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작가의 필력에 꽂혀 이 작가의 책을 하나둘 읽고 있다.

<7년의 밤><28년>에 이어 이 책이 세번 째 읽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청소년 소설로써 정유정 작가를 작가로 등단시킨 작품이기도 한데

어떻게 첫작품을 이렇게 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작가의 내공이 느껴진다.

딸 읽어보라고 산 책인데 나도 궁금해서 책을 펼쳐 들었다.

첫 꼭지를 읽고나니 책을 놓을 수 없을만큼 흥미진진하다.

거침없이 내달리게 된다.

 

시위를 이끈 주동자로 수배를 당하고 있는 친구 형의 밀항에

필요한 서류를 전해줘야 할 막대한 임무를 띈 준호,

준호와 같은 반이지만 전혀 친하지도 않고 오히려 웬수 같았던

동네 유지의 귀한 아들이자 마마보이인 태주,

전교 1등에 빛나지만 아버지의 폭력에 항상 시달려 인생이 고달픈 정아,

정아 아버지가 키우던 사냥개 루즈벨트

그리고 모험을 떠나던 그 날 밤, 어딘가 나타나서 준호와 태주를 도와준 정체불명의 할아버지.

이렇게 사람 넷과 개 한 마리는 뜻하지 않은 동행을 하게 된다.

그들의 뜻하지 않은 여행은 그야말로 모험이 되고 만다.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떠난 여행길에

서로 싸우기도 하고, 서로 도와주기도 하고,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되면서

그들은 (심지어 개마저) 끈끈한 동지애를 갖게 된다.

 

작가는 다섯의 모험 속 배경에 5.18 광주 항쟁이라는 시대적 사건을 베이스로 깔아 놓았다.

준호가 갖고 있는 서류를 받아야 할 대상이 시위 주동자 규환이 형이라는 설정.

베일에 가려진 할아버지의 정체가 하나둘 벗겨지면서 할아버지 또한 광주 항쟁의 희생자였다는 것.

그들이 가는 여정 또한 광주와 가까운 무주를 비롯하여

광주 항쟁의 상처를 간직한 지역들임은 작가가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심 끝에

이 이야기를 만들어냈는지 깨닫게 하는 대목들이다.

이런 것들이 내가 작가를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저그런 모험 이야기였다면 이 책을 한달음에 읽지 못했을 것이다.

역사적 사건과 다섯 등장인물의 각각 스토리를 버무리는 작가의 필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게다가 준호와 정아의 풋풋한 사랑까지 더해져 있으니

이 어찌 한달음에 읽지 않겠는가!

 

중복이란다.

서울의 기온이 32도를 웃돌거라고 한다.

이럴 때 피서 방법 중 하나는

한달음에 내달릴 만큼 재미있는 책을 읽는 것이 아닐까!

그렇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네 사람과 한 마리 개의 흥미진진하면서도 감동적인 모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더위를 잊어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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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4-07-28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내내 아빠의 매질을 피해다니는 정아가 안쓰럽더라구요^^
할아버지 기억이 가물가물했는데 광주 항쟁의 피해자였군요.
청소년 소설로 강추~~

수퍼남매맘 2014-07-29 12:1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정아의 사연이 가장 먹먹했어요.
작가는 계속 해서 작품마다 가정 폭력을 다루고 있더군요.
할아버지는 광주항쟁 때 딸을 잃었죠.
그 후 삼청교육대로 끌려갔었고, 정신병원에 쭈욱 수감되었고.....

2014-08-02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02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