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2학기 국어 첫 단원에 동시 쓰기가 나온다.
동시는 1~2학년, 3-1 학기에도 나왔지만
동시 쓰기가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 배울 때 제대로 배우자"가 나의 교육 모토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동시 쓰기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동시 쓰는 방법이 교과서에 이렇게 나와 있다.
첫째, 빗대어 표현한다.
둘째, 흉내 내는 말을 사용한다.
셋째, 글자의 위치를 여러가지로 바꿔 표현한다.
넷째,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인 것처럼 표현한다.
교과서에는 동시 쓰기가 1차시 하고 끝내는 걸로 나왔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부족하단 느낌이 든다.
수박 겉핥기?
동시를 쓸 줄 아면 얻어지는 이득이 얼마나 많은데...
가장 먼저 예민한 감수성을 기를 수 있지 않는가.
마침 요즘 수영장을 다니고 있어
이거야말로 좋은 동시 소재가 되겠다 싶었다.
동시 쓰는 방법 네 가지를 잘 생각하여 숙제로 한 번 써오라고 하였다.
집에서 써 온 동시를 읽어보고 1차 수정을 하였다.
첫째, 제목부터 근사하고 창의적으로 바꿔보자고 하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제목을 일기 제목처럼 써왔다.
예를 들어 <재미있는 수영장 > 또는 <힘든 수영>이렇게 말이다.
이런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제목이니 좀더 창의적인 제목을 지어보자고 하였다.
느낌이 팍팍 나게 말이다.
둘째 네 가지를 다 집어 넣으려고 하면 동시가 더 이상해지니까
욕심을 버리고 위에 언급한 네 가지 방법 중에 한 가지라도 제대로 표현해 보라고 하였다.
이렇게 1차 수정을 한 뒤 한 사람씩 나와 자신이 처음으로 쓴 동시를 낭독해 봤다.
읽어보면 뭔가 걸리적 거리는 걸 스스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읽을 때 어색한 것은 수정하게 하였다.
아이들이 하교한 후, 아이들 동시를 하나하나 보면서 수정해야 할 점을 코멘트 해 줬다.
오늘, 1교시 다시 2차 수정을 하였다.
2차 수정 없이 곧장 시화로 넘어간 아이도 있었다.
" 얘들아, 글은 고칠수록 좋아지는 거예요. 힘들지만 더 노력해 봅시다." 격려해 주며
이 동시책을 읽어줬다.
" 이 그림책은 여러분 같은 초등학생이 쓴 동시예요. 한 번 들어보세요."
읽어준 줄 알았는데 안 읽어줬단다.
작년 1학년한테 읽어준 걸 착각하고 있었나 보다.
아이들이 참 재미있어 하였다.
과자를 먹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이 잘 표현된 앙증맞은 동시다.
동시를 어려워하는 아이한테 도움이 되었으면 좋으련만....
시화까지 그려야 하는데 2교시 영어가 들어 있어 잠시 중단했다.
3교시 교실로 돌아오면 끝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동시 쓰기 공부할 때 이와 같은 동시를 자주 읽어주면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다른 학년도 매학기 국어 첫 단원은 거의 동시가 나온다.
교과서에 나온 동시 말고도 이런 동시를 자주 읽어주면
감수성과 창의성, 동시 쓰는 방법을 익히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 동시 배우면 좋은 점 또 한 가지가 있다.
이건 비밀인데....
일기 쓰기 너무너무 싫을 때, 동시로 쓰면 된다.
우리 딸이 6학년 때 자주 애용하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