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 건담 Mk-2 ver. 2.0 티탄즈 [5061579/0141924] (おもちゃ&ホビ-)
バンダイ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건담에서 비극적인 장면만 나오면 돌연 무섭게 그려지는 효과도 있겠지만, 이건 성우도 한 연기했다고 본다. 포우가 저렇게 머리를 잡고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면 걱정이 됨과 동시에 공포스럽다 ㄷㄷ건담에서 여태 나왔던 강화인간 중에서 제일 아파보였던...

극장판에서는 그렇게 대놓고 등장하지는 않지만, 카미유는 빈번하게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무시받아왔다. 그가 소년이지만 엄연히 병사이고, 게다가 뉴타입의 자질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암암리에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특히 어른의 세계에 찌들어버린 아무로는 퍼스트 건담과 비교해볼 때 개탄스러울 정도다. 그렇게 볼 때 카미유를 좋아하는 여성들의 존재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소년병 이전의 카미유를 잘 기억하고 있고 전쟁이 끝났을 때도 그의 모든 것을 돌보는 화라는 존재, 그리고 그와 강렬한 감정을 서로 공유할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이자 그에게 전쟁의 참혹함을 알게 해준 강화인간 포우는 제타 건담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3탄에서도 사랑이라는 테마가 다시 한 번 더 존재하는 걸 봐도 감독이 전쟁 속에서 피어나는 감정을 제타 건담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고 싶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제타 건담을 건담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건 퍼스트 건담이지만, Z건담은 첫 작품을 뛰어넘다 못해 훨씬 고급스런 작품이 되었다.

그러나 포우의 희생은 아쉬운 측면이 있다. 약물이 뇌속까지 스며들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인데다, 티탄즈를 탈출하더라도 갈 곳 없는 전쟁 고아인 그녀는 결국 카미유를 우주에 자유롭게 풀어주는 대신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었다. 그러나 안 그래도 섬세한 성격인데 그 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카미유는 결국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게 되어 자신의 의사와는 거의 상관없이 화와 평생을 같이할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되어버린다. 그 둘이 전쟁 속에서도 어느 쪽의 편에도 속하지 않고 우주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엔딩은 없었을까. 그런데 생각해보니 건담 감독이다보니 그런 엔딩은 불가능해보인다(...) 뭐 그런 이유도 있지만 건담에서는 엔딩이 좋든 나쁘든간에 항상 여성은 남성의 배후에서 그를 밀어주는 역할밖에 맡지 못한다. 그나마 제타 건담이 괜찮은 이유는 여성들의 감정을 잘 읽는 편인 카미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극장판에서도 포우나 로자미아가 갑자기 죽어버리는 식으로 끝나버려서 결국 이들의 감정을 받아들이려 시도라도 해 봤던 카미유의 모습이 나오지 못했다. 게다가 카미유가 여자같은 자신의 이름을 얼마나 끔찍하게 싫어하는지에 대한 표현이 1부에서 짤렸으니 여기서 포우가 카미유란 이름을 멋있다 칭찬하니 카미유가 얼마나 감명깊게 느꼈는지도 전혀 표현이 안 되는 건 당연ㅡㅡ 이렇게 편집해 놓으면 그냥 카미유도 샤아처럼 아무에게나 흘리고 다니는 상 나쁜 놈으로 보이잖아;; 역시 극장판은 건담 시리즈 다 보고 그 다음 건담을 시청했던 추억을 되새기려 시청하는 이상을 기대하지 않는 게 정답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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