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일어나 치과에 갈 준비를 했다.
드디어 지난 번 임플란트 수술한 부위 실밥을 푸는 날이었다.
내내 혀끝에 걸리적거렸는데 실밥 뽑고 나면 홀가분해지겠지!
5분 전에 치과에 도착!
간호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눴는데...
간호사 왈
" 선생님~ 오늘이 며칠이에요?" 물어보길래
" 5일요" 했다.
간호사가 씨익 웃으며
" 내일 오셔야 하는데..." 한다.
이건 뭐지?
난 오늘이 8월 5일인 줄 착각하고 내일 와야하는 걸 미리 온 거였다.
헐~ 치매는 아니고 더위 먹었나보다.
어제도 아들이 물어보길래 자신 있게 8월 4일이라고 하였는데.
폭염에 정신 줄을 놓았나 보다.
방학이라 집에 있으니 날짜 관념이 희미해진다.
게다가 연일 계속되는 폭염까지 더해져서.
학기 중에 애들이 꼭 오늘이 몇일이냐고 물어보곤 하였는데
그 심정을 알 것 같다.
오랜만에 외출인데 그냥 들어갈 수 없어
더위도 식힐 겸 별다방에 가서 뜨거운 커피와 블루베리 치즈케익을 먹었다.
아이스 커피는 마신 것 같지가 않아 에어컨 잘 나오는 카페에 오면
대부분 뜨거운 커피를 마시곤 한다.
오늘은 커피 맛이 탄 맛이 강했다.
블루베리 치즈케익은 블루베리가 듬뿍 올라가 있는 것은 좋았는데
너무 달고 니끼해서 절반이나 남겼다.
나올 때 혹시 포장되냐고 물어보니 된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별다방 1인석 자리는 항상 만석이다.
점심 시간 즈음이라 별로 붐빌 시간은 아니라
1인이 4인석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나중에는 자리가 모자랐다.
노트북 켜놓고 이어폰 끼고, 휴대폰 만지작 거리는 나홀로족이 정말 많았다.
여러 명 온 팀은 일찍 일어나는데
나홀로족은 정말 오랜 시간 앉아 있었다.
내가 오기 전부터 있던 사람들이
내가 나올 때까지 요지부동이었다.
그 후로도 몇 시간 있었을 듯.
날도 더우니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카페가 피서지인 듯하다.
옆 테이블에서는 수학 과외를 하고 있었다.
나온 김에 혼자 영화라도 볼까 싶었지만(지난 번 나만 부산행을 못 봐서 안타까웠다)
더워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 그냥 집에 가기로 결정.
혼자 밥 먹고, 혼자 커피까진 마시는데
혼자 영화보기는 아직도 낯설다.
버스 타러 가는 김에 알라딘 중고 서점에 들러 봤다.
마침 거기서 "수일이와 수일이"를 발견,
결말을 다 읽었다.
뒷 부분이 너무 엉성하게 급마무리 되어 실망했다.
이야기를 끝까지 긴장감 있고, 밀도 있게 끌어가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듯하다.
요즘 읽은 책 중에서 " 수요일의 아이, 쿠르트" 라는 일본 동화가 참 괜찮았다.
이 책 읽은 지도 며칠 지났는데 더워서 리뷰 쓰기도 잘 안 된다.
까먹기 전에 써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