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의 마지막날이다.

출근 길에 보니 단단한 콘크리트를 뚫고 여린 민들레잎이 올라와있다.

정말 대단한 녀석들이다.

알록달록 꽃들이 서로 자기가 이쁘다며 뽐내듯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였다.

모처럼 내복을 벗고 얇은 옷차림을 했는데도 춥지 않은 완연한 봄날씨이다. ㅎㅎㅎ

기분이 아주 상쾌하다. 미세먼지가 없다면 더 좋을텐데 말이다.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딱 1시간 뿐이다.

대박이다.

1교시 국어 시간이었다.

교과서에 "헬렌 켈러" 가 쓴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란 글을 가지고 헬렌 켈러의 마음을 공부하는 내용이 나온다.

 

먼저 헬렌 켈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쏟아내는 브레인 스토밍을 돌아가며 해봤는데

헐~

2/3 이상의 아이들이 헬렌 켈러에 대한 배경 지식이 전무하였다.

그나마 알고 있는 아이가 말한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어릴 때 열병에 걸려 눈이 멀고, 귀가 멀고, 말을 못하게 되었다.

여동생이 하나 있다.

청각 장애인 중에 처음으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다.

여자이다.

 

6학년인데 너무 했다 싶다.

쓴소리를 좀했다.

"여러분이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 자각해야 합니다.

읽은 책보다 앞으로 읽어야 할 책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래도 헬렌 켈러의 전세계의 여성 중에 아주 유명한 인물인데

어찌 이리도 모르고 있었을까?

해마다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였을 거고,

여러 매체를 통해 헬렌 켈러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을 터인데 말이다.

 

가끔은 요즘 아이들이 예전 내가 학교 다닐 때보다

정말 배경 지식이 없구나 하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오늘 국어 시간이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헬렌 켈러"의 삶을 간추린 짧은 동영상을 함께 시청한 후,

교과서 본문을 읽었다. 본문 내용이 쉽지 않다.

읽는 데도 시간이 꽤 걸린다.

수업 종료종이 울려 끝까지 못 읽었다.

 

그녀의 삶을 어느 정도라도 알아야

왜 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란 글을 썼는지 알수 있지 않을까!

 

이와 연결지어

" 내가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상상해서 써오는 글쓰기"숙제를 내주려고 한다.

 

헬렌 켈러는 본문에서

" 저는 우리가 하루하루를 인생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훌륭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쓰고 있다.

그렇다.

이런 마음 자세로 산다면

지금보다 훨씬 감사가 넘치는 삶이 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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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1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4-02 1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4-01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퍼남매맘님 , 즐거운 저녁시간 되세요.^^

수퍼남매맘 2016-04-02 10:13   좋아요 1 | URL
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댓글 다네요.
서니데이 님,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