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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접속 중 ㅣ 푸른숲 새싹 도서관 29
필립 드 케메테 글.그림, 이세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주말에 음악회를 가느라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을 타면 혹시나 책 읽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쭈욱 한번 돌아보는 버릇이 있다.
한 명도 없었다.
나는 무엇을 했냐고?
책을 안 가져가서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했다.
꼭 가방에 책 한 권씩 챙겨야 하는데...놓쳤다.
승객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스마트 폰으로 전자 책을 읽고 있을 수 있지 않냐고?
그럴 확률은 희박하다.
얼마 전 애플이 이런 발표를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애플 회사에 들어오고 싶으면 청소년기에 스마트폰을 하지 말아라. "
이런 내용이었던 듯하다.
이 말은 요지는 창의성을 갖고 싶다면 가급적 스마트 폰을 멀리하라는 것이 아닐런지.
완전 공감하는 내용이다.
스마트 폰에 점점 중독되어가는 딸래미를 보면 애플이 왜 이런 발표를 하였는지
이해가 저절로 된다.
우리 반 아이들한테도 공부시간에 이 말을 해줬더니
한 똘똘한 녀석이
" 선생님! 애플은 스마트 폰 만드는 회사인데 그런 말을 했단 말이에요?" 질문한다.
" 그러니까 정직한 거지요. 스마트 폰을 만드는 회사가 스마트 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청소년기에 얼마나 스마트폰이 악영향을 끼치는지 말해주는 증거잖아요"
라고 답해 줬다.
스마트폰 중독은 비단 청소년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어른도 속수무책으로 빠져든다.
이 그림책은 인터넷에 중독된 펭귄 아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극에 사는 펭귄 가족은 인터넷에 중독된 아빠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보통은 아이가 중독인데 펭귄네는 아빠가 중독이다.
아빠랑 함께 논 기억이 가물가물
밥상머리에서도 노상 아이스 북만 쳐다보는 아빠.
자나깨나 아이스 북(노트 북)에 매달려 있는 아빠 때문에
가족 간의 대화, 놀이, 나들이는 꿈도 꿀 수 없다.
아빠는 아이스 북 친구가 532명이라고 자랑을 해댄다.
그러면 뭐하냐고요? 위기의 순간, 아이스 북 친구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
인터넷에 빠져 아빠가 서 있던 얼음이 둥둥 떠내려가는 위험에 처하게 된다.
절체절명의 순간, 532명 중 누구도 펭귄 아빠를 구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아빠는 알고 있었을까!
물론 도움을 얻고자 아이스 북 친구 맺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서도.
아빠를 구해 준 것은 아이스 북 친구가 아니라
다름 아닌 북극곰이었다.
살아 돌아 온 아빠는 이제 아이스 북과 이별할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을 읽은 아이는 자신과 같은 아이가 아닌
어른 즉 아빠가 인터넷 중독이라는 사실이 매우 즐거울 듯하다.
일상에서는 대부분 인터넷과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고 야단 맞는게 아이인데
이 그림책은 역할이 바뀌었으니
신나지 않겠는가!
인터넷에 빠져 있는 펭귄 아빠의 무절제한 모습을 보며
자신도 그런 적이 없었던가 반성해 볼 수 도 있고 말이다.
일상에서 가장 이해 안 되는 것은
카페에 데이트 온 연인이
서로 대화를 하긴 커녕
각자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이다.
그럴 거면 왜 데이트를 하는지...
외식 가도 비슷한 풍경이 연출된다.
가족 넷이 식사하러 와서
넷이 따로따로 스마트 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어버렸다.
스마트 폰 즉 인터넷은 가족 간 또는 사람 간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주원인이 틀림 없다.
현실이 이렇다고 해서 가족의 유대감을 포기할 순 없는 노릇.
가족과 식사할 때는 대화에 집중하기.
스마트 기기는 시간을 정해 놓고 사용하기.
잠자기 전에는 스마트 기기 하지 않기.
할 수 있는 것부터 지금 당장 실천하고
가족 간의 대화를 되찾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