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장학 공개수업이 끝났다.

내 공개수업은 아침독서 10분을 알고부터는 항상 독서 수업이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6학년도 맡고 해서 토론 수업을 꼭 하고 싶었다.

토론 수업은 모 아니면 도인데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었다.


무슨 수업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터에 우연히  좋은 책을 만났다.

독서수업은 책을 잘 골라야 하는데  이 책을 만나게 되어 그 후론 일사천리로 풀렸다.

토론을 하고자 했던 내 의도와 딱 어울리는 책이라서 그 방향으로 수업 설계를 하였다.


<생각이 크는 인문학 시리즈 10편 생명>은 수업 아이디어를 준 귀인인 셈이다. 

책을 읽는 순간, 동물 복지에 대한 수업을 찬반 토론을 하면서 해 보면 좋겠다 싶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동물원을 재조명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더 의미 있을 듯했다.

마침 <슬픈 동물원>이란 꼭지가 있어서

' 아. 바로 이거구나! ' 했다.

누구나 한 번쯤 가 본 동물원.

동물원에서 동물쇼를 보고 박수치고 즐거워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동물원 이야기를 해 보는 것이다.

다른 각도에서 말이다.





도입부분에서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동영상을 시청하였다.

하나는 동물원에서 아주 행복(?) 하게 놀고 먹고 있는 아기 원숭이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조련사에게 학대를 받고 있는 물개의 모습이 담김 동영상이었다.

이 둘 중 어느 것이 동물원의 진짜 모습일까?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아이들은 둘째 번 동영상을 보고 많이 놀란 눈치다.

경기도 @@ 동물원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이라고 하니 더 놀란 듯하다. 


다음으로 

<슬픈 동물원>을 읽어줬다.

다 읽는데 10분 정도 걸렸다.

애들이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해서 그림책이 아닌데도 초집중하여 잘 들었다. 고맙게도 

동물원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동물원에서 사람 전시를 했다는 어마무시한 이야기까지...

듣는 울반 아이들이 진짜 놀라는 눈치다. 

왜 아니겠는가!

동물원이 이런 본질을 가지고 있다는 건 아마 처음 알았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도끼로 머리를 쾅 맞은 느낌이랄까.


책을 읽고나서

<동물원은 필요한가?>를 놓고 찬반토론을 벌였다.

지금까지 우린 동물원이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책에서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원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하여 동물원이 필요하다는 찬성팀과

동물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반대팀으로 나눠 찬반토론을 한다.

아이들을 임의의 두 그룹으로 나눠 찬반토론을 진행하였다.

혼자 하면 벅차고 부담스러우니 짝과 협력하여 2: 2 토론을 하게 하였다.

앞에 앉은 아이 2과 뒤에 앉은 아이 2이 서로 찬성과 반대로 나눠 열띤 토론을 하는 거다.


찬성과 반대는 제비뽑기로 결정한다.

미리 논제를 알려주고 찬성의 근거와 반대의 근거를 조사하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럼 또 부담이 되니 당일날 할 수 있는 거로 정했다.

더 깊이 있는 찬반토론을 하려면 미리 논제를 알려주고 미리 예습해오라고 하면 된다. 

근데 요즘 애들이 어른보다 더 바빠서 숙제 내주는 것도 미안시럽다. 

오늘 같은 경우는 반대 주장이 훨씬 근거를 찾기 쉬웠다.

왜?  책 내용이 반대 주장이었으니까 말이다.

반대로 찬성팀은 근거 찾기가 쉽지 않았을 테다.

(우리 곁에 늘 있어왔던 동물원이지만 막상 동물원이 있어야 하는 이유를 찾기란 쉽지 않은가 보다. )

그 말인 즉, 없어도 상관 없다는 말씀.

시간이 넉넉하면 찬반을 바꿔보는 것도 좋은데....시간 관계상 생략!!


수업 소감을 물어보니 나름 진지하게 이 수업을 받아들인 듯하여 기분이 좋다.

살면서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한번 쯤 이런 기회를 통해 재조명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 1시간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사고와 가치가 확 달라지진 않겠지만

앞으로 동물원을 가더라도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르게 동물을 바라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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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6-09-26 21: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동물원 반대에 한 표입니다~~

수퍼남매맘 2016-09-26 21:59   좋아요 1 | URL
저도 개인적으로 동물원 반대입니다.

2016-09-27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