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툭 그림책 보물창고 2
요쳅 빌콘 그림, 미샤 다미안 글,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아이를 가르치다 보면, 복수심에 부글부글 끓는 경우를 목격하게 됩니다.  그런 아이를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죠. 누가 자기를 놀리면 꼭 되돌려 줘야 하고,  한 대 맞으면 꼭 두 대 이상 갚아줘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가 교실에 있지요. 요즘 교사가 예전보다 두세 배  힘든 이유는 이런 아이가 많아졌다는 것 때문이지요. 한 마디로 분노 조절이 잘 안 되는 아이이죠.

 

 예수는 왼쪽 뺨을 맞으면 오른쪽 뺨도 내놓으라고 하였건만 요즘 부모는 자녀가 한둘이라서 그런지 그렇게 안 가르치는 경우도 있어 보입니다. 왼쪽 뺨을 맞으면 너도 똑같이 때리라고 가르치는 듯합니다. 심지어 학교에서 맞고 오는 것보다는 차라리 때리고 오는 게 낫다는 부모도 있다고 합니다.

 

  부모가 이런 어마어마한 말을 하게 된 것도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원칙처럼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는 것을 체험한 부모는 자녀에게  "착하게 살면 손해 본다. " " 맞는 자가 되느니 차라리 때리는 자가 되어라" " 똑같이 해줘라" 이렇게 가르칠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이런 식의 가르침이 과연 옳을까요?  친구한테 한 대 맞았다고 해서 나도 똑같이 복수하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지고 행복해질까요?

 

  <아툭>은 그런 철학적인 명제에 대해 아이 스스로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이누이트인 아툭은 다섯 살 생일 선물로 갈색 개 한 마리를 받습니다. 이름은 타룩입니다. 장차 멋진 썰매개가 될 강아지이죠.  아툭과 타룩은 그 때부터 친구처럼 항상 붙어다녀요.  어느 날, 타룩은 다른 개들과 함께 눈썰매를 끌고 사냥을 나갑니다.

 

  매일 사냥을 떠난 타룩이 돌아오길 기다리던 아툭은 아빠로부터 타룩이 푸른 늑대개에게 물려죽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습니다. 너무 슬퍼 눈물도 나지 않습니다. 아툭은 "푸른 늑대를 죽이고 말 거야" 라며 복수심에 이글이글 불타오릅니다.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였던 타룩을 죽인 푸른 늑대를 향한 복수심은 아툭으로 하여금 훌륭한 사냥꾼이 되게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합니다. 아툭은 마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사냥꾼이 됩니다. 아툭을 보면 모든 동물이 무서워 멀리 도망갈 정도이지요.

 

 자신의 키가 자작나무보다 커진 날, 아툭은 푸른 늑대를 찾아 나섭니다. 고요한 툰드라 지역에 들어섰을 때 , 아툭은 푸른 여우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여우는 아툭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해 줍니다. 자신과 별이 친구라면서 말이죠.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인가요? 여우와 별이 친구라니... 친구는 항상 붙어 살아야 하는데... 저렇게 멀리 떨어진 별이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냔 말이에요?

 

  얼마의 시간이 흘러, 아툭은 더 강한 사냥꾼이 되었고, 다시 푸른 늑대를 사냥하러 툰드라 지대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결국 푸른 늑대를 죽입니다. 자신의 친구였던 타룩을 죽인 푸른 늑대에게 복수한 겁니다. 그런데 전혀 기쁘지가 않아요. 아니 오히려 슬퍼요. 게다가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푸른 늑대를 죽였다고 해서 타룩이 살아돌아오는 것은 아니니까요. 복수는 이렇게 허망하지요. 복수만을 위해 달려온 아툭의 인생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아툭에 나온 푸른 여우는  결국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주제를 말해주고 있지요.  아툭은 그 말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 했죠. 오직 푸른 늑대를 죽이겠다는 복수심에 불타고 있었으니까요. 푸른 늑대를 죽이고나서도 전혀 기쁘거나 행복하지 않자 그제서야 복수는 부질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푸른 여우가 말한 의미를 되새김질 해 봅니다. 복수에 이글거리는 눈이 아니라 보통 사람의 눈이 되자 꽃 한 송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에전 같으면 짓밟아버렸겠지만 아툭은 그 꽃과 친구가 됩니다. 푸른 여우가 별과 친구가 되었듯이 말입니다. 아툭은  한없이 다정한 목소리로 꽃에게 " 널 지켜줄 거야. 널 기다릴 거야"라고 말해 줍니다.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을 뿐, 행복도 평화도 가져오지 못합니다. 후련하지도 않습니다. <아툭>은 그걸 나즈막히 말해 줍니다. 가정과 교실에 평화가 깃들길 바란다면 조용히 이 그림책을 읽어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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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07-08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이야기네요, 그리고 어려운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수퍼남매맘님, 좋은하루되세요

수퍼남매맘 2015-07-08 20:13   좋아요 1 | URL
어머! 서니데이님, 오랜만이에요.
아이한테는 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어른이 낮은 목소리로 읽어주면 좋을 듯해요.

2015-07-10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10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