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면 한글날입니다.

다시 한글날이 공휴일로 지정된 게 바로 작년부터이지요.

한글날에 또 한 번 마음에 새겨볼 인물이 있네요.

3학년 국어 교과서에 나온 "훈맹정음"을 만든 박두성이란 인물이 그 주인공입니다.

 

훈맹정음이라?

훈민정음이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면

훈맹정음은 맹인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 할 수 있습니다.

박두성은 일제강점기 때 맹인을 위해 한글 점자를 만들어 배포한 인물입니다.

저도 국어 교과서에 나와서 박두성이란 인물에 대해 이제서야 알게 되었네요.

프랑스 사람 루이 브라이가 지금 통용되고 있는 6점 점자를 만든 것은 책을 통해 알았지만

한글 점자를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 하지도 않았던 제 자신이 참 부끄러웠습니다.

루이 브라이는 본인 스스로가 시각 장애인이어서 누구보다 시각장애인의 비통함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눈만 안 보일 뿐 그들은 비장애인처럼  동등하게  읽고 쓰고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  점자를 개발하는데 전 일생을 바쳤습니다.

반면 박두성은 시각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박두성은 맹인학교의 교사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제자를 보면서 세종대왕이 백성에게 가졌던 그 측은지심을 느꼈습니다.

그 마음으로 맹인이 읽고 쓸 수 있는 한글 점자를 만드는 데 일생을 헌신하였습니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훈맹정음"이라고 하니

시각장애인에게 있어서 박두성은 세종대왕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제 핸드 크림을 하나 사러 매장에 갔습니다.

함께 구경하던 딸이

" 엄마, 이거 점자로 되어 있다" 하길래 살펴보니 화장품 용기 뚜껑에 점자가 있었습니다.

순간

' 이 브랜드 마음이 참 예쁘다' 생각되었습니다.

이렇게 점자로 되어 있지 않은 이상, 무슨 제품인지 모르고 헷갈릴 수 있을텐데

이런 것 하나까지 배려한 그 마음에 신뢰가 갔습니다.


<점자로 세상을 열다>의 저자 이미경 작가는 

갑자기 아들이 가까이 있는 사물이 잘 안 보인다고 하여

아들과 함께 점자를 배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각장애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런저런 불편 사항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박두성 선생님이 살았던 시대에 비하면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많이 좋아지긴 하였지만

아직도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러다 

한글 점자를 만든 박두성이란 인물을 알게 되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린이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잊혀질 뻔한 인물의 이야기를 이렇게 결 좋은 이야기로 만들어줘서 말입니다.

작가의 아들이 갑자기 당한 황망한 일 때문에 작가가 점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처럼

우린 이 책을 통해 한글 점자를 만든 박두성 선생과 시각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될 거라 믿습니다. 

저도 이제 박두성 선생님을 알게 되었으니

매년 한글날이 되면, 세종대왕 뿐 아니라 박두성 선생님 이야기도 꼭 들려주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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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6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06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5-10-07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훈맹정음...제목만 보고는 패러디라 생각했는데......
박두성님이 한글 점자를 만드신 훌륭한 분이군요.

수퍼남매맘 2015-10-08 10:32   좋아요 0 | URL
시각장애인에게 세종대왕 같은 분이라고 할 수 있지요.
박두성 선생님에 대해 널리 알려야 할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