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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갭의 샘물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5
나탈리 배비트 지음, 최순희 옮김 / 대교출판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영원히 산다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이냐고?
이 책을 읽게 되면 자연스레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 우연히 트리갭의 샘물을 마시고 영생을 얻게 된 한 가족이 있다.
그 샘물을 마셨던 그 때 그 나이 그대로 하나도 늙지 않은 채 87년을 살고 있는 터크 가족이 주인공이다.
엄마인 매 터크가 10년 만에 두 아들을 만나기로 약속한 날,
세 가지 사건이 동시에 벌어진다.
그 하나는 매 터크가 두 아들을 만나러 트리갭을 향하여 떠난 것이고
둘째는 자존심 강한10살 아가씨 위니가 할머니와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집을 가출한 것이며
마지막은 이름 모를 키 큰 신사가 위니 포스터의 집을 배회하다 매 터크의 뮤직 박스 소리를 들은 것이다.
집을 가출한 위니가 생전 처음 가 본 숲 트리갭에서 샘물을 마시는 제시(터크의 아들)를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위니는 자신도 목이 마르다며 그 물을 마시겠다고 하는데 제시는 극구 만류한다.
실은 그 샘물은 보통 샘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시는 순간, 죽지 않고 10살 그대로 영원히 살게 되는 신비의 샘물이었던 게다.
제시는 위니에게 그 물을 먹어선 안 된다고 만류하지만 계속 고집을 부린다.
때마침 아들을 마중나왔던 매가 이 상황을 보고, 위니를 들어올려 말에 태운 채 자신들의 거처로 데려가게 된다.
이 상황은 얼핏 보면 어떤 뚱뚱한 아줌마와 두 아들이 작당하여 부잣집 아가씨를 납치한 것처럼 보여진다.
이 모든 것을 숨어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얼마 전 위니 포스터 집을 배회하던 그 키 큰 신사이다.
뜻하지 않게 10살짜리 여자 아이를 납치해 버린 터크 가족은 위니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바로 영생을 얻게 된 이야기 말이다.
위니는 순박해보이고 착해 보이는 그들의 이야기를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다.
하지만 어쩐지 이 가족이 마음에 든다.
그런데 터크 가족의 비밀을 알아버린 키 큰 신사가 문제였다.
신사는 포스터 집을 찾아가 이 모든 것을 죄다 말하고, 터크 가족을 납치범으로 몰아부친다.
그의 꿍꿍이는 트리갭을 손에 넣어 영생을 얻게 하는 그 샘물을 비싼 값에 파는 것이었다.
영생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면 사람들이 앞다투어 샘물을 마시겠다고 아우성을 칠 텐데...
모든 사람들이 죽지 않고 이대로 영원히 살아간다면 과연 아름다운 세상이 될까!
과연 그 각자는 영생을 얻어 행복할까!
독자는 터크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연스레
영원히 사는 것이 축복일까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터크 가족조차 이 부분에 있어서는 각자 생각이 달라 보인다.
위니가 처음 만나 반했던 제시는 그냥 영생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한 마디로 자유로운 영혼이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위니에게 17살이 되면 샘물을 마시고 그 때 만나 영원히 함께하자고 프로포즈를 하는 유쾌한 캐릭터이다.
엄마 매 터크는 지금 죽든 영원히 살든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자는 입장이다.
아빠는 모든 것은 태어나고, 자라고, 성장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대자연의 섭리에서 자신의 가족이 벗어나 이렇게 영생하는 것을 아주 힘들어하는 캐릭터이다.
그렇담 나는 어떤 입장인가?
교사독서모임에서 어떤 후배가 이 책을 추천해서 읽게 되었다.
후배가 반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기 전 물어봤다고 한다.
" 영원히 산다면 어떨까요?" 했더니
아이들이 100%
" 좋아요. 행복해요" 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이 책의 줄거리를 다 들려주고 난 후 다시 질문을 했더니
생각이 바뀐 아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좋은 책은 그런 힘이 있다.
나도 이 책을 보면서 다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영원히 이대로 죽지 않고 산다는 것은 축복일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태어나고, 자라고, 변하고, 때가 되면 생을 마감하는 게 행복한 삶이며 그게 축복인 듯하다.
아들에게 살짝 물어봤다.
이대로 계속 산다면 쭈욱 공부해야 하니까 싫단다. 그렇군!!!
학생들은 공부가 지겨워서 절대 트리갭의 샘물을 마시진 않을 듯하다. ㅋㅋㅋ
과연 위니는 17살이 되어 제시가 준 그 샘물을 마시고 영생을 얻었을까? 궁금하면 책장을 펼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