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띠 이야기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2
정하섭 지음, 이춘길 그림 / 보림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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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이 유치원 다닐 때이니 지금으로부터 거의 7-8년 전 일이다. 어느 날, 유치원 다녀온 딸이 굉장히 흥분해서 말했다. " 엄마, 나 오늘 굉장히 신기한 것 알았다. 우리 반 친구들 모두 나랑 띠가 같아. 모두 뱀띠래. 정말 신기하지?" 이런다. 그 말에 우리 부부는 배꼽 잡고 웃었다. 딸은 자신이 뱀띠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친구들마저 뱀띠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었나 보다. 같은 해에 태어난 친구들은 모두 띠가 같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된 셈이다. 아마 큰 깨달음이었을 테다.

 

  열두 띠 이야기는 딸의 신기한 발견처럼 같은 해에 태어난 사람은 모두 띠가 같다는 것을 재밌는 이야기를 통해 알려준다. 또한 어떻게 해서 열두 띠가 생겨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통해 들려준다. 하나 더, 왜 인간과 참 가깝게 지내는 고양이는 개와는 달리 열두 띠에 들어가지 못했는지 이 그림책을 읽어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집 귀염둥이 온이를 보면서 ' 왜 고양이는 사람게 친하게 지내는데 열두 띠에서 제외되었을까?' 궁금했었는데 그림책을 보고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이 그림책을 읽어줬더니 참 재미있어 하며 들었다. 요즘 한창 통합 교과서 <우리나라>에 대해서 열심히 배우고 있는 중인데 솔직히 배경 지식이 별로 없는 초1 아이들에게 <우리나라>는 좀 어려운 내용이다 싶다. 그렇다고 그냥 교과서에 있는 내용만 쓰윽 훑고 지나가기에는 마음이 너무 찝찝하다. <우리나라>에 대한 공부가 어쩌면 제대로된 역사의식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는데 말이다. 2학년에서는 세계에 대해서 배우는데 주제별로 통합 교과서를 만들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 듯하다. 1-2학년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세계는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여서 관심도 적고 어려워한다. 나라와 세계에 대해서 재미있게 배우려면 배경 지식이 많아야 하는데 저학년 아이는 배경 지식 또한 별로 없으니 수업이 그야말로 교사 위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가능한 관련 그림책을 읽어주고, 소개해주려고 노력하나 내용이 어렵기는 하다.

 

  아무튼 열두 띠 이야기도 우리나라 공부,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생각하여 읽어줬다.  자신의 별자리는 알면서 자신의 띠가 무엇인지 모르고, 십이간지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것을 먼저 제대로 알아야 남의 것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경험상 아이들은 동물이 나오면 굉장히 호기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집중하여 잘 듣는다. 수퍼남매도 유아기 때 동물이 나오는 그림책을 참 좋아했었다. 그림책에서 고양이까지 모두 열세 동물이 나오고  각자가 지닌 특징을 나열하는데 아주 경청하여 들었다. 다 읽어주고나서 12동물을 순서대로 외어보자고 하여 여러 번 반복시켰더니 금세 외우는 아이도 여럿 보인다. 세상에 내려간 12동물이 서로 대장을 하겠다고 싸우는 것을 들은 하느님이 돌아가면서 대장을 하라고 정해준다. 이리하여 해마다 한 동물씩 대장을 하게 된 것이다.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 이렇게 순서대로 말이다. 마지막 돼지 차례가 오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쥐로 돌아가 또 한 해가 시작된다는 것이니 이 정도면 저학년 아이도 이해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수학적으로 보면, 너희보다 12살, 24살, 36살... 더 나이 먹은 사람은 똑같이 돼지띠가 된다는 것까지 설명해줬다. 계산이 들어가서 머리가 복잡해졌을 지도 모르나 열두 띠가 돌고돈다는 것만큼은 이해했으리라 여겨진다. 

 

  솔거나라를 만들게 된 이유가 서문에 적혀 있는데 읽어보니 먹먹해진다. 김치는 싫어하면서도 피자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이 시리즈가 탄생하였다고 하다. 우리 것을 제대로 알아야 남의 것도 이해할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미래를 책임질 우리 아이가 우리 것에 관심을 가지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자라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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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4-12-04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거나라 저희 아이들 키울 때도 같이 읽었어요. 지식책인데 재미있게 되어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나라, 우리 것의 근본을 잘 알아야 또 다른 지식들로 넓혀가는게 의미 있겠죠?
학생들에게 읽어주시는 좋은 선생님이시네요^^

수퍼남매맘 2014-12-05 13:57   좋아요 0 | URL
지식 관련 책인데도 불구하고 저학년 아이들이 읽기에 어렵지 않아서 좋아요.
오늘 수업 시간에 탈춤을 추고나서 탈 관련 그림책을 읽어줬는데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네요.

2014-12-04 16: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5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