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빤쓰 ㅣ 키다리 그림책 31
박종채 글.그림 / 키다리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난닝구와 빤쓰 바람의 아이가 목에 빨간 보자기를 슈퍼맨처럼 두르고 강아지와 함께 하늘을 날고 있다.
보름달이 휘어청 뜬 밤에 말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철수는 아홉살이며 7형제 중의 막내이다.
막내라서 맛있는 반찬도 못 먹기 일쑤고
학용품부터 시작해서 거의 모든 물건을 물려받는다.
내일은 신체검사가 있는 날,
다라이에 물을 가득 받아 목욕을 오랜만에 한다.
신체검사 날이다.
선생님은 "빤쓰만 남기고 모두 벗어"라고 말한다.
그 말에 동철이가 쭈볐댄다.
노 빤쓰란다. 바지 입고 하라고 허락하신다.
" 선생님 저도 바지 입고 하면 안 돼요?" 철수도 한 번 애원해 보지만
"꾀 부리지 마" 라는
선생님의 호통만 돌아온다.
아이들이 하나둘 빤쓰차림이 되자 철수도 용기를 내어 바지를 벗는다.
그 때 날아오는 아이들의 비웃음과 놀리는 소리....
철수 빤쓰에 빨간 리본이 달렸던 거다.
집에 오는 걸음이 천근만근이다.
엄마한테 괜히 짜증을 부리고 학교 가기 싫다고 떼를 쓴다.
다음 날, 엄마는 철수에게 강아지 무늬가 있는 멋진 새 빤쓰를 만들어주신다.
알라디너 서재에서 이 그림책을 보고 도서실에 가서 찾아보니 있어 읽어봤다.
2학기 동료장학이 있는데 이 그림책으로 수업 준비를 하면 되겠다 싶었다.
수업을 보러 오시는 동료 교사에게는 어릴 적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부모님(실은 할아버지 세대) 학교 생활에 대한 이해를 제공할 듯하였다.
공개 수업은 수업자, 학습자, 참관자 모두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그러기에 책읽기 수업이 안성마춤이라고 생각한다.
하교 지도하면서
" 얘들아, 1학기와 2학기 공개수업 중에서 어떤 책이 더 재미있었어요?" 물어보자
" 2학기요" 라고 답한다.
빤쓰, 다라이, 난닝구 같은 재밌는 말이 등장해서 그런가! 아님
빤쓰 차림으로 신체검사 받는 장면이 있어서 그런가!
아무튼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는 그림책임에는 분명하다.
가난하고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이지만
그 때도 엄마의 사랑만큼은 지금 못지 않았던 듯하다.
노 빤쓰라고 하는 동철을 보듬어주는 선생님의 사랑도 그렇고 말이다.
하굣길 속상해 하는 철수를 위로하며 노 빤쓰였던 동철이가
" 바보들, 빤쓰가 뭐가 그렇게 중요해?" 라고 말한다.
맞아! 맞아!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