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잡식동물의 딜레마
마이클 폴란 지음, 조윤정 옮김 / 다른세상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돼지가 나 사랑한대.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엔 고기가 들어가게 되어있다.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무언가를 먹었다고 생각해도 자세히 보면 동물성 지방 정도는 항상 들어간다. 사실 우리는 '좀 과도하게 기름진' 식생활을 하는 셈이다. 나도 당장 내일 삼겹살 회식이 있다.

1. 애한테 육식의 선택을 강조하려면 돼지를 키워서 도축하는 장면까지 보여줬어야 했다. 인간은 '나와 친한', '내가 관심이 있는' 무언가에게 특별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선택을 종용했어야 했다. 실제로 일본의 초등학교에서는 그런 사례가 있다고 한다. 애들도 알 건 다 안다. 그래도 고기를 먹으면 그건 어쩔 수 없지.

2. 채식이 개인의 선택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우리가 잡식인 게 완전히 우리의 개인적 선택은 아닌 이상(ex/ 이유식 안 소고기) 채식 또한 완전한 선택은 아니다. 예를 들어 가족 중 하나가 채식주의자라던가.

3. 사람이던 동물이던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또한 모든 암컷은 불쌍하다...

4. 타협이란 무엇일까. 나는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음에도 고기를 먹으며 또한 맛있어서 좋아한다. 내가 기르는 개 앞에서 보신탕을 먹지 않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 우리 모두는 이 가축들의 아수라장 속에서 각자 어떻게 타협하면서 살아가는지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5. 유태인들이 독일군에 의해 학살당하는 것은 끔찍하다 여기면서 왜 동물들이 살처분 당하는 건 끔찍하다 여기지 않는지에 대해선, 그게 이데올로기와 정치의 무서움이라 말하고 싶다. 스트레스에 이어 트라우마까지 오는데도, 그것을 견뎌내는 건 무엇 때문인가. 군인에 대한 찬양은 어렸을 적 총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병역거부 또한 크리스천, 즉 공동체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6. 동물을 살릴 것인가 사람을 살릴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 나는 역으로 물어보고 싶다. 그 질문한 사람이 사람을 살리고 싶다면 그건 동족이라서 동족 편을 들기 위해 살리고 싶은 것인가, 아님 사람에게 만물의 영장이라는 힘이 있으니 힘 있는 쪽을 살리고 싶은 것인가.

7. "돼지가 나 사랑한대." 라고 할 때 사실 우리는 정말로 돼지가 사랑한다 직접적으로 말하는 걸 듣진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몸짓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 동물에게 감정이 있는지에 대해 책 한권 쓰는 대신 직접 그들을 보고 만지고 말을 거는 게 훨씬 낫다. 그러면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동물을 일종의 기계라고 생각하는 어느 철학자가 있다면 그야말로 그에겐 비극적인 일이다. 동물이, 자연이 말을 거는데도 못 알아듣는다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향
조정래 감독, 강하나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야. 짐승 너무 좋아하지 말라 켔다.

 

처음 검사를 받았을 때 '암 걸릴 수 있으니...' 몸 함부로 굴리지 말라는 듯한 의사의 꾸중에 울었고,
전 남자친구에게 전화해서 그 사실을 알리다가 그 녀석의 대답에 또 한번 더 울었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 상상에 맡긴다.

영화 리뷰를 쓰다가 뜬금없이 왠 자궁경부암 검진 이야기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우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자가 살다가 제일 잘 걸릴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질환이 자궁경부암 검진이고, 부인과 검진으로서는 처음으로 값을 감해주는 제도이다보니 홍보를 안 할 수가 없었다. 영화에서 보면 위안부 할머니도 부인과 검진을 받는다. 대사에서는 '제가 얼마나 살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했지만, 나는 그 질문이 (부인과 안에서 하는 질문이기 때문에 더더욱) 얼마나 용기를 내야 하고 수치심을 감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 과정'을 겪어본 모든 여성들이 그 장면을 보고 같은 생각을 하리라 생각한다. 단순히 이 영화가 위안부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하면서 엉엉 울었다면 크나큰 착각이다. 이것은 '모든' 여성들의 수치스러운 과거이다. 혹시 아직 겪어보지 않았다면 앞으로 좀 더 나이가 든 후에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미래의 일이다. 남자들에게는 미래의 여친과 부인과 딸들이 겪을 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제국의 위안부' 같은 웃기지도 않는 책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 여성차별적 정부에서는 말이다.

일단 자궁경부암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일단 남자는 부인 혹은 여친 혹은 딸을 이끌고 같이 검사를 받으러 가보라. 아니, 여성 혼자 가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대접을 받고 있다고? 그 산부인과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몸으로 한 번 느껴봐라. 검진을 받은 후 검진을 받았다고 남자여자 가릴 것 없이 주변에 다 말하고 다니면, 친구 관리에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의사들의 말은 절대로 믿지 마라. 이는 마치 정부의 '안전한' 방사능 피폭 수치와 같다. 이들은 아무리 봐도 심각하게 높은 방사능 피폭 수치는 안전하다 하면서, 살다가 생길 수도 있는 작은 혹덩어리 같은 것은 호들갑을 떨면서 당장 치료받아야 한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는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딱히 성관계가 문란해서 생기는 것도 아닌 듯하다. 이유는 저 위 그림에 있는 설명을 참조하라.

영화를 보다가 중반에 어떤 여자가 울면서 달려나갔다. 그 뒤를 어떤 남자가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뛰어가고 있었다. 난 그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다. 어째서 그 여자는 이 영화를 조용히 보지 못하고 뛰쳐나갔는가? 그저 슬퍼서 그러했는가, 아니면 무슨 다른 사정이 있는가?

 

P.S 1 필자가 레즈비언이라는 데에 문제있는 분들에 대해서. 동성애자는 에이즈 문제가 없다. 짐승과 교미한 인간들이 문제라는 사실은 이미 옛날에 밝혀졌다. 이성과 교미하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졌다. 요새 세상은 그래도 어느 정도는 적당히 평등해졌나 보다.

P.S 2 주역 여자애가 일본인이라는 데 문제있는 분들에 대해서. 신민의식도 문제가 있지만 난 일단 우리나라의 그 과한 나라사랑에 구역질이 치민다. 어느 팟캐스트에서 우리나라 평론가가 우리나라 소설가에게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서 소설을 쓰지 않는다며 아주 고귀한 잔소리를 해대는데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온다. 어차피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말해봤자 다들 강간당하거나 죽어나가는 얘기인데 뭐하러 애를 주역으로 내보내겠는가? 애가 정권에 찍힐까봐 두려우면 그 일본애는 극우한테 찍히는 게 안 두려울까? 뭐, 그런 이야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주 : 일반판 (2disc)
이준익 감독, 박정민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부끄러움을 아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부끄러움을 모르는 게 부끄러운 거야.

 

맨 오른쪽에 있는 분이 통일이 없으면 민주주의도 없다고 하신 문익환 목사님이다,

 북한이 무려 우리나라도 못 만드는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고 우리나라가 멋대로 싸드를 설치하겠다고 해서 온 국가가 뒤집어지고 군대에 비상이 난 이 시점에서 동주란 이 영화는 참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많이도 숨겨놓고 있다. 예를 들어 동주가 '서구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 이따위 나라에 눌려 있는 이 시대의 이 나라에서 문학을 하겠다고 나서는 내가 참 부끄럽다'라고 마지막에 말하고 있는 대사는 운동권에서 글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일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정지용 역으로 나와서 저런 인상적인 대사를 날리시는 분이 문익환 목사의 아들 문성근이다. 이 분도 사연이 참 많은 전 정치인.

 한명숙 건에 대해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치를 그만두고 한 3년 지나고 영화 3편 출연하시니 연기가 더욱 사는 느낌이다. 정지용에 대해선 시로만 접해봤지만, 그분을 만난다면 정말 가난하고 시인으로서 데뷔할 운도 지지리 없는 동주를 안타까워하는 눈으로 들여다보시면서도 아무 말씀도 안 하시고 곡주를 권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는데 너무 딱 들어맞았다 ㅋㅋㅋ 더불어민주당이 이런 인재를 놓쳤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야 5당을 합친다는 방안이 어디 그렇게 쉬웠겠는가? 하지만 나로서는 좋은 노릇이다. 우리나라엔 이런 부드러운 남자 연기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많지 않다.

 

 왜 인간은 다른 인간을 못살게 굴까?
 왜 괴롭힘당하는 인간이 항상 부끄러워해야 하는 걸까?
 왜 우리는 모든 걸 희생하면서도 모든 걸 다 해보지 못했다고 후회해야 할까?
 부끄러워하지 않는 자가 진정 부끄러워해야 하거늘, 열등감을 느끼는 자가 열등감 느끼지 않은 척하며 떳떳하게 고개를 쳐들고 다니지 못해야 하거늘...
 엔딩 크레디트가 너무 교과서에 나오는 연표 정리 같아서 부담 간다는 사람들이 있던데, 해방되기 6개월 전 나와 같은 29살에 옥중에서 사망한 윤동주의 생애를 강조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생각하라. 부담 가는 건 그냥 참아라. 시국이 그렇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게 아니겠는가. 사실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친일파들 다 국회의원이라는 벼슬자리에 앉혀놓고 뭘 잘했다고 그런 걸 가지고 멀쩡한 영화에 비평질이세요. (아주 약간 지루했던 건 사실이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루레이] 비포 선셋
리차드 링클레이터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전화 번호를 받아뒀어야 했는데..."
"맙소사. 내가 정말 멍청했어."
"난 자기 성도 몰랐어. 우린 두려웠던 거야. 맨날 연락하다가 서서히 식어갈까 봐."
"식을 틈이 없었지."

 

비포 선라이즈에서 책이 단골로 등장했다면 비포 선셋에서는 노래가 단골로 등장한다. Nina Simone의 곡 중에서 나는 I Put A Spell On You가 좋다. 영화 줄거리를 보니 가사로는 Feeling Good이지만.

꿈만 같은 순간이 찾아온다. 
첫사랑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썼더니 작가로 데뷔하여, 
프랑스로 진출하고 저자와의 대화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9년 전 그녀가 꿈처럼 서 있다.

 표정과 연기만으로 모든 걸 나타내는 이 배우들이 새삼 정말로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하루도 아니고 반나절 동안 나누는 그들의 대화는 머뭇거림이 전혀 없었다.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다 내뱉으려는 듯 엄청난 속도로 버벅거리면서 질주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사랑을 좀 거치고 지나가서 그런지 섹스 이야기에도 거침이 없다. 어디서부터 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거짓이고 어디서부터가 미화된 이야기인지 전혀 힌트를 주질 않는 영화이기 때문에 더욱 상상의 여지를 준다. 예를 들어 이렇다. 집안 배경도 가치관도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지만, 딱 세 가지가 같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대화는 술술 풀려간다. '그날' 전화번호를 서로 나누지 못한 걸 후회하면서도 내심으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서로 욕구 불만이다. (사실 이 점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욕구에 충실한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로 그런 삶을 살고 있을까?

 비행기가 출발할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의무감은 점점 더 가까워지며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남자의 미간에는 주름이 잡히기 시작했다. 상처로 인해 사람이 성숙해질까? 그것은 아마 성숙보다는 '늙어감'에 가깝지 않을까? 두려움은 결국 아무것도 행하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결국 두려움의 색을 바라게 한다. 더 이상 희망을 가지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람은 그날 그 장소에서 기다린 사람이 아니라 기다리지 않은 사람이었다. 결국 예전에 만나서 사랑한 적이 있던 사람과의 재회는 낭만적이다. 그러나 더할 나위 없이 복잡하기도 하다. 상대방의 불행에 슬프기도 하다. 혹은 상대방이 새로운 사랑을 하고 결실을 맺었다는 게 기쁘기도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상대방이 나보다 더 불행하다는 데에 위안을 느끼기도 한다. 혹은 상대방의 행복이 깨지길 내심 바라며 더할 나위 없는 분노와 질투를 느끼기도 한다. 사실 기다렸다고 그 사람을 더 사랑한 것도 아니고 기다리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람을 더 사랑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옛 애인이 침대에서 기타를 치고 차를 타 주면서 춤을 춘다. 
문득 곁눈질로 '자기, 비행기 놓치겠어.'라고 이야기한다.
단호히 일어나 돌아갈까, 그 집에 남아있을까, 내부의 격한 갈등과 선택의 순간.
그 누구도 그 상황이 오지 않고선 단호히 이쪽을 택하겠다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부자들 : 일반판 (3disc)
우민호 감독, 이경영 외 출연 / 비디오가게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차피 대중들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들 질 겁니다.'

 

조승우는 야당이나 노조를 한 번이라도 지지해봤던 사람이라면 모두가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것을 실행에 옮겼다. 내부자가 되어 권력의 중심을 한 번 엿보고, 이를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찍어 그 추악함을 세상에 유포시키는 것. 여자가 높으신 분에게 겁탈을 당해, 울분을 참지 못한 오빠가 높으신 분을 대뜸 주먹으로 한방에 때려눕혔다는 내용의 무성 흑백영화가 생각났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절대 실현 못할 내용이라는 것이다. 보수층들이 항상 내세우는 게 안온함과 안정이다. 사람은 그 유혹에 절대 벗어나지 못한다. 이 영화에서 권력층들은 성욕과 출세와 권력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그들이 이야기하려는 진실의 반쪽에 불과하다. 그들도 사람인데 매일 술자리를 갖고 여자랑 뒹구는 게 피곤할 때가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 대기자 같은 사람도 정치 깡패와 잠시 의형제 놀이를 벌이며 기분전환하려 했었겠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돌아봤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 내부에 들어가면 이후부터는 그 안에서 나오지 못한다. 괜히 중세 수도승들이 동굴로 들어가 신체를 훼손해가면서 수련을 했겠는가. 속세로 들어가서 중생들과 교감하면서 모두를 극락세계로 안내하겠다던 우리나라 불교의 현재 모양새를 보라.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을 보면서 속이 시원해지는 이유는 이 영화를 보는 모두가 본능적으로던 머릿속으로던 '아 저것은 도저히 실천하기 어렵겠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혹시라도 절대 따라 할 생각하지 마라. 추해진다. 자신이 김지하보다 더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하시던가.

 

 

하얀 슈트가 너무 잘 어울리시는 이병헌 님. 일본과 중국에서 광팬이 생겼다길래 도무지 이해를 못했는데 저 영화를 보고 나서야 비로소 짐작이 갔다. 아따 하얀 슈트 멋있네...

 (일부러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지만) 이병헌의 역할은 정치 깡패다. 우리나라에서 사실 조폭 들어갔다가 손가락 하나 잘려서 나오는 건 비일비재한 일이며 영화에서처럼 손목이 없어진 사람들도 꽤 많다. 정신병원에 입원될 뻔하고 애인 잃어버린 게 안타깝긴 해도 사실 꽤 싼값...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야당도 안 들어가려 하려나? 이거 무서워서 정치라도 하겠나, 아님 글이라도 쓰겠나 생각하면서

 

 

쓸데없이 이병헌 컷 한 번 더 올려본다. 슈트 간지라는 단어는 괜히 만들어진 단어가 아니구나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모에사하겠네.

 우리나라는 확실히 정치 과잉 맞다. 하지만 그 정치에라도 끼어들지 않으면 남들에게 개돼지 취급당한다. 그나마 그 대기자도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게 딱 둘 있었으니 바로 내부자와 키보드워리어다. 이빨 아픈 오징어를 끊임없이 씹다가 탁 뱉어버리는 냄비 같은 인간들로 나오지만 어쨌든 인간이다. 언제까지 이런 사람들에게 개돼지 취급당하면서 살 거냐. 투표 좀 하고, 세상에 대한 정보를 좀 모으라는 충고를 하고 싶다. 가급적 일베나 디시 같은 건 참고용으로만 보고, 여성 잡지나 홈쇼핑 같은 건 좀 그만 보고, 그 텅 빈 머리로 일반 민중들은 이름을 들어도 잘 모르는 시사잡지 같은 거라도 하나 좀 구독하고 다니란 말이다. 개돼지 취급받는데 분하지도 않는가? 편의점 아저씨가 영화를 보면서 지나친 비약이라고 하던데, 실제로 높으신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이야기한다. 요새는 주로 김무성이 망언을 자주 하던데 신문 한 쪼가리만 봐도 그 무리들이 얼마나 국민을 호구로 취급하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국정교과서 반대하는 사람의 99%가 좌파라는 글은 아주 유명하다. http://appzzang.ca/bbs/board.php?bo_table=anonymous&wr_id=80996 1%는 말 그대로 대한민국 1%의 부자들을 이야기하는 거지 별다른 의미는 없을 게다. 이 글을 읽는 당신들 그만큼 부잔가? 아버지 어머니 빽은 든든하신가? 우리나라 국민들은 참 너무 착해서 탈인 것 같다. 이런 글 읽고 속이 끓지도 않는 듯.

 

사실 난 정의를 한 번이라도 입에 담는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정의당에 계신 분들에게 미안하지만 난 거짓말은 잘 못하므로. 그러나 이 영화에서 나오는 사람들 거의 모두 정의라는 단어를 입에 담는다. 그나마 이 둘은 정직하다. 이병헌이 말하는 정의는 복수, 조승우가 말하는 정의는 검사로서 당당히 이름을 알리는 것,

 현실을 직시하고 나서는 행동에 옮겨야 한다. 정치 참여가 될 수도 있고, 세월호 같은 부당한 일에 대한 시위에 참여할 수도 있고, 환경보호운동에 나설 수도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이 개판이지만. 개판이라서 좋은 건 딱 하나 있다. 행동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개돼지가 되지 말고 인간이 되라. 물론 문제는 있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천성 진보 쪽에 가까운 성향을 보이는 영화이다. (보수층들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우리나라의 보수는 사실상 오만에 차 있으며 부를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아님 최소 남자가 군대 간 얘기를 하기 위해 만든 소모임이던가.)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몸으로던 마음으로던 진보 쪽으로 마음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 영화를 봤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다간 피해를 상당히 보게 될 우려는 있다. 나로 말하자면 운동권에서 한창 몸을 담고 있었을 때 덜미를 잡혀 벌금을 물은 적도 있었고, 블로그를 해킹당한 적도 있었으며, 심지어 페이스북에서도 협박을 받은 적이 있었다. 아직도 이런 글을 쓴다고 이런저런 피해를 많이 보고 있다. 하지만 난 돼지가 되기는 싫다. 그래서 활동을 하고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물론 행동하는 사람들 내부에서도 입으로는 정의감 어쩌고 하면서 육욕에 빠져 여자 혹은 남자를 탐하는 지저분한 것들은 꼭 있다. 그러나 결국 하고 싶은 것이던 하고 싶지 않은 것이든 간에 일은 뭘 해도 힘든 법이다.

 이 영화의 제목은 또한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정치생태계에 대해 다루고 있는 3시간짜리 긴 영화인데도 북한에 대한 언급은 딱 한 번 나온다. 북한이 정찰기로 우리나라를 염탐하고 수소폭탄을 만들고 있다는데 이들은 대체 왜 지네들끼리 싸우느라 저리 바쁠까? 이병헌과 조승우는 각각 정치 깡패와 검사이다. 결국 조승우는 변호사가 되었지만 뭘 해도 그들은 법에서 벗어날 수 없고 법은 정치에 의해 좌지우지되기 쉽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은 지랑 똑같은 인간만 공격하는 특유의 종특이 있다. 생각해보면 북한으로 올라가서 김정은 목을 칼로 딸 수고를 할 것도 없이 미사일도 개발되었고 버튼만 누르면 우리는 다 끝난다. '우리 전쟁하려면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해요'라고 백날 말해도 이놈의 남자들은 군대 얘기를 끝낼 기미가 없다. 마치 오른손이 없어져도 왼손으로 글을 쓰겠다는 대기자같이 그들은 총을 든 오른손을 잘라버려도 왼손으로 다시 총을 들 기세다. 그들이 지쳐서 닥칠 시기는 대체 언제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