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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ㅣ 푸른숲 생각 나무 3
배성호 지음, 허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5월
평점 :
대학교 후배이자 전임교에서 같이 근무했던 배성호 교사의 새책이 나왔다.
키가 크고 학구적인 외모의 후배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지겨워하고 힘들어하는 사회를 쉽고 재밌게 가르칠까
늘 고민하고 연구하는 교사이다.
벌써 책을 여러 권 썼는데 이번에는 그림책이라서 더 반가웠다.
'가르치는 일만 해도 힘든데 집필까지 하다니 얼마나 부지런히 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 작업을 해 주신 분은 <용구 삼촌>을 그린 허구 작가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인구를 100명으로 대폭 축소하여 각각의 통계 자료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실제인구인 4700만을 가지고 설명하면 어렵게 느껴졌을 내용들이
우리나라가 100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라고 가정하고 들어가니 한결 쉽게 다가온다.
이 그림책은 사회는 물론이거니와 수학, 도덕을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듯하다.
우리나라 인구가 진짜 100명이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살기 좋은 나라였을 듯하다.
왜냐하면 100명의 마을이라면
일단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많아질 게 분명하다.
이웃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고, 동참하며, 이웃과 함께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너의 아픔이 나의 아픔으로 느껴졌을 듯하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을 품기 힘들 것이다.
우리 나라 인구가 100명이라면 분명 그렇게 누구나 잘 사는 사회를 만들려고 서로 노력했을 것이다.
인구가 많다고 하여 달라질 필요는 없지 않겠는가!
나라 전체가 한 마을에 살고 있는 이웃이라고 가정한다면
더 나아가 이 지구 전체가 한 마을이라고 가정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남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겠는가!
교육을 받은 사람은 타인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전 거창고등학교 전성은 교장이 말하였다.
그게 지천명이라는 것이며
예수가 말하는 사랑이며
부처가 말하는 자비이며
공자가 말하는 인이라는 것이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자리에 이르는 게 인간의 목표가 아니라
더 넓은 뜻과 더 높은 뜻이 있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다같이 잘 사는 사회, 헐벗고 굶주리며, 가난하며 애통하는 자가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일조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인구가 많아지다보니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던 이웃과 서먹서먹해지고, 이제는 이웃의 얼굴조차 모르고 지내며
층간 소음 때문에 살인이 벌어지기도 하는 각박하고 무서운 사회가 되었다.
빚진 자를 탕감해주기는 커녕
빚진 것보다 몇 백 배를 더 물리는 세상이 되었다.
내 관심 대상의 범위가 가족으로만 국한된다면 그건 너무 가볍다.
관심 대상이 가족을 넘어서 나와 상관 없는 타인들까지 사랑할 수 있는 자리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 관심의 범위가 넓혀지도록 이끌어 주는 게 교육의 몫이라는 것이다.
나와 전혀 상관이 없지만
다같은 인간이기에 그들의 희로애락에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들어내는 게 교육의 진정한 목표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인구는 실제로 4700만이고
지구 인구는 71억이다. 50억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늘어났다.
이 모든 인구가 한 마을에 산다고 생각하고 지낸다면
남의 아픔에, 다른 나라에 생긴 재해에, 지구에 생긴 여러 가지 문제들에 방관자일 수는 없을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이라는 제목은 우리에게
내 관심 대상을 좀더 넓혀보라고 자극을 준다.
가족과 친구, 마을에서 벗어나 내 나라 동포들(북한 동포도 포함)까지, 더 나아가 지구촌까지....
그게 교육 받은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도리라고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