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BL] 데카당스 1 [BL] 데카당스 1
사이키 / 비욘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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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보면 알겠지만 게임물이라고 볼 수 있다. 스토리는 그 세계관에서 살고 있는 NPC와 플레이어들의 이야기. 다만 거기서 살고 있는 실제 인간이었던 사람들이 지구가 망해서 게임 세계에 피신 왔다는 설정이라(왠지 여러모로 로빈후드라는 주식매매 사이트를 떠올리게 했다. 겉은 개미들이 자본가들에게서 돈을 벌어온다는 번드르르한 설정이지만 현실은...) 멋진 신세계나 1984같은 느낌이 난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점은 여자 주인공이 외팔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외팔이는 '심신이 건강하지 않다'는 이유로(왠지 소울이터 구절을 비꼰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녀는 트레이닝을 상당히 열심히 하는데도 매번 입대를 거부당한다. 기계 의수를 찼지만 그게 강철의 연금술사처럼 비주얼이 좋지도 않아서.. 천애고아로 보육원에서 자란 듯하니 빽이 없어서인지도 ㅠㅠ 요즘 사이보그 논란이 있던데 나는 매우 간단한 문제라 생각함.

이 주인공처럼 정말 부모고 뭐고 아무 빽도 없음 극복 못함.

 

좀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하가네의 에드워드는 아버지도 그렇고 옆집에 사는 여사친도 그렇고 빽이 그렇게 풍부했는데 왜 그렇게 틱틱댔을까 궁금함 ㅋㅋ 사춘기였니? 데카당스 의수처럼 막 손가락 세 개밖에 없고(중간에 다섯 손가락 달린 의수로 바뀌긴 한다.) 했으면 연금술사는커녕 군에 발도 들이지 못 했을 걸?

어쨌든 그 의수조차 그녀는 상당히 능숙하게 다루어낸다. 입대를 말리는 친구의 말처럼 하필이면 소년소녀를 외계인과 싸울 군대로 보낸다는 설정이 상당히 찝찝하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장애인이 이중으로 차별당하는 일상을 현실적으로 녹여내었고 그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주인공을 잘 표현해내서 좋았다. 이 애니에서 가장 좋은 건 목소리의 형태처럼 막 갑자기 여성 장애인이 그녀를 괴롭히는 가해자랑 사귀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장애인이 나오는 애니로 목소리의 형태를 추천하는 빻남들에게 목청높여 데카당스를 추천하기로 하자 젭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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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관총 16
NAOE 지음, 유유리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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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좀처럼 끊기지 않아서 아예 3화부터 6화까지는 날을 잡고 정주행했다. 그렇게 해도 전혀 지루함이 없었고 상당히 재미있었다.

타치바나는 남자같은 여자로 전투능력에 특화된(...) 여고생이다. 그녀는 하숙을 하게 되었지만 옆집의 불량배로 보이는 인물과 다투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소꿉친구가 호스트에게 돈을 뜯겼다는(사실 채였는데 그에 대한 악감정이 있다보니 제대로 얘기를 안 한 듯하다. 타치바나는 정의감이 넘치는데 그 친구의 도덕 수치가??) 정보를 접한 그녀는 호스트바에 난입한다. 그런데 소꿉친구를 담당했던 호스트는 전에 감정이 안 좋았던 옆집 불량배 마사무네였다. 그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금방 서바이벌 결전을 펼치게 되지만, 총알 수를 제대로 세지 못해 져버린 타치바나는 난동부리느라 가게 물건을 부순 빚을 갚기 위해 성별을 숨기고 마사무네가 운영하는 서바이벌 팀에 부원으로 끼는 알바 비슷한 일을 하게 된다.

줄거리를 보시면 알겠지만 90년대 로맨스 냄새가 풀풀 난다. 그 시절 남장여자가 성별 숨기고 역하렘 차리는 로맨스물 정말 많았지 크으.. 지금은 거의 전멸되어버린 장르인 걸 생각하면 정말 이 작품은 보배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이름은 잘못 지은 거 같지만; 그래 작품의 정성도를 보건대 서바이벌 게임을 더 표면에 드러내는 게 목적이었겠지만 로맨스물다운 부제라도 붙일 순 없었냐 ㅠ 물론 청춘도 있지만 난 햇빛 아래 뛰면서 땀흘리는 그런 장르인 줄 알았지..

약간 부자연스러운 면은 있다. 분명 호스트부에서 전투한 씬에 토이건건에서 여자가 들어오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타치바나가 급히 남자라고 둘러댔는데, 같이 서바이벌에 참가한 다른 팀원이 그 말을 한 번 더 했을 때 타치바나가 또 놀란다는 건 부자연스러운 설정이었다. 원작에선 어땠을지 궁금하다. 또한 원작과 비교해보니 로맨스 설정이 조금씩 생략된 점이 아쉽다. 분량 때문이었을까? (그래도 원작에서 마사무네가 NTR당하는;; 부분이 껄쩍지근했는데 없어서 다행이었다. 자세한 건 원작 30화 후반쯤에 있지만... 안 보는 걸 추천한다. 내가 다각관계 싫어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 취향을 버리고 보더라도 일단 이 커플은 애니메이션에서의 1:1 커플 관계가 더 좋았다.) 대신 마사무네가 다소 쿨해진다. 만화책에서는 타치바나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며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타치바나의 성별이 무엇이든 간에 그를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팀원 중 한 명인 유키무라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적으로 밝힌 바 있다.

P.S 뭐 연애물이긴 해도 남탕인 장르에 빠진 여자 덕후(특히 남자같이 생기거나 남자같은 성격이라 자주 오해를 받는)들의 이런저런 애로사항에 대해 잘 다룬 것 같다. 그렇다. 내가 타치바나의 고생에 대해 아주 마음 속 깊이 공감하고 있다 ㅠㅠ 처음엔 지 이름을 지가 불러대서 좀 재수없었는데 여자로 어필하려는 마지막 발악인 거 같아서 그것도 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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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두각시 서커스 완전판 15
후지타 카즈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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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 알고보니 삼각관계더라;; 스토리를 떠나 연애구도에서부터 벌써 심각하게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계속 힌트는 나오지만 설마했지..

굳이 단점부터 꼽자면 4화에서 애가 어떻게 저 높이에서 머리째로 떨어져서 밑에 있던 어떤 사람 머리와 부딪쳤는데 어케 살아있냐는 생각이 이 작품 끝날 때까지 계속 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우연의 요소에 기대는 장면도 심하게 많다.

말 그대로 꼭두각시를 가지고 전투하는 게 대부분이다. 높으신 분께 은을 입었다는 시로가네가 인형을 조종한다. 성우는 그 메구미이시다. 그래서 목소리가 좀 중후한 느낌은 있다. 이 분 요괴소년 호야에서도 활동하시더니 이런 옛날 원작 있는 작품들에 적극적으로 출연하시나보다.

 

대신 얘가 이러는 걸 보지 않는다. 사실 최종빌런이 '이성이 자기 사랑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로 인한 자기연민에 삐뚤어져서 자신의 모든 폭력에 끝없이 합리화를 해온 인물이라는 게 참 특이한 점이었다. 만화책으로 봤을 땐 일본만화 특유의 '전투 중 심리상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악당이 자신의 과오가 '상대와 동등한 관계를 추구하지 않아서'였다는 걸 깨닫는 과정은 지금까지도 꽤 잘 만든 부분으로 기억한다. 근데 안 나온다고 해서 아쉽진 않다. 이전에 무효와 로지의 뭐시기라는 작품에서 원작 그대로 살려서 주인공 찌찌 만지는 걸 다 살리는 걸 보니 심기 불편하더라() 일남스러운 단어 안 나와서 되려 편하게 볼 수 있었다.

남들은 오타쿠라 하지만 난 굳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원작에 그닥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본다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자, 그들은 크게 당황해했다. 그러나 맹수조련사가 맹수조련사인 이유가 이 작품의 주요 흐름에 큰 상관이 있는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원작자가 가위질했을 것이다. 시간을 들여 원작을 읽는 사람들을 대단하게 생각하지만, 리메이크는 리메이크대로 현대적인 맛이 있다. 가위질 좀 했다고 애니판이 재밌다는 사람을 무슨 역적놈처럼 취급하지 않았음 한다. 사실 난 감독도 성우도 그닥 따지지 않는다. 대부분은 오로지 재미만으로 작품을 평가하며,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는 특히 그러하다. 물론 내가 영상이나 그림보다는 텍스트를 더 좋아하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꼭두각시 서커스를 보고 싶은데 나처럼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리거나 시간이 별로 없는 사람은(아무튼 50권에 육박하니) 애니메이션을 보고 스토리 연결에 필요한 부분은 만화로 찾아 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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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Kana Hanazawa - Senryu Girl (센류소녀)(한글무자막)(Blu-ray)
Various Artists / Section 23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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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팝스의 단점이랍시고 인간들이 항상 지적질하는게 일상에서는 시적 표현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적 표현이라는 게 대체 뭘까? 한국에서는 문법에 맞춰 딱딱 한국 표준말 발음하고 그러나? 북엇국을 아직도 북어국이라 표기하는 사람은 그럼 시적 표현을 하고 있는 건가? 시적 표현은 시 써서 출세하려는 인간들이나 쓰는 말인가?

일상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힘들어 센류로 적는 걸 택한 소녀를 제법 가볍게 표현하고 있다. 8090년대 보드나 스케치북으로 대화하던 잡캐가 주인공으로 등극했다고 봐도 좋겠다. 반면 남주는 험악한 인상으로 인해 애초에 말을 거는 사람조차 잘 없어서 자신에 대해 제대로 어필하기 위해 센류를 선택했다. 그들이 서로 센류로 이야기하면서 사랑도 키워나가는 작품이다. 일상물과 로맨스라고 봐야 하겠다. 센류라고 해도 뭐 거창한 걸 밀고 나가진 않기 때문이다. 부장이 털털한 성격인 이유가 큰데, 그녀는 운율이 조금 틀리더라도 센류는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언뜻 보면 하상욱 시인 같은 분위기도 난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일상적으로 이렇게 간편하게 시를 지었다는 사실(...)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박사님도 엔딩에서 간단한 쿠키 영상으로 포켓몬을 소개한 뒤, 그 생물체의 특징과 관련된 시를 짓곤 했었다. 테니스의 왕자에서도 팬들에게 캐릭터와 관련된 시를 짓게 한 다음 상을 줬는데, '이누이는/ 거꾸로 써도/ 이누이' 같은 시들이 상을 받고는 했다. 작품을 창작하는 사람들에 이어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시를 읊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시를 읽는 게 언젠가부터 시인이란 직업을 얻거나 신춘문예에 당선되기 위해 공부하는 것으로 낙인찍혀버렸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P.S 12분 분량으로 짧은 것도 아쉽지만 제일 가는 단점은 7화에서 남주의 볍신같은 행동 때문에 분위기가 짠하게 식는다는 것이다. 남주와 우산 같이 쓰려고 센류소녀가 우산 없는 척하는데 남주는 혼자 모자를 뒤집어쓰더라? 부장이 날쌔게 우산 가져다주지만. 이 때 부장 정말 듬직하더라. 센류소녀 부장이랑 사귀어라 걍 ㅋㅋ 비 오는데 후드티를 벗어주진 않을 망정 후드티 쓴 걸 자랑하고 있냐 여자가 우산이 없다는데? 눈치 없는 게 아니라 저건 매너가 꽝인 것. 이거 재밌다고 나한테 추천한 한남ㅅㄲ 누군지 까먹어서 유감이다 절교해야 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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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의 마그멜 4
제년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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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지구에 새로운 토지가 생겨난다. 그 토지를 마그멜이라 부르는데, 그곳엔 온갖 신기한 식물들과 동물들이 산다.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은 자원을 얻기 위해, 혹은 탐험가가 되어 명성을 얻기 위해, 제각각의 사연을 품고 마그멜에 이주하거나 혹은 탐험을 하기 위해 마그멜로 떠난다. 그러나 자연의 무시무시함 앞에 탐험가들은 마그멜의 생물들에 의해 조종되거나 시체로 발견되기 일쑤다. 그들을 구조하는(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탐험가들의 시체치우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직업이 새로 생겼을 정도. 이들 중 이욘과 그의 로봇의 이야기이다. 한마디로 존나 꿈도 희망도 없는 스토리. 그러나 의외로 다른 중국 애니와 다르게 쓸데없이 교훈성을 마구 들이대지 않는게 참신했다. 탐험가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이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데, 부정적으로 그리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치더라도 전반적으로 인간에 대해 냉소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다. 1화 초반부터 헌터X헌터 주인공 팀 닮은 애가 나와서 원피스에서처럼 탐험왕이 되겠다 외치다가 괴수에게 얻어터져 죽는 걸 보면 아예 메타물을 노린 것 같기도 하다.

집에 매여있게 되도록 지배자가 세뇌시키는 것일 뿐이니 애완동물을 키우지도 TV매체에서 보지도 않겠다(라던가 성체가 되면 키우기 버겁다던가..)는 것도 그렇고 이 스토리작가는 철학이 시니컬한 면에서 대강 나와 비슷한 듯하다. 인기 없겠다 ㅋㅋ 그렇지만 잡학지식을 접하고 싶다면 이런 불편한 장르도 간혹 봐야 한다고 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SF라든가 메타물이라든가 비꼬는 장르들을 싫어하는 것 같은데, 넷플릭스같은 데서는 이미 헌트를 포함하여 그런 작품들을 많이 만들고 있으며 그런 걸 보며 사회적 메시지를 생각해보는 게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사실 이욘이 입은 제복이 좋아서 보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이것도 중국 작품이더라. 특히 제복의 연한 황토색 색깔이 예뻤다. 중국의 다른 모습은 다 싫지만 의복은 심플하고 좋은 것 같다(어쩌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패션 센스가 너무 거지같다보니 상대적으로 중국의 복장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캡쳐도 자연스럽게 이욘 중심으로 하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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