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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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책 제목이 범상치 않아 보였다.

알라딘에서 책 베개 이벤트를 진행했을 때 고른 베개도 바로 이 책이었다.
방학 동안 이 책은 꼭 읽자 다짐 했었다. 어쩐지 재미있어 보여서 말이다.

하지만
이번 여름이 유난히 더워 책 읽기가 참 힘들었다.
이야기가 재미있어도 책장 넘기는 게 쉽지 않았다.
하루에 50쪽씩 읽자 목표를 정하지 않았더라면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다.
이 책을 완독했다는 게 스스로 자랑스럽다. 하하하

스웨덴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처녀작이라고 알고 있는데
작가의 내공이 대단하단 걸 알았다.
책을 읽고나니 마치 세계사 공부를 한 듯하다.
굵직굵직한 세계사의 중심에 서 있었던 알란 노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세계사 공부에 대한 갈망이 생겼다.

100세 생일에 양로원 창문을 넘어 도망친 알란.
그때부터 겪게 되는 일련의 소동은 여느 액션 영화 못지 않다.
이런 매력 때문에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영화 보고 싶당)
100세가 될 때까지 늘 그랬듯이
위기와 죽음의 순간에도 항상 긍정적 자세와 유머를 잃지 않는 알란을 보면서
그런 가치관 때문에 장수를 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한국인이라 알란이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나는 대목에 더 눈길이 갔다.
스웨덴 사람이 한국의 현대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정말 정확해서 놀라웠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한반도는 일종의 공백 상태에 있었다. 
스탈린과 트루먼은 나라를 사이좋게 나누어 점령했고,
임의로 38선을 그어 남과 북으로 양분했다.
그리고나서는 이 나라를 어떤 형태로 독립시킬 것인가에 대한 끝없는 협상이 이어졌다.
트루먼과 스탈린은 정치적 견해가 전혀 달랐기 때문에 역사는 독일의 전철을 밟게 되었다.
즉 미국이 남한을 세우자 소련은 북한을 만들어 응수했다. 
그러고 나서 미국과 소련은 한국 사람들이 자기네끼리 알아서 하도록 놔두었다.

한데 일이 삐딱하게 흘러갔다.
북쪽의 김일성과 남쪽의 이승만은 서로 자신이 한반도 전체를 통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전쟁을 시작했다.

3년 후, 거의 4백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희생됐지만 상황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었다.
여전히 북은 북이고 남은 남이었다.
38선은 여전히 반도를 가르고 있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 311~312쪽 인용

이 부분만 보더라도
작가가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공부했는지 그 수고를 알만한다.

지인 중 한 분은
작가가 끝까지 역사적 사건에 짜맞추는 게  너무 인위적이었다는 평을 하기도 하는데
난 솔직히 그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평가는 자유니까. )
100세가 될 때까지 스웨덴 시골 출신 알란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역사적 사건의 순간만다 그 자리에 "우연히" 있게 하려면
작가의 머릿속이 얼마나 거미줄처럼 엉켜 있었을까 짐작이 안 될 정도이다.
처녀작인데 이런 작품을 내놓는다는 것은 정말 오랜 시간 고민하고, 조사하고, 수정하고, 쓰고 지우길 수십 수백 번 반복했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노력이 그의 다음 작품 또한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이것 또한 주관적 생각이지만서도.)
알란과 그 일행이 어찌 되었건 사람을 죽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어리석은 검사의 수사 종결로 끝나는 것은 좀 그랬다.
실제로 
죄를 짓고도
아무런 처벌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던 듯하다.
물론 알란과 그 일행은
죽이고 싶어서 죽인 것은 아니고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긴 하지만서도.


100세에 알란처럼 저렇게 정정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술도 엄청 좋아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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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08-11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읽고 싶은데 도서관에선 계속 대출중이더라구요~~지켜보는중이에요^^

수퍼남매맘 2015-08-11 16:34   좋아요 0 | URL
여전히 인기 있는 책이군요. 꼭 읽어보세요.

2015-08-12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12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