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시작 되기 전, 우리 반 아이 한 명이 연휴 때 시골 간다면서 이런 말을 한다.
마치 한 편의 꽁트 같아 적어본다.
" 선생님! 제가 이번에 산삼 뿌리 하나 가져올게요. 우리 할아버지가 산삼 캐러 다니시거든요"
이러는 거다.
" 할아버지가 심마니셔?" 묻자.
" 네~~" 그런다.
" 산삼? 그게 얼마나 귀한 건데... 선생님 안 먹어도 돼" 하자
여기저기서 자기들도 산삼 먹어봤다는 이상한(?) 말을 하며 교실이 왁자지껄해진다.
(도라지나 인삼 먹은 걸 산삼 먹었다고 하는 거 아님?)
산삼 말을 꺼낸 아이는
"아니예요. 산삼 뿌리 있으면 가져 올게요" 한다.
말 만 들어도 산삼을 먹은 듯하니 기운이 솟는다.
평소에도 이런 종류의 말을 해서 사람 기분을 업시켜주는 비타민 같은 아이이다.
가령 얼마 전에도
" 선생님! 4학년 때도 담임 선생님 해 주세요" 한다.
" 선생님은 절대 4학년 안 한다. 다른 선생님도 다양하게 만나봐야지. 그래도 그런 말 해줘서 고맙네 " 답해줬다.
그 아이에게서 "사람 기분 좋아지게 하는 화법"을 배운다.
이제 이 아름다운 아이들과도 4일 후면 헤어진다.
교실 칠판에 종업식을 기준으로 해서 D-4가 적혀있다.
남은 기간 동안 친구들과 사이 좋게, 선생님과 즐거운 시간 누리도록 하자구나.
체육 좋아하는 아이들이니 하루에 1시간씩은 체육을 해야겠군.
헤어지는 날, 어떤 책을 읽어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