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수퍼남매는 레고를 조립하느라,
남편은 고장난 오디오를 수리하느라 몰두하는 모습이 멋져 보여서 카메라에 담아 봤다.
남는 것은 사진 밖에 없다.
아들은 지난 주 이마트에서 "레고 무비"를 발견하고서는 계속 레고 무비 노래를 불렀다.
원래부터 레고를 좋아하는 데다 "레고 무비" 영화에 나온 그 레고 무비이니
더욱 눈이 돌아갈 수밖에.
그래도 착한 아들은 무작정 조르지 않는다.
"어린이날 까지 기다려 봐" 하니
"그 때 다 팔리면 어떡해?" 걱정을 한다.
사고 싶은 그 맘을 포착한 내가
" 너 세뱃돈 받은 걸로 사렴. 2주 후에..." 라고 허락을 해 주었다.
"2주 후에 다 나갔으면 어떡해?" 또 걱정을 하길래
" 아들아, 어린이날도 아닌데 다 팔릴 리가 없어요. 분명히 남아 있을 거야"
라고 말해줬다.
2주 후에 이마트 와서 사기로 꼭꼭 약속을 하였다.
아들은 지난 주 매일매일 며칠 남았음을 손꼽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 일찍 친구들과 약속을 잡아 롯데월드로 놀러간 누나와는 달리
아들은 우리 부부를 도와 집 곳곳 걸레질을 도왔다.
우리 부부는 열심히 물걸레질을 해 준 아들이 참말 대견해서
레고 무비 사는 것을 일 주일 당겨 주었다.
4시 경에 차 타고 이마트에 가서 드디어 레고 무비를 사왔다.
샀으니 당연히 만들고 싶었겠지.
오자마자 상자를 뜯어 레고를 만들기 시작하는 아들.
전에는 누나가 도와줘야 했는데
저 혼자서 설명서 보고 만드는 것을 보니 많이 컸구나 싶다.
롯데월드에서 돌아온 누나도(딸도 많이 컸다. 친구들끼리 놀이동산도 가고 말이다.)
이번에 이사하느라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백화점 레고"를 다시 조립하기 시작하였다.
레고들은 이삿짐에 맡길 수 없다며 우리가 직접 싸고 운반하고 하느라 이사가 더 힘들었다.
남편은
멀쩡하던 오디오가 안 나오자 이제 수명이 다 되었나 하면서
버릴 거면 한 번 분해라도 해 본다면서
방에 들어가 오디오을 열고 여기저기를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남편이 고쳤다.
헐~~ 대단하다. 멀쩡이 나오는 걸 버릴 뻔 했다.
우리 결혼할 때 산 것인데 말이다.
난 레고 조립, 전자 제품 분해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데
세 부녀가 조립하고 분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빠를 닮았구나 싶다.
나만 빼고 세 명 모두 레고 매니아여서 이번에 유리로 된 레고 진열장을 해 주기로 했다.