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근처에서는 운 좋게 다른 곳보다 도서관이 여러 개 있는 편이다.

그 중 도봉도서관이 가장 책이 많고 신간이 잘 들어오는 편이라서

가깝지는 않지만 거길 가장 많이 애용하는 편이다.

게다가 도봉도서관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길벗 어린이"출판사에서 대여받은 원화 아트프린트를 전시하고 있어서

학교일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작년에 거기서

"팥이 영감과 우르르 산토끼" 원화 아트를 보게 되어 그림책도 알게 되었고, 이어 학교에도 전시를 한 적이 있다.

이 그림책은 그 후 완소 그림책이 되었다. 아이들이 정말 사랑하는 그림책이다.

 

오늘도 가 보니

채인선 작가의 그림책이 전시되어 있어 눈여겨 봤다.

 봄과 딱 어울리는 원화 아트 프린트였다.

내용도 포근하고

수 세기(구구단)를 알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올 봄에는 이미 다른 작품으로 예약이 되어 있어서

내년을 기약해야겠지만.

저학년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을 소개해주면 좋을 듯하다.

삼시 세 끼에 나왔던 "산체" 와 "벌"이처럼 아주 귀여운 병아리들이 나와 보는 이의 맘까지

 환해진다.

 

어린이실에 들어가 그림책을 실컷 봤다. 

지난 2주, 신학기 시작되고 너무 바빠 정신 없었는데 치유 받은 기분이다. ㅋㅋㅋ

가장 먼저 본 책은 "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 이다.

넷째 중 막내로 태어난 아기 황조롱이는 뭐든지 늦되다.

뭐든지 늦된 황조롱이를 향해 엄마는

"늦어도 괜찮아 막내 황조롱이야" 라고 위로해 준다. 

하나둘 언니들이 날갯짓을 하여 둥지를 떠나는데

막내 황조롱이 혼자 둥지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엄마 , 아빠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막내 황조롱이는 힘차게 날갯짓을 해 본다.

어느덧 나도 막내 황조롱이를 힘껏 응원하고 있다.

교실에 앉아 있는 스물 남짓 아이들도 막내황조롱이처럼 늦된 아이가 꼭 있다.

그 아이도 막내 황조롱이처럼 늦더라도 포기하진 않았음 한다.

언제 봐도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다음은 사서가 추천하는 책이라고 해서 한 번 읽어봤다.

저학년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 읽고나서 신문지로 함께 "용기 모자"를 만들어봐도 좋겠다.

낮선 환경, 즉

새학년, 새교실, 새 선생님, 새 친구들에게 척척 적응을 잘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하는 아이도 분명 있다.

예민하거나 잘하고 싶은 욕구가 강한 아이일수록 그런 경향이

두드러지는 듯하다.

그런 친구에게 용기 내라는 의미로 읽어주면 좋을 듯하다.

 

 


 

다음은 진짜 궁금하고 보고 싶었던 그림책이다.

칭찬이 자자한 책이라서 많은 기대를 하고 봤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하였는데

이 책은 아니었다. 기대한 이상이었다.

글씨 없는 그림책으로서 독자가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재미를 톡톡히 알려주는 그림책이었다.

처음에 보라색 연필을 등장한 아이가 왜 그려져있을까

무슨 단서임에 분명하다 싶었는데

내 예상이 적중해서 기분이 최고였다. ㅋㅋㅋ

글씨가 없어도 얼마든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우수한 그림책이었다.


칼데콧 메달이라는 타이틀보다 그림 스타일이 눈에 익어서 꺼내든 그림책이었다.

두꺼운 검정 테두리가 인상적인 판화 그림책이다.

악의는 없지만

말만 하면, 손만 대면 말썽이 되어버리고 마는 내 친구 토끼 이야기이다.

"안 돼 데이빗"이 겹쳐졌다.

민폐 캐릭터이긴 한데 미워할 수 없는 존재가 분명 존재햔다.

생쥐의 비행기를 나뭇 가지에서 꺼내주기 위해 

여러 동물들을 불러모아 탑을 쌓아 올린 장면은 압권이었다. 으 윽~ 아슬아슬!

어쩌면 교실의 꾸러기도 그림책의 토끼처럼 악의는 없는데 자꾸 의도와는 달리 말썽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꾸러기의 행동을 꾸짖기 전에 왜 그런 일을 했는지부터 먼저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놀드 로벨"이라는 이름이 눈에 확 들어와 책꽂이에서 꺼내 읽었다.

색깔이 없던 시대에 마법사가 우연히 파랑색을 만들어 낸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온통 파랑색으로 칠한 후, 행복해 한다.

하지만, 얼마 후 사람들은 점점 우울해진다. 

그 소식을 들은 마법사는 이번엔 노랑색을 만들어 퍼뜨린다.

온통 노랑색이 되어버린 마을 사람들은 눈이 부시다고 하소연을 한다.

다른 색을 만들어내는 마법사. 

 세상은 점점 알록달록해진다. 

세상은 한 가지 색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색이 있어야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림책이었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똑같은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이 모여 있어 더 살 맛 나는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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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03-20 0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긴 책 중엔 위 2권만 읽었고, 나머지 3권은 궁금하고 기대되는 책이네요.
<팥이 영감과 우르르르 산토끼>는 고려인 유아들도 좋아했어요.^^
물론 러시아말로 통역하는 과정을 겪으니 우리말 느낌이 제대로 살지는 못했겠지만...

수퍼남매맘 2015-03-23 20:29   좋아요 0 | URL
고려인 유아들도 <팥이 영감과 우르르 산토끼>를 좋아했군요.
원화 아트 프린트고 정말 깜찍했어요.
개인적으로 글자 없는 그림책 <머나먼 여행>이 아주 좋았어요.
공개수업 때 이 책으로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2015-03-20 09: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23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망찬샘 2015-03-21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팥이 영감과 우르르르 산토끼>는 읽지 않았는데, 우리 도서관에서 어머님들께서 인형극 공연 하셨고, 인형들, 대본 다 있다고 하셔서 내년 즈음에 한 번 더 공연을 기획해 볼까 하고 있어요. 저도 한 번 읽어봐야겠어요.

수퍼남매맘 2015-03-23 20:32   좋아요 0 | URL
꼭 읽어보셔요. 완전 좋아하실 거예요.
그곳 어머니들께서는 인형극 공연도 하시는구요.
부럽습니다.

2015-05-20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5-22 14:3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