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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즈카 Kurozuka 6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노 이야기를 SF로 새롭게 창작했다고 하는데 주 내용은 의외로 전통적인 여성 뱀파이어물이다.
남주는 형에게 죽을 뻔하고 간신히 도망쳐나온다. 열이 높아 나을 때까지 묵을 작정으로 어느 집에 들어가는 데 여성이 있다. 그녀는 자신이 자는 방만은 엿보지 말라 한다. 이런 금기 스토리가 으레 그렇듯이 다음은 굳이 말 안해도 될듯. 여자 방 노크도 없이 보는 거 아닙니다.
쿠로즈카는 사실 여러 형태의 썰이 존재하는 민담이다. 말 그대로 썰인지라 제목만 '쿠로즈카'들이지 막상 모아놓으면 설정도 결말도 아주 제각각이다. 그리고 개연성이 매우 없기 때문에(예를 들어 주인공에 대한 사람들의 기묘한 충성심이라던가는 일본 전통 이야기들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가부키부!라는 작품 참조.) 탄탄한 스토리를 중시하는 한국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그냥 킬링타임으로 물 흐르듯이 감상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왜 한국인들은 그게 안 되는 것일까. 아무튼 그것이 소설화되고 노로 공연도 되고 또 만화화되고 이렇게 애니화까지 되면서 사람들에게 구전되는 게 상당히 특이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여기서 등장하는 벤케이도 쿠로의 시종처럼 나오지만 사실 여러 매체들에 잘 나오는 캐릭터다. 물론 페이트에서도 나온다; 나는 일본이 만화와 애니메이션 강국인 이유가 이 사골 우리기(...), 즉 모노가타리 정신이라 생각한다. 노는 우리나라의 판소리? 같은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일본 3대 예능으로 앞에서 말한 가부키와 분라쿠 외의 1개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선 창을 잃은 판소리가 소설로 정착하기도 했으나, 내용을 알 수 없게 된 것도 있다. 아무리 일제강점기가 지독했다고는 하지만, 작품을 소중히 생각하여 국민들 모두가 지켜내려 하지 못한 점은 분명 아쉽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이 문제의 장면 말인데(일단 심의삭제했다.) 소설의 삽화에선 훨씬 더 심각했다. 심지어 임산부를 이런 식으로 묶어 거꾸로 매달아놨는데, 배가 중력을 못 이겨 축 늘어진 모습까지 디테일하게 그려놨다. 그래서 왠만한 잔인성은 눈감아주던 일본마저 메이지 시대때는 발행금지 처분을 받았다고 하더라. 끔찍..
P.S 일단 결말은 어떻던간에 다 찝찝하다. 원작(만화책) 결말에선 쿠로가 몸을 되찾고(인조이지만) 여자가 쿠로처럼 몸이 찢긴다고 하는데.. 사실 1화에서 여자가 '우린 맺어질 수 없어요'라고 말하며 아쉬워했던 부분은 본심 아니었을까 싶다만 ㅠㅠ 역시 종이 달라서 그런지 몇 번을 윤회해도 정상적으로 사랑하는 건 불가능했던 모양이다.
P.S 2 진짜냐 ㅋ 진짜 이 애니 주인공보고 똥 들고 걸으라고 시킨 거냐?? 작품에서 똥 등장한 거 보는 건 오소마츠 씨 이후 처음인 듯. 그것도 3일치라고 친절하게 가르쳐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