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새싹 인물전 35
김은미 지음, 홍선주 그림 / 비룡소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장소는 남양주 마재.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자라고, 생을 마감한 곳이다.

실학 박물관도 구경하고, 다산 생가와 묘도 보고, 고구마도 캐고, 두부도 만들고 알찬 하루였다.


현장학습을 가기 전, 다산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가야 보고 느끼는 바가 있을 듯하여

새싹 인물전 <정약용>을 읽어줬다.

지난 번 혼자 읽어주다 머리가 핑핑 돈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나만큼 잘 읽어주는 여자 아이를 한 명 섭외하여 절반씩 읽어줬다.

훨씬 체력이 비축되어 좋았다.

이 아이는 내가 1학년 때도 담임한 아이인데 책을 아주 실감 나게 잘 읽어줘서

2년 전 그 때도 종종 나를 대신해서 책을 읽어주던 수제자이다.


남양주 마재에서 태어난 정약용은

어릴 때 홍역을 앓아 눈썹에 작은 흉터가 있었다고 한다.

그 모습이 마치 눈썹이 3개 인 듯해 보여 "삼미자" 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9살에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셨지만

자애로운 새어머니는 어린 나이에 어미를 잃은 약용을 친모처럼 잘 돌봤다고 한다.

정약용은 성균관에서 1등을 도맡아 하며 정조의 눈에 들었다고 한다.

정약용과 정조는 이 때부터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된다.

백성들의 노고를 덜어주고자 거중기를 개발하고,

배다리를 만드는 일은 물론이거니와

실학자답게 백성들이 잘 살 수 있는 있도록 여러 가지 방면에서 탐구하고 이를 알리고자 책을 펴냈다.

정조가 너무 총애한 탓이었을까!

정약용을 시기 질투하는 무리가 생겨나고 이들은 호시탐탐 그를 제거하려고 하였다.

마침 정약용 형을 비롯해 친척들이 천주교 신자인 것을 빌미로

정약용 또한 천주쟁이로 내몰려 모진 고문을 당하고, 강진으로 유배를 당한다.

형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은 강진으로 떠나는 날, 

형제는 이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까 싶은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한다. 


당파 싸움으로 혼란하던 시기에 태어난 정약용은

백성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과 함께 개혁 의지가 강한 정조를 도와 참 많은 일을 이룩하였다. 

무엇보다

강진에서 18년 귀양 생활 동안 

500여 권의 책을 썼다는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그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탐구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학자 중의 학자라고 할 수 있겠다.

인품 또한 훌륭해 보인다.

모함을 받아 유배를 왔으니 그 얼마나 원통하고 분하였을까!

나 같으면 억울해서 화 병으로 책이 손에 잡히질 않았을 듯하다.

정약용은 원통해하며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던 듯하다.

오로지 백성을 위하는 마음,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그 마음으로 학문 연구에만 몰두하였다.

그의 그런 온화한 인품 때문이었을까!

모진 고문과 오랜 유배생활에도 불구하고 75세로 장수하였다.

특이한 것은 회혼(결혼 60주년)을 맞이하여 가족과 제자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하였다는 것이다.

그런 축복을 받을 만한 큰 인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 실학 박물관을 구경하며

우리 반 아이들이 

"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어디 있어요?" 물어보자

안내하시는 분이 깜짝 놀라셨다.

"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하시자

" 우리 선생님이 가르쳐 주셨어요" 한다. ㅎㅎㅎ

역시 공부를 하고 가길 잘했다 싶다.

다산 생태 공원을 거닐면서도 다산의 일대기가 쭉 써져 있는데

우리 반은 어제 예습을 다한 거라 훨씬 이해를 잘했다.

책에 사회에서 배우는 여러 가지 지명도 나오고- 강진도 찾아봤다-

요즘 한창 상영하고 있는 영화 <사도>와 관련된 정조도 나오고 하니

여러모로 배경 지식이 넓어진 듯하다. 

이런 책은 혼자 읽는 것보다 부모나 교사가 배경 설명해 주면서 읽어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 

유적지로 현장학습을 갈 때는 이렇게 책을 한 번 함께 읽어보고 가는 게 훨씬 좋은 것 같다.


아! 책을 읽고 알게 된 정약용 호의 의미는 이렇다. 

"다산" 이란 호는 강진에 유배갔을 때 뒷산에 차 밭이 많아서 다산이라고 지은 것이란다.

"여유당" 이란 호는 벼슬을 관두고 마재 집으로 돌아왔을 때

다산 스스로 집이름을  "여유당" 이라 지었다고 한다.

"여유"라는 의미가 참 멋지다.

겨울에 살얼음판을 건너듯이 조심 또 조심하고 두려워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책을 읽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멋진 분이란 걸 알게 되었다.

사진을 보니 인상도 참 좋다. 고매한 인격이 보인다고 할까!


다산의 책 중에 가장 유명한  "목민심서"를 아직 읽어보지 못 했다.

외국에서도 관리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의 지침서로 정평이 나 있다고 하는데 말이다. 

언제가는 꼭 도전해 보리라. 

아이들과 어제 계산해 보니 18년 동안 500여 권을 책을 썼다면 평균적으로

한 달에 2권 정도 책을 쓴 셈이다. 

애들도 나도 놀랐다.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우리나라 성인 평균 독서량보다 더 높은 수치이다.

책 읽기 좋은 날들이다. 분발해야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실 2015-10-14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랑스러운 제 조상님이세요^^
그 당시 75세는 참으로 대단한 장수네요.
500여권을 집필하면서도 스트레스는 전혀 안받으셨나 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아이들이 얼마나 신났을까요?
흐뭇한 풍경입니다~~~~~

수퍼남매맘 2015-10-14 07:17   좋아요 0 | URL
어머나! 세실 님 조상이시군요. 자랑스러우시겠어요.
집필하면서 화와 스트레스를 삭히지 않았을까 저 혼자 짐작해 봅니다. ㅋㅋㅋ

날씨도 정말 좋고, 정약용 생가 쪽이 조용하고 고즈넉하니 참 좋더라고요.
현장학습 가면 바글바글 해서 제대로 구경 못 하는데 여긴 그렇지 않아 좋았어요.
그야말로 슬로 시티!!!

2015-10-14 0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14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