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백꽃 섬 오동도 ㅣ 우리 설화 (우리나라 그림책) 12
강벼리 지음, 유기훈 그림 / 봄봄출판사 / 2014년 6월
평점 :
그룹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가 거리 여기저기서 울려퍼지던 무렵,
때마침 여수 엑스포도 하였던 기억이 떠오른다.
노래와 엑스포는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였다.
덕분에 여수를 찾는 사람이 갑절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3년 전, 그 때는
어딜 가나 "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가 들렸었다.
방학 때, 학교 도서실에서
여수에 있는 작은 섬 "오동도"에 대한 그림책이 나온 걸 보고 무지 반가웠다.
여수는 내 고향이기도 하다.
특히 오동도는 우리 집과 정말 가까와 산책 삼아 다니던 곳이었다.
그림책으로 보니 감회가 새로왔다.
난 대학 때문에 서울에 왔고,
부모님까지 서울에 온 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부모님이 여수를 떠나오신 후론 안타깝게도 여수에 가 본 적이 없다.
친척이라도 있다면 갔겠지만서도
여수에 살 때도 우리 가족만 있었다.
그러니 더 이상 여수에 갈 이유가 없었다.
그러던 차, 여수 엑스포가 열렸고
언니 2명이 부모님을 모시고 여수에 다녀왔지만
난 아이들이 어려 동행을 못 했었다.
그렇게 여수는 내 마음의 고향으로만 존재하였다.
우연히 고향 여수 오동도를 배경으로 한 이 그림책을 보니 정말 반가웠고
그리움이 샘 솟았다.
여수는 어떻게 변했을까? 오동도는? 돌산 대교는? 만성리 해수욕장은? 향일암은?
내가 다니던 학교들은? 우리 동네는?
여수의 현재가 정말 궁금해졌다.
더구나 글 작가 또한 나처럼 유년 시절을 여수에서 보냈다고 하니 갑자기 동질감이 느껴졌다.
오동도를 숱하게 다녔지만
그 섬에 얽힌 전설 같은 걸 들어본 적이 없는데
작가는 도대체 누구한테서 그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까!
오동도에 얽힌 전설을 들었다손 치더라도 나 같으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을 텐데
역시 작가가 될 사람은 다른 듯하다.
강벼리 작가는 그 이야기를 고이 마음에 새겨 이렇게 멋진 책으로 냈으니 말이다.
여수가 고향인 한 사람으로서 작가에게 오동도에 대한 이야기를 세상에 알려줘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림책에는 오동도에 얽힌 전설 세 가지가 나온다.
왜 이름이 오동도인데 오동 나무가 한 그루도 없는지
왜 토끼는 소리를 못 내는지 (이 그림책을 보고나서야 토끼가 소리를 못 내는 걸 알았다. )
그리고 마지막 슬픈 어부 부부의 이야기까지.
한 가지만 소개해 볼까나.
오동도에 왜 오동나무가 없게 되었냐 하면 사연인즉 이렇다.
고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동도에 오동 나무가 많아 봉황이 엄청 날아들었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신돈이
봉황이 많이 날아 온다는 것은 오동도에서 귀한 인재가 날 기운이라 생각하여
왕께 고하여 오동 나무를 모조리 베어 버렸다고 한다.
그 때부터 오동도에는 오동 나무가 한 그루도 없게 되었다고 한다.
신돈도 왕도 자신의 권력을 누군가에게 뺏길까 봐 두려웠던가 보다.
책을 덮고나서 시리즈를 한 번 찾아봤다.
알게 모르게 "우리나라 그림책" 시리즈를 꽤 읽었다.
어릴 때 즐겨 보던 프로그램 중에 "전설의 고향"이 있었다.
삼천리 방방 곡곡에 있는 숨은 전설을 알려주곤 하였는데 이 시리즈가 그런 듯하다.
이 그림책 시리즈도 우리 나라 곳곳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귀한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내주길 바란다.
그림책을 읽고나니 내 고향 여수에 정말 가고 싶어진다.
친정 식구들 말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고 하던데.
전에 기차를 타고 갈 때는 6시간 정도가 걸려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는 KTX가 생겨 훨씬 시간이 단축되었다고 하니 한결 부담이 줄어들어 가볼만하다 싶다.
수퍼남매에게도 엄마가 자란 곳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말이다.
가보면 왜 "한려수도"라는 말이 생겼는지 저절로 알게 될 거다.
그림책을 보니 오동도의 대나무 숲과 동백꽃은 예전 그대로인 듯하다.
오동도엔 지금쯤 빠알간 동백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을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