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이를 읽는 듯˝아들 읽으라고 교실에서 가져온 책이다. 아들이 재미있게 읽길래 나도 읽어봤다. 저자가 이원수 님이라 더 호기심이 발동했다. 전부터 제목은 알고 있었더랬다.이야기의 배경은 6.25 전쟁 후 세검정이고 주인공은 민이라는 소년이다. 6.26 전쟁이 가져온 민중의 고통을 잘 이야기해 준 동화라 하면 ˝몽실이 ˝ 가 가장 먼저 생각났는데 이젠 ˝ 메아리 소년 ˝도 추가해야 할 듯.민이의 아버지는 정신병자다. 왜 정신병자가 되었냐하면 6.25 전쟁 때 애국하기 위해 인민군이었던 동생을 죽였기 때문이다. 애국하기 위해서 자신의 동생을 쏴죽여야 하는 상황이 전쟁이다. 아니 내가 살기 위해선 남을 죽여야 하는 게 바로 전쟁이다. 민이 담임은 그런 민이 아버지를 ˝슬픈 애국자 ˝라 하였다. 그 말이 참 한없이 슬프다. 그 말을 한 담임 선생님도 다음 날 부터 다시 볼 수 없을만큼 ˝반공 ˝을 최우선으로 하던 시대가 있었다. 아니 지금도 우리 부모님처럼 직접 전쟁을 겪은 세대는 반공이 최우선일지 모른다. 부모님 고향이 북한이었던 난 귀에 못이 박히도록 전쟁과 피난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민이가 그랬던 것처럼 수상한 사람 보면 간첩인가 의심부터 하고. 전쟁이 나면 어디에 숨을 건지부터 생각하고. ˝간첩신고는 113 ˝ 수도 없이 암기했다. 민이에게 공민(사회)선생이 ˝용공 ˝에 대해 물어본 것처럼 수업 시간에도 지금 학교폭력 예방교육 하듯이 반공교육을 시시때때로 했던 것 같다. 물론 그 당시 상황을 보면 철저한 반공교육이 필요한 면도 있었겠다 싶다. 하지만 그 전에 이 책처럼 ˝전쟁이 사람의 목숨을 잔인하게 앗아갈 뿐 아니라 사람의 정신을 얼마나 옭아 매고 병들게 하는지 ˝ 부터 가르쳤어야 하는 게 옳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책이 60년대 쓰여진 걸 볼 때 작가는 전쟁의 참상을 알려주고 싶었던 게 분명하다. 작가 자산도 전쟁 통에 두 자녀를 잃었다 하니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난 이 책 보며 간첩을 무서워하던 내 어린 시절과 전쟁세대인 우리 부모님의 피난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런데 6.25와 아무런 접점이 없는 요즘 아이들은 이런 책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하다. 부디 ˝ 전쟁은 절대 안 돼 ˝ 이런 생각을 가졌으면 좋으련만. 아들한테 살짝 물어봐야겠다.호국보훈의 달에 ˝메아리 소년 ˝내지는 ˝몽실이˝ 를 읽어주는 것도 좋은 계기 교육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