말 중요한 얘기인 듯하다. 응 그거 너네 부모님이 너네 뇌 돌아가라고 밥 먹여준 덕이야..

2. 큰 이야기는 주로 로한이 만화를 쓰기 위해 취재를 하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겪은 일들에 대한 것이다. 죠죠가 으레 그렇듯 전부 기괴한 이야기이다. 근데 로한이 딱히 그 기괴한 일을 겪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도 아니다. 정말 문자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지켜본다. 생각해보니 이 분은 죠타로의 편(?)을 들 때도 뭔가 민폐남 구석이 있었지; 무지 끈질기고 귀찮은 스탠드를 쓰는 건 물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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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 건담 Mk-2 ver. 2.0 티탄즈 [5061579/0141924] (おもちゃ&ホビ-)
バンダイ / 200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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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에서 비극적인 장면만 나오면 돌연 무섭게 그려지는 효과도 있겠지만, 이건 성우도 한 연기했다고 본다. 포우가 저렇게 머리를 잡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면 걱정이 됨과 동시에 공포스럽다 ㄷㄷ건담에서 여태 나왔던 강화인간 중에서 제일 아파보였던...

극장판에서는 그렇게 대놓고 등장하지는 않지만, 카미유는 빈번하게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무시받아왔다. 그가 소년이지만 엄연히 병사이고, 게다가 뉴타입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암암리에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특히 어른의 세계에 찌들어버린 아무로는 퍼스트 건담과 비교해볼 때 개탄스러울 정도다. 그렇게 볼 때 카미유를 좋아하는 여성들의 존재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소년병 이전의 카미유를 잘 기억하고 있고 전쟁이 끝났을 때도 그의 모든 것을 돌보는 화라는 존재, 그리고 그와 강렬한 감정을 서로 공유할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이자 그에게 전쟁의 참혹함을 알게 해준 강화인간 포우는 제타 건담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3탄에서도 사랑이라는 테마가 다시 한 번 더 존재하는 걸 봐도 감독이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을 제타 건담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고 싶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제타 건담을 건담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건 퍼스트 건담이지만, Z건담은 첫 작품을 뛰어넘다 못해 훨씬 고급스런 작품이 되었다.

그러나 포우의 희생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 약물이 뇌속까지 스며들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인데다, 티탄즈를 탈출하더라도 갈 곳 없는 전쟁 고아인 그녀는 결국 카미유를 우주에 자유롭게 풀어주는 대신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었다. 그러나 안 그래도 섬세한 성격인데 그 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카미유는 결국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게 되어 자신의 의사와는 거의 상관없이 화와 평생을 같이할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되어버린다. 그 둘이 전쟁 속에서도 어느 쪽의 편에도 속하지 않고 우주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엔딩은 없었을까. 그런데 생각해보니 건담 감독이다보니 그런 엔딩은 불가능해보인다(...) 뭐 그런 이유도 있지만 건담에서는 엔딩이 좋든 나쁘든간에 항상 여성은 남성의 배후에서 그를 밀어주는 역할밖에 맡지 못한다. 그나마 제타 건담이 괜찮은 이유는 여성들의 감정을 잘 읽는 편인 카미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극장판에서도 포우나 로자미아가 갑자기 죽어버리는 식으로 끝나버려서 결국 이들의 감정을 받아들이려 시도라도 해 봤던 카미유의 모습이 나오지 못했다. 게다가 카미유가 여자같은 자신의 이름을 얼마나 끔찍하게 싫어하는지에 대한 표현이 1부에서 짤렸으니 여기서 포우가 카미유란 이름을 멋있다 칭찬하니 카미유가 얼마나 감명깊게 느꼈는지도 전혀 표현이 안 되는 건 당연ㅡㅡ 이렇게 편집해 놓으면 그냥 카미유도 샤아처럼 아무에게나 흘리고 다니는 상 나쁜 놈으로 보이잖아;; 역시 극장판은 건담 시리즈 다 보고 그 다음 건담을 시청했던 추억을 되새기려 시청하는 이상을 기대하지 않는 게 정답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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