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새 삼족오 - 신화 고구려 이야기 그림책
유다정 지음, 최용호 그림 / 창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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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반은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란 노래를 가지고 역사 공부를 하고 있다.

노래 속에 나온 인물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이야기식으로 역사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초반에는 여자 아이들이 굉장히 힘들어하였다.

몇 아이의 역사 배경 지식은 거의 고학년 수준인데

나머지 아이들은 배경 지식이 전무한 상태였다. 특히 여자아이들이 그랬다. 남녀차가 꽤 심하다.

어떻게 하면 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일까 궁리하다 이 그림책이 떠올랐다.

역사 관련 그림책을 읽어주면 없던 관심이 몽글몽글 생기기 않을까 싶었다.

역시 내 예상은 적중했다.

노래와 함께 역사 그림책을 읽어주니 역사에 별로 배경 지식도 없고 흥미 없던 아이들이 서서히 발동이 걸리기 시작하였다.

노래가사 암기도 힘들어 하던 아이들이 2절까지 완벽하게 암기했다. 

점점 더 아는 것이 많아지니 스스로 기뻐하는 것을 보고 나 또한 뿌듯하다. 


<태양의 새 삼족오>는 고구려 벽화에 자주 그려진 삼족오에 대한 탄생 설화를 새롭게 쓴 이야기이다.

내가 삼족오를 처음 들은 것은 아마 드라마 <주몽> 때문인 듯하다.

그에 비하면 우리 아이들은 겨우 10세에 삼족오에 대해 아는 것이니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삼족오"를 풀이하자면

세 개의 다리를 가진 까마귀라 할 수 있겠다.

왜 이 삼족오가 고구려를 상징하는 새가 되었을까?

자!  지금부터 저 먼 옛날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 보자.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하늘나무에 하늘닭이 살고 있었다.

하늘닭의 울음이 동쪽 뽕나무까지 닿으면 바다에서 해가 떠올랐고, 사람들은 부지런히 제 할 일을 하는 평화로운 시대였다.

어느 날, 서쪽에서 사람 얼굴을 한 부혜가 나타나기 전까진 그랬다.

부혜는 밤에만 활동을 하는데 " 부혜, 부혜, 부헤" 우는 소리가

사람들 귀에는 "싸워 싸워 싸워" 로 들렸다.

사람들은 밤에는 부혜 울음 소리에 싸우다

다시 해가 뜨면 평화로운 삶을 살곤 하였다.

부혜는 그게 싫었다.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며 서로 싸우길 바랐고, 자신이 어둠의 지배자가 되길 바랐다.

이를 안 하늘닭은 부혜를 저지하였고 이에 분노한 부혜는 호시탐탐 하늘닭을 없애려고 기회를 노렸다.

결국 부혜는 하늘닭의 눈을 할퀴고 하늘닭은 그만 저 아래로 추락하고 만다.

이제 부혜의 세상이 되었고 사람들은 " 부혜 부혜 부혜" 라는 소리를 듣고

부혜의 소원대로 서로 싸웠고

급기야 여기저기서 전쟁이 일어났다.


한편, 부혜에게 눈을 공격당한 하늘닭은 눈이 보이지 않아 몸을 가눌 수 없었으나

세상이 지옥으로 변한 것을 보고 온 힘을 다해 한 걸음 한 걸음 동쪽으로 나아갔다.

만신창이가 된 하늘닭을 다른 새들이 하늘나무 위로 올려주고

하늘닭은 도와달라고 하늘님을 향해 소원을 빈다.

이에 하늘은 황금빛 깃털과 함께 세 다리를 내려준다. 드디어 삼족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까마귀는 아니다.

다시 맞붙게 된 하늘닭과 부혜의 두 번 째 대결은 과연 어떻게 될지...


이 그림책을 다 읽어주고 삼족오를 따라그려 보자고 하니

아이들이 아주 즐겁게 따라 그렸다. 

심지어 자신의 일기장에 삼족오를 그린 아이도 있었다.

그림책의 힘은 참 위대하다.

얼마 전까지 고구려, 주몽, 삼족오에 대해 전혀 모르던 아이가

노래와 그림책을 통해 이 모든 것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3학년은 역사에 관심이 대부분 없고, 배경 지식도 전무한 시기이다.

하지만 그 중에는 스스로 역사관련 책을 찾아 읽고 어마어마한 지식을 갖고 있는 아이도 있다.

아이의 역사 배경지식 차이가 정말 엄청나다. 

초등학교 5학년 가서 역사 부분이 나오는데

그 때 가서 이 방대한 역사를 공부하려면 많이 힘들고

주먹구구식, 수박 겉핥기, 암기 위주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나도 수퍼남매를 키우고 있지만

엄마가 역사책 좀 읽어라 해도 엄마 말은 정말 죽어라 안 듣는다.

나도 두 아이 모두 실패한 케이스이다.

큰 애는 3학년 때쯤 삼국유사,삼국사기 그림책으로 역사에 대한 흥미를 높여보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작은 아이도 집에 역사관련 그림책이 진짜 넘쳐나는 데도 아직 데면데면이다. 

딸은 그나마 중2 때  좋은 국사 선생님 만나 즐겁게 배우고 있어 다행이다 싶고,

아들은 초4인데 이번 겨울 방학 때 역사 관련 책을 함께 공부하려고 한다.

내 경우처럼 부모가 아무리 권해줘도 아이들은 제 취향대로 독서를 한다.

부모니까 그런 듯하다. 

자기 취향대로 독서하는 게 나쁘진 않지만 두루두루 다양하게 읽었으면 하는 게 어른의 바람인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선생님 말을 잘 듣는 이 시기에 

교실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역사 공부를 하자하면

좀 달라진다. 왜 ? 선생님이 함께하자고 하니까.

어렵고 지루하지 않게 놀이식으로 하면 서서히 즐겁게 배울 수 있을 듯하다.

읽히고 싶은 책이 있다면 읽어주라는 말이 통한 듯하다.

역사공부도 그림책부터 한 걸음 나아가면 아이의 역사의식이 새싹처럼 파릇파릇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 역사는 지루하고 힘든 거야' 라는 선입견과 편견을  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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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11-13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아이들이 역사에 힘들어 한다는 소릴 간간이 들었어도 아이들 나름이 아닐까?싶었는데 저희 딸들 보니까 그럴 소지가 다분하더라구요
큰아들과 넘 다른~~ㅜ
그래서 좀 걱정이네요ㅡㅡ
이책은 한 번 찾아 읽혀야겠군요^^

수퍼남매맘 2015-11-13 19:28   좋아요 0 | URL
여자애들이 남자보다 역사에 관심이 늦게 찾아오더라고요.
고학년 가르칠 때도 역사 이야기 나오면 저랑 맞장구 치며 떠드는 아이는 대부분 남자애들이에요.
다른 것도 그렇지만
역사는 배경지식 차이가 엄청 많이 나더라고요.
이 시리즈 세 권인데 참 좋아요. 강추합니다.

2015-11-18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8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